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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 (목)

일 정신과병원협회장 “정신과 의사에게 권총 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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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자민당 의원은 폐암 환자 간접흡연 대책 호소에 “그만 좀 하지” 야유 논란



한겨레

아나미 요이치 일본 자민당 의원.


일본 국회의원과 의사가 환자를 모욕하는 발언을 한 사실이 잇따라 드러나 비난을 받고 있다.

여당인 자민당의 아나미 요이치 의원은 국회 법안 심의 때 참고인으로 나온 폐암 환자에게 “이제 좀 그만 좀 하지”라고 야유한 사실이 드러나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아나미 의원은 지난 15일 도쿄 중의원에서 열린 간접 흡연 대책 강화를 위한 건강증진법 개정안 심의 때 야유를 했다. 폐암 환자이며 ‘일본폐암환자연락회’ 대표인 하세가와 가즈오가 “나는 암 환자이기 때문에 실외 흡연소에서도 담배를 피우지 않기를 바라지만, 담배를 피울 장소가 없어지면 흡연자도 곤란해질 것을 알고 있다”고 말하자, 아나미 의원이 “그만 좀 하라”며 야유를 했다. 아나미 의원은 언론 보도로 파문이 확산되자 21일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는 “참고인의 발언을 방해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 흡연자를 필요 이상으로 차별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서 중얼거렸다”며 “참고인과 관계자가 불쾌했다면 마음으로부터 반성과 더불어 깊이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아나미 의원은 프랜차이즈 식당의 대표인데, 일본 요식업계에서는 흡연 규제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많다. 업계 반대 때문에 건강증진법 개정안에 담긴 실내 흡연 금지 내용은 느슨한 편이다. 접객 면적이 100㎡ 이하인 식당은 금연 대상에서 빠졌다. 다만 프랜차이즈 업소는 면적에 상관없이 실내 흡연 금지 대상에 들어간다. 아나미 의원은 지역구인 오이타현에 있는 공익법인 ‘오이타암연구회’의 이사로도 재직 중이다.

한편 일본정신과병원협회의 야마자카 마나부 회장은 정신과 의사들이 권총을 소지할 수 있게 해달라는 주장을 협회지에 실어 물의를 빚고 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22일 전했다. 야마자키 회장은 정신과병원협회 기관지인 <협회잡지> 5월호에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병원에서 근무하는 의사가 한 발언을 “흥미롭다”며 인용 형태로 소개했다. 야마자키 회장은, 이 의사가 미국에서는 병원에 무장한 경비원이 있어서 정신질환자에게 총을 쏘기도 한다며 “미국과 유럽에서는 환자를 테러범과 똑같이 취급해가고 있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이 의사는 “내 의견은 정신과 의사에게도 권총을 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했다.

환자 단체인 ‘정신과 의료 신체 구속을 생각하는 모임’은 “일본 정신과 의료의 정상에 있는 사람이 환자를 위험한 존재로 차별하다니 용서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이 단체는 정신과병원협회 기관지에 이런 발언을 실은 의도를 묻는 질의서를 보냈더니, 협회 쪽에서는 “불쾌하게 생각하는 분이 있다면 앞으로 주의하겠다”는 답변이 왔다고 했다. 협회는 답변서에서 “(환자 폭력에 대한) 대책을 검토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말하고 싶었다. 의료 제공자도 소중한 존재들”이라고 밝혔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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