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풍계리 폭파", 美 "큰 성공될 것" 북미회담 청신호
풍계리 핵실험장 (사진=38노스 홈페이지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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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북미 정상회담을 20일 정도 앞둔 이달 23일부터 25일 사이에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하는 방식으로 폐쇄하겠다고 밝히면서 역사적인 북미 회담 성공 개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여기에 북한의 핵무기를 제3국으로 반출해 한반도 비핵화 속도전에 나서자는 미국의 제안을 북한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북미간 '핵 담판'도 과거와 달리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 갱도 폐쇄는 북미 정상회담 성공 위한 北 포석깔기
청와대는 북한 외무성이 풍계리 핵실험장을 이달 말 폐쇄하겠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 13일 공식 환영 입장을 표했다.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남북 정상회담 때 한 약속을 지키겠다는,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주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본다. 환영한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또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두 나라 지도자 사이에 믿음이 두터워지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자신의 트위터에 "땡큐, (김정은 위원장의 결정은) 매우 똑똑하고 정중한 몸짓!"(Thank you, a very smart and gracious gesture!)이라고 환영 의사를 밝혔다.
청와대는 북한의 핵실험장 폐쇄 발표가 북미 양국의 이해관계를 모두 반영하는 의미있는 조치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북한은 지난달 21일 향후 국가정책을 최종 조율하는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방침을 확정하고 전인민들에게 알린 데 이어, 27일 남북 정상회담에서 5월 중순 폐기와 대외 공개를 천명했다.
이어 이달 12일 밤 외무성 공식 발표를 통해 갱도 폭파를 통한 불능화를 선언하는 등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일관성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일시를 이달 23일~25일로 설정 점도 눈길을 끈다.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달 22일 한미 정상이 워싱턴에서 만나 마지막 조율을 하는 시점에 전세계 언론에 핵실험장 갱도 폭파 행사를 타전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 입장에서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핵폐기 의지를 극대화하는 동시에 협상력도 최대치로 끌어올리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특히 북한이 미국 시간으로 토요일 오전이 되는 12일 밤 10시에 외무성 공식발표 형식을 밟은 것도 미국을 의식한 조치라는 분석도 가능하다.
◇ 비핵화 의지 재확인…핵무기 5-6기 국외 이전 실현될까?
숨가쁘게 이어지는 한반도 비핵화 속도전에서 과거와 다른 북핵 폐기 방식에 북미가 접점을 찾을지도 관전포인트다.
특히 과거 6자회담에서 북핵 동결과 불능화, 국제사회의 검증작업이 선행됐다면 이번에는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 일부를 우선 국외반출하는 논의도 이뤄지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가 오는 2020년 차기 미 대선이 치러지기 전에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설정하고, 북한 핵 프로그램은 물론 보유한 핵무기 폐기 프로세스까지 이번 북미 정상회담 테이블에 올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9일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이 평양을 전격 방문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났을 때 이런 언급이 오갔을 가능성도 높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폼페이오가 김 위원장과 좋은 만남을 가졌다"고 밝혔고, 폼페이오 장관은 미국의 대북 제재 대상인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을 향해 "훌륭한 파트너"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특히 폼페이오는 "수십년 동안 우리는 적국이었다. 이제 우리는 이런 갈등을 해결하고 세계를 향한 위협을 치워버리며, 북한 국민이 받을 자격이 있는 모든 기회를 누릴수 있도록 우리가 함께 일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미국이 북한에 통 큰 결단을 요구하는 모종의 메시지를 보냈고, 이에 대한 북한의 반응이 좋지 못했다면 나오기 힘든 언급들이 여러번 포착된 셈이다.
당시 북한 매체들도 "김정은 동지는 9일 우리나라를 방문한 미합중국 국무장관 마이크 폼페이오를 접견했다. 최고령도자동지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데 대해 높이 평가하고 사의를 표시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TV는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운 대안을 가지고 적극적 태도를 취하고 있어 감사의 의미를 전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외교가에서는 북한이 핵무기 일부를 비핵화 의지 재확인 차원에서 국외로 이전할 경우, 리비아식 핵 폐기를 요구해온 트럼프 행정부와 단계적·동시적 조치를 주장해온 북한이 절충점을 찾는 계기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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