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벼락 갑질' 파문으로 모든 직책에서 물러나기로 한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퇴직금이 조만간 공개될 전망이다. 1983년생으로 우리나이 35세인 조 전무가 받을 퇴직금은 동년배 일반 직장인으로선 상상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점쳐진다.
비즈니스워치는 지난 19일 대한항공 조현민, 베일의 연봉 드러날까 기사를 통해 물벼락 갑질 사건 여파로 조 전무의 사퇴가 현실화될 경우 4년 전 언니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때처럼 베일에 가려져 있던 보수 내역이 드러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후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22일 조현민 전무를 한진그룹 내 모든 직책에서 즉시 사퇴하도록 한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발표했다. 조 전무의 사퇴가 현실화되면서 오는 8월께 그의 보수내역도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8월 제출하는 반기보고서부터는 회사에서 보수를 가장 많이 받는 상위 5명의 개인별 보수내역(퇴직금 포함 1인당 총액 5억 원 이상)을 공개해야한다. 이전에는 등기임원만 공개대상이었으나 8월부터는 공개 대상에 등기여부를 따지지 않는다.
조 전무는 모든 직책에서 물러나기 전까지는 대한항공 전무, 한진칼 전무, 진에어 부사장, 정석기업 대표이사 부사장, 한진관광 대표이사, 칼호텔네트워크 대표이사, 싸이버스카이 사내이사 등 7개 계열사 임원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7개 계열사 중 반기보고서 제출 대상은 상장사 대한항공, 한진칼, 진에어 3곳으로 이 중 재직연수가 오래된 대한항공과 진에어에서 보수내역이 드러날 개연성이 크다.
조 전무는 2007년 3월부터 대한항공에 재직해왔다. 대한항공 임원퇴직금 규정에 따르면 전무는 재직기간 1년에 2~4개월 치 월급을 퇴직금으로 받는다. 일반 직장인이 통상 재직기간 1년에 1개월 치 월급을 퇴직금으로 받는 것에 비춰보면 적게는 두 배 많게는 네 배까지 퇴직금이 책정돼 있다.
따라서 대한항공에 11년을 근무한 조 전무는 최대 44개월 치 월급을 퇴직금으로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의 월급을 2000만원으로 가정하면 예상 퇴직금은 최대 8억8000만원이다. 퇴직금과 함께 물러나기 전 4개월치 급여(1월~4월분)를 포함하면 약 10억원 수준의 보수 공개가 예상된다.
조 전무는 또 2012년 1월부터 진에어에 재직해왔다. 작년 하반기 주식시장에 상장한 진에어의 임원퇴직금규정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조 전무의 재직기간이 6년을 넘어섰다. 진에어가 대한항공과 유사한 임원보수규정을 가지고 있다면 진에어 퇴직금도 보수공개 대상인 5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조 전무의 월급을 2000만원 수준으로 가정한 것은 막연한 수치가 아니다. 한진그룹 총수일가가 대한항공에서 받아온 급여에서 가늠한 것이다.
조 전무의 오빠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의 지난해 월급(상여금 제외)은 3957만원, 언니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땅콩회항'으로 퇴임하기 직전인 2014년 받은 월급은 2826만원이었다. '사장 오빠'와 '부사장 언니'가 받은 월급을 토대로 '막내 전무'의 월급을 가늠하는 것은 상식적인 추론이다.
오히려 가늠하기 어려운 것은 현행 규정상 연봉공개가 전혀 이뤄지지 않는 비상장사 정석기업, 한진관광, 칼호텔네트워크, 싸이버스카이 5곳에서의 보수 내역이다. 이 가운데 정석기업과 싸이버스카이에서 조 전무는 각각 8년, 7년간 임원으로 이름을 올려 이번에 받을 퇴직금 규모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조 전무가 총 7개 계열사에서 수령할 퇴직금을 모두 합치면 수십억대에 이를 것이란 관측도 무리가 아니다.
그가 받아온 월급과 조만간 정산할 퇴직금은 평범한 직장인으로선 신입사원부터 시작해 평생 근무한 직장에서 정년퇴직해도 받기 어려운 금액이다. 상대적으로 짧은 재직기간임에도 일반인으로선 상상할 수 없는 퇴직금을 받는건 애초 출발점이 달랐기 때문이다.
35살, 평범했다면 대리급 나이였을 그는 상장회사 3곳 비상장회사 4곳의 임원을 겸직했고 그것도 모자라 계열 대학병원 1층의 커피숍도 운영했다. (관련기사 인하대병원 커피숍 점주까지 하는 조현민)
모든 직책을 내려놓은 조 전무가 거액의 퇴직금을 받고서도 멀지 않은 시기에 '분위기가 무르익었다'며 다시 복귀할지 지금으로선 예단할 수는 없다.
4년여 전 '땅콩회항' 파문으로 대한항공 부사장직에서 물러날 때 퇴직금 10억원(보수공개한 대한항공만 따진 액수)을 받고서 최근 다시 계열사 임원으로 복귀한 언니의 행보를 누구나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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