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한국 정부는 세 차례 ISD 소송을 당했다. 반대로 우리 기업이 다른 정부를 상대로 ISD를 제기한 경우도 네 차례다.
대표적인 ISD가 론스타가 우리 정부를 제소한 것이다. 론스타는 2012년 11월 세계은행 산하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에 46억7950만달러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ISD 소송을 제기했다. 한국 정부가 외환은행 매각 승인을 지연해 '한국-벨기에 투자보장협정(BIT)'을 위반했다는 주장이다. 론스타는 2007년 9월 HSBC에 외환은행 지분 51%를 5조9376억원에 매각하기로 했지만 정부가 승인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자 이듬해 9월 HSBC는 인수를 포기했고, 론스타는 2012년에야 하나금융지주에 3조9157억원을 받고 외환은행을 매각했다. 우리 정부는 "외환은행 매각 및 외환카드 주가 조작 사건과 관련한 재판이 진행 중이어서 승인을 미룬 것은 정당한 행정 절차"라는 입장이다. 세금 문제도 있다. 국세청이 스타타워 빌딩과 하나금융 매각 수익 등에 대해 8500억원대 세금을 부과한 것에 대해 론스타는 벨기에에 본사가 있어 한국에 세금을 낼 이유가 없다고 문제 삼았다. 반면 정부는 벨기에 법인은 페이퍼컴퍼니에 불과하고, 실질적인 영업은 한국에서 했기 때문에 세금을 내야 한다고 맞섰다. 2016년 6월 변론이 끝나 올해 최종 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기업이 다른 정부를 상대로 ISD를 제기한 경우는 네 차례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의 '얀부3 발전·해수 담수화 플랜트 프로젝트'와 관련해 사우디 정부를 상대로 ISD를 제기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발주처의 기술 사양 변경 요청이 있어 공사비 증액 등 계약 조건 변경을 협상하던 중 계약 해지를 통보받았다"며 "추가 정산 부분에 대한 협의가 잘 이뤄지지 않아 ISD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015년 7월에는 정유 플랜트 프로젝트와 관련해 오만 정부를 상대로 ISD를 제기했다. 2014년엔 국내 건설 업체가 중국 정부를 상대로 ISD를 제기했지만 패소했고, 2013년엔 카자흐스탄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승소한 바 있다.
전수용 기자(js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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