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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서울구치소 두고, MB는 왜 동부구치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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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전 대통령 수감 서울구치소 피한 선택
동부에는 김기춘, 최순실 등 현재 수감 중
과거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도 분리 수감

22일 밤늦게 검찰에 구속된 이명박(77) 전 대통령은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가 아닌 서울 문정동 서울동부구치소에 수감된다. 법원에서 구속영장을 발부받은 검찰은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에서 이 전 대통령의 신병을 확보한 뒤 검찰 호송차에 태워 서울 송파구에 있는 서울동부구치소로 이동한다.

이 전 대통령의 입감 절차는 다른 피고인과 같다. 신체검사와 간단한 건강검진을 받은 뒤 소지품은 모두 영치한다. 이후 수의로 갈아입고 ‘머그샷(mug shot)’이라 불리는 수용기록부 사진을 찍는다. 침구류와 생활용품을 수령하고 구치소 내 생활 규칙 등에 대한 교육을 받은 뒤 11.2㎡(약 3평) 독거실에 수감될 예정이다.

조선일보

서울 동부구치소 내부./그래픽=박길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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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검이 구속하는 주요 사건 피의자들은 사건 관할과 조사 편의 등을 고려해 일반적으로 서울구치소에 수용된다. 그러나 이 전 대통령이 서울동부구치소에 수감된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치소의 인력 상황도 있지만 무엇보다 두 대통령을 같은 구치소에 수감하는 것에 따른 정치적 부담 등이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995년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이 함께 구속됐을 때도 노 전 대통령은 서울구치소에, 전 전 대통령은 안양교도소에 수감됐다.

또한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 등 공범(共犯)들이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점도 고려된 것으로 전해졌다. 공범 관계에 있을 경우 서로 다른 곳에 수감하는 것이 원칙이다.

서울동부구치소는 지난해 9월 서울 송파구 문정동으로 옮겨왔다. 송파구 오금동에 있던 옛 성동구치소가 이전하며 이름을 바꿨다. 이곳에는 최순실씨와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이 수감돼 있다. 최씨가 수감된 방은 5.15m²(1.55평), 김씨가 수감된 방은 6.5㎡(1.96평) 크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통령은 미결수용자로, 앞으로 재판을 받으며 매일 30분씩 1회에 한해 접견을 할 수 있다. 변호인 접견시에는 직원이 입회하지 못해 형사소송법상 방어권 보장을 할 시간이 주어진다.

박 전 대통령은 서울구치소에서 10.6㎡(3.2평)의 독거실을 배정받아 쓰고 있다. 일반 수용자들이 쓰는 6.3㎡(1.9평)의 독거실보다 크다. 박 전 대통령이 수감된 방에는 일반 수용자의 방에 없는 간단한 샤워시설도 있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고려하면 이 전 대통령도 비슷한 규모의 방에 수감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 1995년 11월 서울구치소에 구속 수감된 노태우 전 대통령은 21.8㎡(6.6평) 크기의 독방을 배정받았다. 방과 접견실, 화장실이 있었다. 일반 수감자와는 완전히 분리된 별채 형식이었다. 같은해 12월 구속된 전두환 전 대통령은 안양교도소에 수용됐다. 전 전 대통령도 방과 접견실, 화장실이 갖춰진 21.4㎡(6.5평) 크기의 수용거실에 수감됐다. 안양교도소 측이 노 전 대통령과 같은 처우를 하기 위해 시설을 일부 개조한 것이다.



[전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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