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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5 (일)

경찰, 뒤늦게 CCTV 확보… '드루킹 실체' 규명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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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 사무실’ 압수수색 / 경공모 등 인터넷 카페 3곳도 조사/김경수 보좌관에 돈거래 협박 확인

네이버 댓글 여론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뒤늦게 압수수색에 나섰다. 경찰이 한달 가까이 증거물을 방치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나마 느릅나무 출판사에서 이동식 저장장치(USB) 1개를 확보했다. 하지만 지난달 22일 ‘드루킹’ 김모(49)씨 등이 체포될 때 변기에 버린 USB를 회수하지는 못해 실체를 제대로 규명해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세계일보

경찰이 22일 오후 `드루킹`의 더불어민주당 댓글 조작 활동 기반으로 알려진 경기도 파주시 느릅나무 출판사를 압수수색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출판사 옆에 경찰차량이 대기하고 있다. 파주=남정탁 기자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22일 느릅나무 출판사 건물 안팎의 폐쇄회로(CC)TV 영상과 주변 차량 2대의 블랙박스 등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또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 등 인터넷 카페 3곳에 대한 자료를 네이버 등에 요청했다. 경찰은 경공모 외 카페는 수사상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한달 전 최초 압수수색 이후에도 경공모 회원들이 해당 사무실에 계속 출입하고 있어 출입자와 공모 여부 등을 확인하고, 추가 증거자료를 확보하려고 추가 압수수색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1차 압수수색에서 CCTV 자료를 확보하지 못한 건 치명적인 수사상 실수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CCTV 저장용량을 감안하면 결정적 증거가 될 수도 있는 상당수 화면이 자동삭제됐을 가능성이 높다.

세계일보

선거운동 나선 김경수 경남도지사 후보로 나선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이 21일 같은 당 소속인 백두현 고성군수 후보 선거사무실 개소식에 참석하고 있다. 고성=연합뉴스


경찰은 출판사 사무실에서 USB 1개를 확보해 저장된 파일 등을 분석하고 있다. 이 USB가 압수수색 이전부터 사무실에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한편, 경찰은 김씨가 지난달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텔레그램 메신저로 A보좌관과 500만원 금전거래 사실을 언급하며 협박성 메시지를 보낸 사실을 밝혀냈다. 김씨는 지난해 대선 이후 경공모 회원인 도모(61) 변호사를 주일 대사나 오사카 총영사로 임명해달라는 등 김 의원에게 수차례 인사청탁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보좌관은 지난해 5월 대선 이후 김씨 측에서 받은 돈을 올해 한참 지나 돌려줬다고 한다. 그는 김 의원에게 “개인 간 금전 거래”라고 해명한 뒤 사직서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은 “한 보좌관이 500만원을 받았다가 돌려준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며 “(금전 거래 경위 등은) 제가 얘기할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남정훈·김주영·김달중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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