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19 (화)

[추경 무산 위기]4월국회 무산, 지방선거 이전까지도 불투명…속타는 기재부-청년-지자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청년일자리와 구조조정 위기지역 대책을 위한 약 4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안이 4월 국회에 상정도 되지 못한데 이어 6월 지방선거 이전 통과 가능성도 불투명해지면서 정부의 일자리 정책이 중대 위기에 직면했다. 또 사상 최악의 실업대란에 직면한 청년층과 군산ㆍ통영 등 위기지역 근로자ㆍ중소기업ㆍ자영업자들의 고통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헤럴드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정부가 추경 편성안을 국회에 제출한지 25일로 20일째를 맞았지만, 국회는 이를 상정하지도 않아 4월 처리가 일찌감치 물건너갔다. 정치권은 4월 임시국회가 개원하자마자 개헌안과 방송법ㆍ국민투표법 등 정치현안을 놓고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기 시작해 최근에는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을 둘러싸고 파행을 거듭하면서 추경과 경제법안 등 민생현안들은 뒷전으로 밀어놓은 상태다.

이로 인해 지난 9일 예정됐던 이낙연 국무총리의 추경안 관련 국회 시정연설이 무산된 것을 비롯해 대정부 질문, 추경안의 상임위 상정 등이 줄줄이 무산됐다. 정부는 추경은 ‘타이밍(집행 시점)’이 중요하다며 기재부와 고용부ㆍ행안부 등 관련부처가 총동원된 추경대응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4월 통과~5월 즉시 집행’을 위한 사전준비를 벌여왔으나 허사가 될 위기에 처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추경안을 제출하기 이전인 지난달말부터 최근까지 국회를 세차례 방문, 여야 지도부에 추경 편성안의 신속한 처리를 읍소했으나 국회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야당으로부터는 ‘잘못된 추경’이라는 지적도 받아야 했다.

다음달 1일로 끝나는 4월 임시국회 회기가 1주일 남았지만, 여야가 극적인 합의를 도출해 추경안을 처리할 가능성은 희박한 상태다. 4월 국회를 ‘빈손’으로 넘기면 정치권은 6ㆍ13 지방선거 국면으로 본격 진입하게 돼 추경안 표류가 장기화할 수 있다.

일부에선 6월 지방선거 후 국회가 새로운 원 구성에 착수할 예정으로 추경안 심사가 9월 정기국회로 넘어갈 수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추경 집행의 ‘골든타임’을 놓치고, 올해 추경안과 내년 본예산 심사를 동시에 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게 된다. 경우에 따라선 올해 추경안이 국회 문턱을 넘어서지 못하고 폐기되는 초유의 ‘추경 무산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가운데 청년층 실업대란은 당초 우려대로 재난상황에 처했다. 지난달 15~29세 청년층 실업률은 11.6%, 이들의 체감실업률은 24.0%에 달했다. 특히 20대 후반(25~29세) 청년실업률은 10.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을 크게 웃돌고 있다.

20대 후반 청년실업률은 2013년까지만 해도 한국이 OECD 평균보다 3%포인트 정도 낮았으나, 이후 격차가 좁혀지더니 2016년부터 역전됐다. 2016년 한국의 25~29세 청년실업률은 9.2%로 OECD 평균(8.4%)을 처음 웃돌았고, 그 차이가 더 확대되고 있다.

헤럴드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국회 김정우 의원실에 따르면 전체 실업자에서 25~29세 청년실업자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6년 기준 23.3%로 OECD 평균(14.4%)을 크게 웃돌았다. OECD 국가 중 이 수치가 20%를 넘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해 청년취업난의 심각성을 반영했다.

조선과 자동차 등 구조조정으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들은 지역 자체가 휘청이고 있다. 경남 거제의 실업률이 최근 1년 사이에 2.6%에서 6.6%로 4%포인트 급등한 것을 비롯해 전북 군산, 경남 통영ㆍ고성 등 위기지역 실업률이 2배 안팎 급등했다. 군산의 경우 제조업 종사자의 47%가 일자리를 상실할 위기에 처했고, 통영에서는 조선소 인근 아파트 매매가가 20~30% 하락했다.

이처럼 타들어가는 청년층과 위기지역 근로자ㆍ중소기업들의 상황을 감안해 국회가 발벗고 나서길 국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hjlee@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