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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3 (일)

이슈 김정은 위원장과 정치 현황

다급했나, 김정은…"나라 경제 순탄치 못해" 간부들 다잡기 [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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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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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한 백브리핑 : 딥빽', 복잡한 국제 이슈를 김혜영 기자가 쉽고도 깊이 있게 설명해드립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 정권 수립일'인 9월 9일, 매우 이례적인 연설에 나섰습니다. 수해로 악화된 민심을 의식한 듯, 축제 분위기의 '9·9절' 본행사, 부대행사에는 일절 참석하지 않았지만, 북한 당·정·군의 주요 간부들 앞 연단에 선 것입니다. 연설에선 예상대로 핵무기에 대한 언급과 북한 현재 상황에 대한 내부 평가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내용은 '간부들 다잡기'였습니다.

이를 두고 "지금 간부들을 강하게 독려하지 않으면 안 되는, 우려할 만한 사항들이 국가 사업 곳곳에 내재된 것일 수 있다"는 전문가의 분석도 나왔습니다. 과연 김정은이 지금 이 시점에서, 굳이 없는 행사를 만들면서까지 간부들 앞에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요?

수해로 악화한 민심 의식했나?



김정은 위원장이 이례적 연설에 나선 건, 북한의 홍수 피해가 막심한 상황에서 축제처럼 비칠 만한 행사는 최대한 삼가되, 악화한 민심을 달래려 한 측면이 커 보입니다. 작년 '9.9절'에는 김정은 본인뿐 아니라 딸 김주애를 등장시키기도 했고, 10살 남짓한 김주애 앞에 무릎을 꿇는 군 서열 2위의 모습을 가감 없이 내보내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4대 세습론'에 불을 지피며 김주애를 선전했던 것과는 달리, 올해는 김 씨 일가 모두 경축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지난 7월 7일 기록적인 수해가 발생한 당일에 김정은 정권의 관심이 오로지 평양의 '전승절' 행사에 쏠렸던 것과 똑같은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국가적 재난 상황에 진중히 대응하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걸로 보입니다.

물론, 김 위원장이 통상 9월에 열리는, 우리로 치면 국회 격인 최고인민회의에서의 시정연설이 올해 헌법 개정 문제 등으로 어려워지자, 그 연설을 이번 연설로 대체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설령 그렇다고 해도 간부들을 향한 연설에는 민심 이반을 우려하면서, 반드시 국가적 과업을 완수해 내야 한다는 독촉이 대부분인데, 이런 모습으로 봐선 지금 당장 간부들을 다잡지 않으면 안 된다는 급박한 상황 인식도 있는 걸로 보입니다.
홍민ㅣ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굉장히 이례적으로 볼 수 있는 것이고, 그렇다면 왜 그러느냐. 그만큼 국정 전반에 지금 진행되고 있는 국가 사업을 점검하고, 거기에 대해서 최종적으로 목표를 달성해야 된다라고 강하게 독려하지 않으면 안 되는 뭔가 우려 사항들이 잔뜩 국가 사업에 내재돼 있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것이고요.




김정은이 조목조목 지적한 북한 현실... "나라 경제, 순탄치 못해"



김정은의 연설 내용 중에는 농사 작황이 전반적으로 괜찮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었습니다만, 현재 북한 상황이 녹록지 않음을 인정한 대목들도 눈에 띄었습니다.

김 위원장은 "아직은 나라의 경제 형편이 순탄하지 못하고 여력을 내기도 힘든 조건이다," "혹심한 큰물 피해가 발생해 국가적인 사업에 지장도 받고, 방대한 역량이 투하되지 않으면 안 되었다," "대응에서의 허점을 투시할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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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경제 사정이 어렵고, 홍수 피해도 컸으며, 대응 과정에서 허점이 있었다는 것을 김 위원장 본인이 직접 인정한 것입니다. 또 연설 내용들을 보면, 김 위원장은 자신이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국가적 과업들, 특히 지난 2021년에 발표한 국가경제개발 5개년 계획과 지방발전 정책 등을 콕 집어 이야기하면서 어떻게든 시한 내에 반드시 목표치를 관철시킬 것을 지시했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간부들의 불만과 이게 가능하겠느냐는 의구심이 팽배하다는 걸 인지한 듯한 발언을 한 부분도 눈에 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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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TV (김정은 연설 대독)
근 80년에 달하는 기간 해내지 못했던 사업이라 아직까지는 지방발전 구상에 대한 회의적인 태도와 입장을 갖는 사람들도 분명 있을 것입니다. 나는 당과 정부를 대표하여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확언합니다. 우리의 지방발전 정책이 그 집행에서 담보가 있는가? 가능한가? 가능합니다.




양문수ㅣ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의 이제 4차년도 이기 때문에 이거를 계속 잘 해야 된다. 5개년 계획을 하기도 사실은 좀 빠듯한데, 거기에다가 지방 공장까지 지어라, 거기다 또 20개 시군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시설이라도 지으라고 이야기를 한 건데 과제가 많아서 좀 힘들 것 같은데, 어쨌든 잘 하자는 이야기죠.




"제 시한에 반드시 목표 달성하라" 간부들 다잡기



사실 김정은 위원장은 이미 지난 2021년에 8차 당대회를 개최하면서 이례적으로 지난 7차 당대회의 목표가 매우 미달됐다는 현실을 인정한 바 있습니다. 그래서 8차 당대회 때 현실적인 여건에 맞춰서 목표를 세웠는데, 그렇게 현실에 맞춘 목표마저 달성하지 못하는 상황이 돼선 곤란하기 때문에 어떻게든 간부들을 채근하는 것입니다.
양문수ㅣ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지난번 5개년 전략은 이제 본인들도 목표 미달을 인정을 했고, 이번 것도 잘 안 된다 그렇게 할 수는 없는 거고, 또 실제로 그래서 목표도 되게 낮게 잡았잖아요. 그래서 이번 5개년 계획은 죽이 되든 떡이 되든 목표 달성했다라고 이제 내년 말에 가면 이야기를 할 거예요.




"북핵은 누구에게도 위협 아냐" 또 강변



사실 북한 김정은 정권이 북한 경제를 살리는 가장 빠르고 정확한 길은 핵을 포기하는 것인데, 그와 정반대되는 행보를 하고 있는 김 위원장은 이번 연설에서도 역시 핵에 대한 강한 집착을 드러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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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TV (김정은 연설 대독)
우리는 지금 핵무기 수를 기하급수적으로 늘일 데 대한 핵무력 건설 정책을 드팀 없이(흔들림 없이) 관철해 나가고 있으며 공화국의 핵 전투 무력은 철통같은 지휘통제체계 안에서 운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들이 "책임적인 핵 보유국"으로, "엄중한 핵 위협을 받고 있는 북한이 자기를 지키기 위해 가진 핵무기는 그 누구에게도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강변했습니다.
홍민ㅣ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북한의) 올해 목표는 큰 틀에서 두 가지예요. 하나는 경제 부분인데, 두 번째 국방력 발전 계획 4년 차에 맞게 올해 8개의 국방 과업 실현해야 되는 게 있어요. 그런데 수해가 발생함으로써 상당 부분 알곡 수확량에도 영향을 미치게 됐고 지방 건설들이 상당한 차질을 빚게 되었고요. 군수 생산 시설과 무기 보관 창고들이 침수가 되는 바람에 연간 군수 생산 목표가 상당한 차질을 빚게 된 거예요. 여기에 대해서 경각심을 주고 '110일 남은 나머지 기간 동안 이거를 최대한 달성해라'라고...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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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영 기자 kh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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