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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5 (화)

한국지엠 실사 돌입…파국보다 봉합 수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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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GM 민감한 자료에 이견…'선 실사, 후 논의'

뉴스1

21일 오후 인천 부평구 한국지엠 부평공장에서 한국지엠 직원이 교대근무를 하기 위해 출근하고 있다. GM은 한국지엠의 군산공장은 폐쇄하고 부평공장과 창원공장의 인력은 구조조정할 계획이다. 2018.2.21/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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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기락 기자 = 산업은행이 한국지엠(GM)의 경영실사에 착수했다. 실사 결과에 따라 한국지엠의 경영정상화를 위한 산은의 신규 자금 투입 여부가 결정된다.

다만 이번 실사에서 산은이 요구하는 한국지엠과 GM간 원가·비용구조 등의 자료를 GM이 제공할지는 미지수다. 산은은 해당 자료 제출을 실사 전 합의서에 넣길 원했지만 GM에서 경영 비밀이라는 이유로 반대 입장을 나타낸 탓이다.

결국 더 이상 시간을 끌 수 없는 상황에서 양측이 실사에 합의했지만 이견을 남겨둔 상황에서 '선 실사, 후 논의' 방식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변수로 지목된다.

12일 산은과 한국지엠에 따르면 이날 한국지엠 부평공장에서 실사를 위한 양측 실무자간 킥오프 미팅(Kick-off Meeting)이 진행됐다. 산은은 실사과정에서 한국지엠의 Δ원가에 대한 이전가격 Δ고금리 정책 Δ본사 관리비 내용 Δ기술 사용료 Δ인건비 등을 살펴보고 지원 여부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실사를 통해 지난달 군산공장 폐쇄 결정 이후 한국지엠의 경영난의 주원인으로 지목된 GM과의 불공정 거래 의혹이 제대로 밝혀질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한국지엠은 완성차 수·출입 과정에서 본사나 해외 계열사는 이익이 나지만 스스로 손해를 보는 구조로 경영이 이뤄졌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해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한국지엠의 매출원가율은 93.8%로 나머지 완성차 4개 브랜드의 평균 원가율 80.1%와 비교해 13%포인트 이상 높다. GM이 한국지엠으로 물량을 받아 본사 판매 네트워크로 되팔 때 차량가격을 고의로 축소해 마진을 높였다는 지적이 나오는 부분이다.

차입금 문제도 실사 과정에서 밝혀져야 할 부분이다. 한국지엠은 2012년부터 2016년까지 GM홀딩스로부터 2조4033억원의 돈을 차입했다. GM홀딩스는 미국 GM의 지주사다.

전체 치입금 중 1조8875억원은 연이자 5.3%, 나머지 5158억원의 이자율은 연 4.8%다. 경영상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모회사로부터 차입은 큰 문제가 아니지만 이 경우 GM의 경영패착에 따른 부담이 한국지엠에 전가된 상황에서 고금리로 운영자금을 빌려줬다는 점에서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GM의 주도로 한국지엠에 방만한 경영이 이뤄졌다는 의혹도 밝혀질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한국지엠 노조는 임단협 과정에서 사측에 ISP(본사 파견 외국인 임직원)의 임금 및 복지 부분을 공개하라고 압박해왔다.

여기에 한국지엠이 경영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도 해당 임원들이 수년간 수백억원의 스톡옵션을 받아간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GM에서 한국지엠으로 파견된 임원들이 경영난으로 매년 수천억원의 적자가 지속된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250억원 규모의 GM 본사 주식에 대한 스톡옵션을 한국지엠 부담하는 방식으로 챙겨왔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GM이 실사 과정에서 이 같은 의혹을 제대로 해명하고 개선책을 내놓지 않을 경우, 산은의 자금 지원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군산공장 폐쇄 결정 이후 고용대란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분위기 속에서 양측이 경영 정상화를 위해 적정선에서 합의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kiroc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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