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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AI 스피커가 내비·노래방·택시·배달 서비스와 연결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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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성 높여 사용자 맞춤 기기 변신하려면 더 많은 음성 데이터 필요

다양한 플랫폼으로 접점 늘려…글로벌 기업도 사투리까지 인식 과제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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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스피커 경쟁이 한창이다. 단순히 AI 스피커를 얼마나 많이 파느냐라는 경쟁이 아니다. 누가 음성 데이터를 얼마나 많이 모으느냐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소비자가 원하는 명령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음성 인식률을 높여야 하는데 바탕이 되는 게 음성 데이터라는 얘기다.

2016년 9월 SK텔레콤이 AI 스피커 ‘누구’를 국내에서 처음 선보이고 이후 KT의 기가지니(2017년 1월), 네이버의 프렌즈(10월), 카카오의 카카오미니(11월), LG유플러스의 우리집 AI(12월)가 순차적으로 출시되면서 AI 스피커 시장은 급속도로 커졌다. 기존 블루투스 스피커와 달리 말 한마디로 음악을 재생한다. 쇼핑도 하고 뉴스도 검색할 수 있다. 그러나 음성 인식률을 높여 사용자 맞춤형 기기로 변신하는 과제가 남았다. 단순히 ‘날씨 알려줘’, ‘뉴스 들려줘’ 수준이 아니라 사용자가 어떤 사람인지 학습하고 그 사용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특히 음성 인터페이스는 기존 검색과는 다르다. 기존 검색은 최상위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아도 나머지 3~4개 결과에서 원하는 결과를 찾을 수 있다면, 음성 명령의 결과는 단 하나의 답변을 통해 만족도를 줄 수 있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정확도’가 될 수밖에 없다. 정확도를 결정하는 것은 ‘데이터량’이다. 단순히 스피커 보급률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얼마나 스피커를 쓰느냐’, ‘쓸 때 얼마나 다양한 명령을 내리느냐’가 더 중요한 것이다. 예를 들어 ‘아이유 노래 틀어줘’라고 하면 아이유가 가수인지, 앨범인지 구분해낼 수 있어야 한다.

이에 기업들은 이용자들과의 접점을 늘리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9월부터 내비게이션 ‘T맵’에 AI 플랫폼 ‘누구’를 결합시켰다. 내비게이션을 통해서도 음성 데이터를 얻을 수 있게 된 것이다. KT는 금영노래방과 제휴를 맺어 ‘가정용 AI 노래방’을 만들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KT 기가지니는 이미 IPTV에 연결되는 셋톱박스형 ‘AI TV’ 형태로 보유하고 있다. 카카오미니는 카카오톡 보내기 기능을 비롯, 카카오택시 기능을 추가했다. 네이버 프렌즈는 음식 배달 응용 애플리케이션 ‘배달의민족’을 통한 음성 주문 서비스를 선보였고 LG유플러스와 협업해 ‘U+ 우리집 AI’를 내놨다. 다양한 서비스와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음성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SK텔레콤 관계자는 “스피커는 연령층이 다양한 층이 써서 데이터 폭은 넓은 데 비해 내비게이션은 운전 가능한 사람이 써서인지 발화된 내용이 다양하고 촘촘하다”며 “의외로 ‘오늘의 운세 알려줘’라는 명령어가 많다는 게 특이하다”고 말했다. KT 관계자도 “셋톱박스를 쓰는 고객층과 스피커를 쓰는 고객층이 다르다는 게 데이터로 확인됐고 이를 다시 학습에 활용 중”이라고 말했다.

구글·아마존 등 글로벌 기업이 진출한다고 해도 한국어 학습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음성 인식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 업체는 사투리 억양까지 지원하는데 그런 기능을 외국 기업이 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키입력에서 터치로 이제 음성으로 넘어가는 변곡점을 맞고 있는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는 게 발등의 불이 됐다”면서 “늘어난 음성 데이터를 바탕으로 얼마나 차별화된 서비스를 내놓느냐가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아영 기자 laykn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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