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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 (목)

[People & Analysis] 3D프린터 원천기술 공개…의료기구 개발 누구나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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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할 벤처 '아나츠'

매일경제

이동엽 아나츠 대표(오른쪽)가 CES아시아 한국관을 찾은 관람객에게 오픈소스로 공개한 아나츠쉐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아나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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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모든 기술을 공개해도 정말 괜찮나요?"

국내 3D프린터 기업 아나츠는 지난 13~15일 중국 상하이에서 개최된 'CES 아시아'에서 차세대 대형 프린터 제품의 원천기술을 공개했다. 웹사이트(anatzshare.org)에 접속하면 설계도면과 제품을 만드는 방법, 전자보드 구조, 소프트웨어인 '펌웨어' 코딩 프로그램까지 받을 수 있다.

이 오픈소스를 활용하면 누구나 전문가급 3D프린터를 만들 수 있으며, 다양한 형태의 새로운 3D프린터를 개발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CES 아시아는 매년 1월 미국에서 열리는 CES의 아시아 전시로, 올해 행사에는 세계 50개국 500여 개 기업이 참여했다. 아나츠는 이번 전시에서 주력 상품인 대형 3D프린터 '아나츠엔진 빅2'의 원천기술을 '아나츠쉐어'라는 이름의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일종의 역발상이다. 저가 제품으로 공세를 벌이고 있는 중국 한복판에서 차별화된 기술력을 과시한 것이다. 기존 오픈소스 3D프린터가 일반 소비자들을 위한 취미와 학습 위주였다면, 아나츠쉐어는 부가가치가 높은 첨단 제조와 연구 분야에 활용될 수 있어서 주목된다.

아나츠쉐어는 재활 및 정형외과 등 전문의료 분야 등에서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대형 사이즈를 출력할 수 있고 4개의 멀티노즐을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일반 보급형 3D프린터가 20㎝ 이내의 물체(오브젝트)를 만들 수 있는 반면, 아나츠쉐어는 가로 40㎝, 높이 36㎝까지 출력 가능하다. 의수, 의족, 스프린트, 깁스 등 인체를 지탱하거나 지지해줄 수 있는 구조물을 만들 수 있으며, 멀티노즐을 이용해 단단한 구조체와 플렉서블 보형물을 동시에 출력하는 복합소재 구조물을 만들 수 있다.

아나츠는 원천기술을 공유해 누구나 연구와 기술 개발에 참여할 수 있는 공유지식 및 집단지성을 활용한 오픈 플랫폼으로 발전시킨다는 전략이다. 아나츠쉐어는 위키나 온라인 게시판 형태로 기술이 공개되며, 전 세계 다양한 멤버가 24시간 내내 기술을 습득하고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만들어질 예정이다.

이동엽 아나츠 대표는 "전문가급 대형 3D프린터 설계도와 관련 기술을 오픈소스로 공급하는 것은 국내 최초이며 세계적으로도 매우 드문 사례"라며 "현재 초기 연구를 함께 할 위원회 멤버를 모집하고 있는데, CES 아시아 현장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고 말했다. 기술 유출에 대한 우려를 무릅쓰고 오픈소스로 공개한 것은 이 대표의 철학 때문이다. 그는 "테슬라도 전기차 만드는 기술을 모두 공개했고, 3D프린터 역시 특허가 만료되며 30년간 독점시장이 열리고 나서야 비약적으로 발전했다"며 "우리는 3년차 스타트업이고 기술력에도 자신이 있으며 새로운 제품을 끊임없이 연구 중이기 때문에 진면목을 알아볼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아나츠는 아나츠쉐어를 통해 3D프린터를 만들고 개조하고 수정하는 등 모든 권한을 줬지만, 프린터 제품을 판매할 때는 회사의 허가를 받도록 했다. 이 소스로 3D프린터를 만들어 장난감을 제조·판매하는 것은 공짜이지만 그 3D프린터를 판매하려면 아나츠와 계약해야 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공동연구나 새로운 사업 기회가 열릴 것으로 이 대표는 보고 있다.

[신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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