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경찰에 따르면, 미나시안은 범행 직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여성에 대한 적개심을 드러낸 글을 올렸다. 그는 “인셀의 반란(Incel Rebellion)이 이미 시작됐다! 우리는 모든 차드와 스테이시(the Chads and Stacys)를 타도할 것이다. 모두가 최고의 신사인 엘리엇 로저(Elliot Rodger)를 찬양하라!”고 썼다.
미나시안이 언급한 ‘인셀’은 원치 않게 순결을 지킨 사람을 뜻하는 용어다. 이들은 자신들이 성관계를 하지 못한 것을 여성의 탓으로 돌린다. 지난해 11월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은 회원수 4만명을 보유한 인셀 온라인 모임을 금지시켰다. 이 모임에선 여성 강간을 옹호하거나 여성은 악의 화신이란 내용 등이 담긴 글들이 올라왔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엘리엇 로저’는 2014년 5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UC산타바바라 근처에서 총격과 차량 돌진으로 6명을 사망하게 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로저는 여성을 혐오하는 극단적인 남성 우월주의에 빠져 있었다. 그는 과거 유튜브에 올린 영상에서 자신이 22세 때도 성관계를 맺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고 자신을 거부한 여성들을 향해 분노를 표했다.
로저는 여성과 성공적인 관계를 갖고 있는 남성을 ‘차드’라 불렀고 자신을 거부한 여성을 ‘스테이시’라 불렀다. 그는 스스로를 ‘인셀’이라 불렀다.
경찰은 24일 브리핑을 통해 이번 사건으로 한국인 2명을 포함해 10명이 숨지고 14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희생자 대부분은 여성이었다. 하지만 경찰은 용의자가 여성을 겨냥해 범행을 저질렀는지에 대해서는 “현 단계에서 아직 증거가 없으며 이 부분도 수사하겠다”고만 밝혔다.
용의자 미나시안은 이날 토론토 법정에서 일급살인 10건, 살인미수 13건의 혐의로 기소됐다. 미나시안은 법정에서 머리를 숙이고 변호사와 조용히 이야기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정부 당국은 이번 참사가 테러와 연계됐을 가능성은 작다고 밝혔다. 사건 현장이 주요 7개국(G7) 외무장관회의가 열린 곳과 가까워 사고 직후 테러 가능성이 제기됐다. 트뤼도 총리는 국가안보 위협을 의심할 만한 이유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미나시안은 토론토 교외의 리치몬드힐에 있는 2층짜리 벽돌집에 살았다. 그는 토론토 외곽의 세네카칼리지에서 약 7년간 컴퓨터공학을 공부했고 최근 졸업했다. 지난해 8월 캐나다군에 입대했으나, 16일간 기초훈련을 받은 후 전역을 신청해 두 달 후 제대했다고 캐나다 국방부는 밝혔다.
[이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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