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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갱도 폭파 뒤 입구 막는다는데… 콘크리트로 내부 100m는 메워야 재활용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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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2 美北정상회담]

北이 밝힌 핵 실험장 폐쇄 절차

연구소 등 건물 수십동도 철거, 갱도 붕괴로 방사능 유출 우려

북한 외무성은 지난 12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어떻게 폭파, 폐쇄할지 그 절차를 밝혔다.

첫 단계는 폭발물을 이용해 핵실험용 갱도를 무너뜨리는 것이다. 북한은 풍계리 만탑산 일대에 최소 4개의 핵실험용 갱도를 팠다. 2006년 1차 핵실험을 한 동쪽 1번 갱도와 2~6차 핵실험을 한 북쪽 2번 갱도는 핵폭발 여파로 무너져 현재는 사용하지 않고 있다. 최근까지 굴착 작업을 한 서쪽과 남쪽의 3·4번 갱도는 사용 가능한 상태라고 한다.

2번 갱도의 경우 이미 내부가 방사능에 오염돼 있을 가능성이 크다. 납 차폐복을 입고 작업을 하더라도 폭발물과 전선 설치 등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입구 부근에서 폭발 시늉만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만탑산 주변 지반이 이미 붕괴된 만큼 함부로 폭파시키다 자칫 방사능 물질이 외부로 터져 나올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핵실험으로 생긴 지름 100m 이상 지하 동공들이 추가적으로 무너져 여진이나 산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2번 갱도가 6차 핵실험 때 상당 부분 내려앉아 입구만 제대로 봉쇄하면 방사능 유출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는 전문가들도 있다.

북한은 갱도를 무너뜨린 뒤 입구를 막겠다고 했다. 입구를 콘크리트로 막을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100m 이상 매립해야 다시 사용이 불가능할 걸로 보고 있다. 하지만 북한이 이렇게 깊이까지 입구를 봉인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북한은 이어 지상에 있는 관측 설비, 연구소, 경비대 건물을 차례로 철거하겠다고 밝혔다. 갱도 인근과 핵실험장 남쪽에는 건물 수십 동이 들어서 있다. 북한 외무성은 "핵실험장 폐기와 동시에 경비 인원과 연구 인력들을 철수시켜 핵실험장 주변을 완전히 폐쇄하게 된다"고 했다.

북한은 이 같은 폐쇄 절차 가운데 어떤 장면을 취재진에 공개할지, 핵실험장 관련 정보를 브리핑할지는 밝히지 않았다.





[박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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