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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靑행정관 지낸 여당후보, 길에서 여비서 폭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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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의원 시절 보좌관 강성권씨, 뺨 때리고 상·하의 찢어

"과거에 성폭행도 수차례 당했다" 피해 여성, 최초 조사에서 진술

與, 후보로 단수 추천했다가 문제 생기자 공천 취소후 제명

6·13 지방선거에 더불어민주당 부산 사상구청장 후보로 공천을 받은 강성권(47)씨가 23일 자신의 선거캠프 수행비서인 여직원 A(25)씨를 폭행한 혐의로 체포됐다. A씨는 최초 관련 조사에서 폭행뿐 아니라 과거 성폭행도 당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사상구는 문재인 대통령의 의원 시절 지역구다. 강씨는 문 대통령의 의원 시절 보좌관을 지냈고, 지난해 9월부터 올 2월까지는 청와대 행정관으로 일했다. '드루킹 사건' 관련 의혹이 제기된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에 이어 강씨 사건까지 터지면서 민주당에서 'PK(부산·경남)발 위기론'이 나온다. 민주당은 24일 강씨에 대한 공천을 취소하고 그를 제명처리했다.

조선일보

청와대 근무시절 강씨 강성권(왼쪽) 전 더불어민주당 부산 사상구청장 예비 후보가 청와대 행정관 근무 시절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서류를 보며 얘기를 나누고 있다. 강 전 후보는 지난 23일 여비서 폭행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강성권씨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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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사상경찰서에 따르면, 강씨는 지난 23일 오후 11시 35분쯤 A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사상구의 한 호프집 앞에서 체포됐다. 경찰에 따르면, 강씨는 만취한 상태로 친구와 호프집에서 술을 마시던 A씨를 찾아갔다. 이후 A씨가 친구를 먼저 보내고 둘만 남게 되자 강씨는 호프집 앞에서 A씨의 몸을 만지려 했고, 이를 뿌리치자 뺨을 때리고 상·하의 옷을 찢는 등 폭행을 했다.

경찰은 A씨가 최초 구두 조사 시 "(이전에) 성폭행을 수차례 당했다" "'안희정 사건'과 동일하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A씨는 이후 조사에서 입장을 바꿔 성폭행 관련 진술은 하지 않고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성폭행 관련 증거 수집은 진행 중"이라고 했다. 강씨는 폭행 혐의는 인정했지만 성폭행 혐의는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작년 4월 문재인 대선 캠프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하며 문 대통령 보좌관 출신인 강씨를 처음 알게 됐다고 진술했다. 대선 후 강씨는 청와대 정무수석실 행정관으로 들어갔고 A씨는 강씨의 소개로 모 국회의원실에 인턴으로 취업했다. A씨는 강씨가 청와대에 재직하는 동안에도 성폭행 피해를 당했다고 최초 조사에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 초 강씨가 사상구청장에 출마하자 A씨는 강씨의 선거캠프에 들어갔다. A씨는 최초 조사에서는 "강씨의 말 한 마디면 직장을 잃을 수 있어 (성폭력에) 대응하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씨는 부산 사상구 구의원 출신으로 노무현재단 기획위원도 지냈다. 문 대통령의 보좌관, 청와대 행정관으로 일한 경력으로 지난 9일 민주당 부산 사상구청장 후보로 단수 공천을 받았다. 강씨는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행정관'이라고 쓴 피켓을 들고 선거 운동을 했고, 페이스북에는 "정치요? 본대로 배운대로 하는 거죠. 누구한테 배웠냐고요? 노무현·문재인에게 배웠습니다"라고 쓴 게시물을 올리기도 했다.

강씨 사건이 터지자 민주당은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그동안 "이번 선거는 동진(東進)이 관건"이라며 부산·경남 승리를 최우선 목표로 해왔다. 문 대통령도 지난 1월 민주당 원내지도부와의 청와대 오찬에서 "경남 동부 쪽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며 이 지역에 각별한 관심을 보였었다. 민주당은 부산 사상구청장 공천을 원점에서부터 다시 하기로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폭행 등 이미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제명 사안이라 판단해 조치를 취한 것"이라며 "성폭행 의혹에 대해서는 당 차원에서 확인한 것이 없다"고 했다. 본지는 강씨의 해명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했지만 닿지 않았다.





[부산=권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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