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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美철강관세 '한시유예'..국내 철강·車업계 '노심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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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장시복 기자] [철강업계 "급한 불은 껐다", 車 업계 "불똥 튈라"]

머니투데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연 500억 달러의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중국의 경제침략을 표적으로 하는 행정명령'을 들어보이고 있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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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4월 말까지 일시적으로 한국을 철강, 알루미늄 관세 부과 대상국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국내 철강업계는 일단 발등에 떨어진 불은 껐다며 안도했지만, 최종 확정되기 전까지는 마음을 놓지 못한다. 국내 자동차 업계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에서 자칫 불똥이 튀지 않을을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韓 철강업계 "급한 불은 껐다"

23일 외신 보도 등에 따르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22일(현지시간) 상원 금융위원회에 참석해 한국을 포함한 일부 국가들이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부과 대상국에서 제외된다고 밝혔다. 관세부과 대상 제외는 다음 달 말까지 한시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워싱턴DC에 머물고 있는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이와 관련, "잠정유예를 4월 말까지 받은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수입산 철강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이번에 관세가 잠정유예된 한국을 비롯한 유럽연합(EU), 캐나다, 멕시코, 호주, 브라질 등을 제외한 중국, 인도 등의 철강 제품에는 23일부터 25% 관세부과 효력이 발효된다.

국내 A철강사 관계자는 "관세가 확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미국 현지 고객사들과 사실상 가격협상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며 "현지 자회사 등 이미 수출 물량을 보내기로 합의된 곳만 수출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동국제강은 미국 관세가 확정될 때 까지 수출 선적을 잠정 보류하고 있으며 강관 제조사 휴스틸은 지난달부터 당진공장 1개 생산라인을 가동 중단한 상태다.

B철강사 관계자는 "당장 23일 관세부과 발효만큼은 피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일단 급한 불은 끈 것"이라며 "추후 상황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긴장감 감도는 한국車, "면밀히 지켜봐야"



국내 자동차 업계도 긴장하는 모습이다. '공짜는 없다'는 기조를 보여온 트럼프 행정부가 이를 빌미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에서 가장 핵심 현안인 자동차 부문에 대한 양보를 압박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양국 간 불공정 무역 사례로 자동차를 여러 차례 거론해 온 바 있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진행된 바 없는 상황에서 가정(假定)을 두고 얘기하긴 어렵다"면서도 "후속 조치에 대한 경과를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 시장은 지난해 대미 무역흑자(178억7000만달러)의 72.6%(129억6600만달러)를 차지한다. 미국은 앞선 3차례의 개정 협상에서 우리 측 자동차 안전·환경 기준 완화를 요구했다. 또 현재 25%인 픽업트럭 수입 관세 철폐 유예 기간 연장 등을 원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선 미국이 어떤 식으로든 우리의 자동차 수입액은 늘리고, 수출액은 줄이는 쪽으로 유도할 것이란 관측이 높다. FTA 개정에 따라 무관세 원칙이 관세 부과로 바뀔 경우 한국차 가격 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

◇미-중 '무역전쟁'에 韓 중간재 타격 우려

한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3일 백악관에서 연간 600억 달러(약 64조8000억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고, 미국 기술기업에 대한 중국기업의 투자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행정각서에 서명했다.

무역업계는 이 같은 미국의 관세폭탄이 현실화할 경우 한국이 중국으로 수출하는 중간재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예상한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에 따르면, 중국의 미국 수출이 10% 감소할 경우 중국 중간재 수요 감소에 의해 한국의 총수출은 0.25% 감소할 전망이다. 2014년 기준 한국의 중국 중간재 수출 중 7.3%가 미국으로 재수출된다.

산업별로는 한국의 대 중국 수출 중 재수출 비중과 중국의 대 미국 수출비중이 높은 전기기기, 섬유, 피혁 등의 품목에 영향이 클 전망이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어떤 관세부과 품목이 확정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안정준 기자 7up@mt.co.kr, 장시복 기자 sibok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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