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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기고] 아세안 국가와 사통팔달…태국을 잡는자, 아세안을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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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국 진출기업 ◆

매일경제

태국은 지난해에만 170만명 넘는 우리 국민이 방문한 친숙한 나라다. 서울 부산 대구 제주와 방콕 푸껫 치앙마이 간에 일주일에 300회 이상 직항이 개설돼 있고, 이번달에는 전남 무안과 방콕을 잇는 항로까지 개설된다.

50만명에 가까운 태국인들도 매년 한국을 방문한다. 태국에서 한류의 인기는 식을 기세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태국인들도 한국을 가깝게 생각한다. 지난해에는 사상 처음으로 태국인들이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회원국 국민 중에서 가장 많이 한국을 방문했다.

아쉬운 점은 태국이 매력적인 관광지라는 점 외에 경제적 잠재력에 대해서는 그다지 알려져 있지 않다는 것이다. 태국은 아세안에서 인도네시아 다음으로 큰 경제 규모를 가지고 있다. 특히 세계 12위 자동차 산업을 바탕으로 아세안 최대 규모의 제조업 기반을 갖추고 있다. 2011년 대홍수 때에는 태국 내 하드디스크 공장이 물에 잠겨 전 세계 PC 가격이 폭등할 정도로 태국 제조업의 위상은 상당하다.

이러한 태국 제조업의 발전은 전통적 최대 투자국인 일본의 투자에 힘입은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일본 기업의 영향력은 서비스업과 방콕~치앙마이 고속철 등 인프라스트럭처 분야로도 확대되고 있다. 최근 태국의 최대 교역국으로 급부상한 중국도 태국 내 화교 자본과 연계해 본격적으로 진출하고 있으며, 일대일로(一帶一路) 사업의 일환으로 방콕~농카이 고속철 수주에도 성공했다. 지난달에는 마윈 알리바바 회장이 태국에 3억5000만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이렇듯 태국 시장은 일본과 중국이 상당한 수준까지 선점한 것으로도 보일 수 있지만 우리 기업이 진출할 여지는 얼마든지 있다. 그중 태국 내 한류 열풍과 연계한 소비재 산업과 우리 첨단기술을 활용한 정보통신기술(ICT) 분야가 바로 그 틈새라고 생각한다.

태국은 동남아 한류의 중심지로 2000년대 초반에 생긴 K팝과 드라마 등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한류에 힘입어 우리 화장품, 농식품, 기호식품, 프랜차이즈 등이 태국 시장에 진출해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앞으로도 유망할 것으로 전망된다.

태국 정부는 '타일랜드 4.0'을 모토로 경제·사회 전반에 걸쳐 디지털경제를 구축하고 있다. 보건, 자동차, 식품, 관광 등에 관련 산업을 접목하고자 시도하고 있고 동부경제특구(EEC)에 해외 투자 유치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ICT 분야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우리 기업들이 헬스케어, 전자상거래, 모바일게임, 소프트웨어 등에 진출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본다.

태국은 인도차이나 반도 중심에 위치해 있고 인근국에 대한 경제적 영향력까지 보유하고 있다. 태국에 진출하는 우리 기업들은 태국 내수 시장뿐 아니라 미얀마 캄보디아 라오스 등 주변국 진출의 거점으로도 활용한다는 전략을 택하면 그 시너지 효과는 더욱 배가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정부는 2020년까지 대아세안 총 교역량 2000억달러 달성을 목표로 신남방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고, 우리 기업들이 태국을 비롯한 동남아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좋은 길잡이가 돼 나가고자 한다.

올해는 한국과 태국이 수교한 지 6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다. 우리 기업들이 한국전 참전국으로서 오랜 친구이자 아세안 내 유망 시장인 태국을 주목하기를 바란다.

[노광일 駐태국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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