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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1 (토)

내털리 포트먼 “이스라엘 잔혹행위, 유대인 가치와 안 맞아”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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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유대인 노벨상’ 제네시스상 시상식 불참 이유 직접 밝혀

“시상식에서 연설할 네타냐후 지지하는 것처럼 보일까봐”

“이스라엘 아끼기에 폭력·부패·권력남용에 저항해야”



이스라엘 출생의 할리우드 배우 내털리 포트먼(37)이 ‘유대인 노벨상’으로 불리는 제네시스상 시상식 참석을 거부하기로 한 이유를 설명하면서 이스라엘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포트먼은 지난 20일 성명을 내어 시상식에 불참하기로 한 이유에 대해 “시상식에서 연설할 예정이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지지하는 것처럼 보여지길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고 <할리우드 리포터> 등 외신이 전했다.

예루살렘에서 태어나 3살 때 미국으로 건너온 포트먼은 성명에서 “나는 이스라엘 친구들과 가족, 음식, 책, 예술, 영화, 춤을 소중하게 여긴다”면서도 “전 세계의 다른 이스라엘인이나 유대인과 마찬가지로 나도 이스라엘 전체를 거부하지 않으면서 이스라엘 지도부를 비판할 수 있다”고 쓴소리를 내놨다. 포트먼은 “이스라엘은 정확히 70년 전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대학살) 난민들의 피난처로서 세워졌다”며 “그러나 오늘날 잔혹행위로 고통받는 이들에 대한 학대는 나의 유대인 가치와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나는 이스라엘을 아끼기 때문에 폭력, 부패, 불평등, 권력 남용에 저항해야 한다”고 밝혔다.

포트먼이 언급한 ‘잔혹행위’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사태와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0일부터 팔레스타인인들은 가자지구의 보안장벽 주변에서 반이스라엘 시위를 벌였고, 이스라엘군이 실탄으로 진압하면서 팔레스타인 시위대 37명이 숨졌다.

포트먼의 성명은 지난 19일 제네시스 재단이 “포트먼이 시상식에 불참하기로 했다”고 밝힌 직후 논란이 이는 가운데 나왔다. 이스라엘의 미리 레게브 문화체육부 장관은 “포트먼이 (이스라엘에 반대하는 불매·투자철회·제재 운동인) 비디에스(BDS) 지지자들 손에 ‘익은 과일’처럼 떨어졌다”고 비난했다. 반면, 비디에스 지지 그룹은 “포트먼 같은 유명한 이스라엘계 미국인조차 이스라엘의 범죄와 인종차별 정책을 예술로 뻔뻔하게 물타기하려는 것을 거부했다”고 반겼다. 포트먼은 그러나 20일 성명에서 “나는 비디에스 운동도 지지하지 않는다”는 점을 함께 밝혔다.

영화 <레옹>(1994년)의 ‘마틸다’로 아역 때부터 이름을 알린 포트먼은 2015년 네타냐후 총리가 재선에 성공했을 때 “매우 화나고 실망스럽다. 그의 인종차별주의 발언이 끔찍하다”고 말하는 등 이스라엘 정권에 비판적 태도를 보여왔다. 지난 1월에는 “13살 때 레옹 개봉 뒤 끔찍한 성추행을 겪었다”고 공개하기도 했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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