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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산호섬에서 쓰레기섬으로… 세계자연유산 헨더슨섬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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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이 생명입니다] [1부-4·끝] 플라스틱의 반격

제주 2곳서 해양 쓰레기 조사… 2474개 중 절반이 플라스틱

조선일보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남태평양의 산호섬 '헨더슨섬'이 플라스틱 쓰레기로 오염돼 있다. /영국 가디언


울릉도 절반 면적인 남미의 한 무인도 '헨더슨섬'은 희귀 식물 10종과 희귀 조류 4종이 서식하는 산호섬이다. 빼어난 자연경관을 인정받아 1988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이 섬은 지금 3800만여 개 플라스틱 쓰레기로 뒤덮여 있다. 호주 국립 태즈메이니아대학교 연구팀이 2015년 위성사진에 '쓰레기 섬'이 포착되자 4개월 동안 현지 조사를 벌였다. 섬에는 남미에서 배출된 쓰레기들과 독일산 병, 캐나다산 그릇, 뉴질랜드산 낚시 상자 등 쓰레기 더미 17.6t이 쌓여 있었다. 연구를 이끈 제니퍼 레이버스 박사는 "헨더슨섬 쓰레기의 대부분은 일회용품이다. 병뚜껑이나 화장품 용기 안에 사는 수백 마리 게와 낚싯줄에 엉킨 거북이를 자주 볼 수 있었다"고 했다.

플라스틱 쓰레기는 해양 생물들에게 가장 큰 위협이다. 지난 2월 스페인 남부 무르시아 해변에서 몸길이 10m 고래가 죽은 채 발견됐다. 부검을 하니 고래 배 속에서 비닐봉지와 로프, 그물 조각 등 플라스틱 쓰레기가 29㎏ 나왔다. 사망 원인은 복막염이다.

우리나라 제주도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환경운동연합과 제주자원순환사회연대가 지난해 제주 지역 해안 두 곳의 해양 쓰레기를 조사한 결과, 수거된 쓰레기 2474개 중 절반 가까이가 플라스틱이었다. 페트병, 비닐 등 생활계 폐기물이 많았다.

〈특별취재팀〉

박은호 차장, 채성진 기자, 김정훈 기자, 김효인 기자, 이동휘 기자, 손호영 기자, 권선미 기자, 허상우 기자



[손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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