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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 (화)

헤일리, 美 비난한 '유엔보고서'에 분노…인권이사회 탈퇴 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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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빈곤 정책을 비난한 유엔보고서에 대해 “정치적인 의도가 개입된 잘못된 보고서”라고 맹비난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유엔보고서가 미국이 유엔 인권이사회(UNHRC)를 탈퇴한 이유라는 추측이 나왔다.

21일(현지 시각)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헤일리 대사는 이날 버니 샌더스 민주당 상원의원의 유엔보고서와 관련한 의견 요청에 서한을 통해 “미국 정부는 국민들을 빈곤으로부터 벗어나도록 하기 위해 강건한 경제를 이끌어왔다”며 “이 보고서는 잘못된 통계에 근거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엔은 브룬디나 콩고민주공화국 같은 개발도상국의 빈곤에나 집중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조선일보

2018년 6월 19일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가 유엔 인권이사회의 탈퇴를 선언했다. /워싱턴포스트


문제가 된 유엔보고서는 필립 알스톤 유엔 특별 빈곤 및 인권 조사위원이 지난 5월 공개한 보고서다. 이 보고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이 미국의 빈곤과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미국이 선진국 중 가장 높은 청년 빈곤율과 영아 사망률, 교도소 수감률, 소득 불평등률, 비만율을 기록했으며, 4000만명의 미국 시민이 빈곤에 처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헤일리 대사는 “유엔이 미국 내 빈곤을 조사한다는 것 자체가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대통령과 의회, 주지사, 시장은 매일 빈곤 문제에 대응하고 있다”며 “인권을 유린하고 국민들에게 고통을 주는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보라”고 했다. 헤일리 대사는 미국 내 빈곤이 감소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별다른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WP는 지적했다.

헤일리 대사의 이 같은 발언은 지난 19일 미국이 유엔 인권이사회를 탈퇴한다고 발표한 지 이틀 만에 나왔다. 당시 그는 탈퇴를 선언하며 “인권이사회가 인권 탄압국의 보호자가 됐고, 정치적 편향의 소굴이 됐다”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행정부를 비난하는 이번 유엔보고서가 미국의 유엔 인권이사회 탈퇴에 주요 동기가 됐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다. 영국 가디언은 “유엔 회원국들의 반이스라엘 성향과 일부 국가들의 열악한 인권 문제가 미국이 탈퇴한 주요 이유였겠지만 헤일리가 유엔보고서 내용 때문에 화가 났다는 것도 사실이다”고 지적했다.

[이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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