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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 (수)

[오종찬의 러시아월드컷] 월드컵 응원단의 비행기 대이동… 승무원들도 인증샷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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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모스크바 공항에서 러시아 월드컵 멕시코전이 열리는 로스토프로 향하는 비행기의 탑승이 시작됐다.

멕시코와 한국의 경기를 앞둔 터라 다양한 응원 도구를 든 멕시코 응원단이 대거 비행기 안으로 들어서자 승무원들이 흥미로운 눈으로 쳐다봤다. 단연 인기 있는 응원도구는 멕시코 전통 모자 솜브레로였다. 과장될 정도로 챙이 넓고 화려하게 장식된 솜브레로를 쓴 멕시코 응원단은 공항 내에서도 다른 탑승객들에게 촬영 요청을 많이 받을 만큼 인기였다.

비행기 맨 뒤에서 이들을 지켜보던 러시아 승무원들은 결국 응원단에게 솜브레로를 빌려 쓰고는 다양한 포즈로 인증샷을 찍기 시작했다. 승무원들은 “최근 월드컵 때문에 비행기에 재밌는 응원도구를 가지고 타는 탑승객이 많다”라고 말하며 기자에게 프랑스 국기 색깔의 가발을 빌려 쓰고 찍은 사진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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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국토 면적 1위를 자랑하는 러시아에서 열리는 이번 월드컵의 가장 큰 특징 중에 하나가 경기가 열리는 도시 간의 거리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멀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한국의 스웨덴전이 열렸던 니즈니노브고로드에서 멕시코전이 열리는 로스토프까지는 1,300km 떨어져 있다. 자동차로 꼬박 17시간 운전해야 도착할 수 있는 거리다.

한국의 베이스캠프인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로스토프까지는 1,800km 떨어져 있는데, 러시아 고속철도를 이용해도 갈아타는 걸 감안하면 24시간 이상 걸린다. 그러다 보니 각국 응원단들은 대부분 비행기를 이용해서 다음 경기가 열리는 도시로 이동한다. 덕분에 공항에 가면 다양한 나라의 유니폼을 입은 승객들이 비행기를 타기 위해 기다리는 진풍경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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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로 이동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각 도시 간 직항 비행기가 있으면 좋겠지만, 영토가 워낙 넓다 보니 도시 간 직항은 하루 한두 편 정도에 불과하다. 그래서 대부분의 비행기가 수도 러시아로 향한다. 덕분에 응원단이나 취재진이 다음 도시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일단 모스크바행 비행기를 탔다가 다시 환승해서 다음 도시로 가는 경우가 많다.

기자의 경우, 한국팀 예선전이 열리는 세 개의 도시를 가기 위해 러시아 국내선을 무려 12번을 탄다. 개중에는 프로펠러가 달린 60인승 규모의 초소형 여객기도 있어서 스릴 넘치는 비행을 경험하기도 한다.

한국 국가대표 선수들은 피파(FIFA)에서 제공하는 전세기를 타고 도시를 이동한다니 다행이 아닐 수 없다.

[오종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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