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진 위상 덕에 한국행 급증
18년 전 5개에서 60개로 늘어
국내 본부 둔 국제기구만 3개
종로·송도에만 28개 기관 몰려
한국인 직원 취업하기에 좋아
해외기관 진출에 좋은 디딤돌
댜양한 국적의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 직원들이 지난 7일 업무 이야기를 나누며 사무실 밖으로 나가고 있다. 김상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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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몇 년 전부터 이 땅에 둥지를 튼 국제기구가 크게 늘었다. 실제로 2000년 전까지 5개에 그쳤던 국제기구는 이제 60개가 됐다. 세계를 무대로 활약하려는 젊은이들에겐 여간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 한국에 살면서도 글로벌한 분위기 속에서 세계를 누비는 일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수많은 국제기구 중 한국에 본부를 둔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를 찾아 활력 넘치는 다국적 일터를 살펴봤다.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 가 입주해 있는 서울 정동 정동빌딩. 김상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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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아관파천(俄館播遷)'의 서글픈 무대였던 서울 정동 옛 러시아 공사관 터. 지금은 정동공원으로 불리는 이 역사적 현장 앞에는 독특한 디자인에 푸른 유리창이 인상적인 20층짜리 초현대식 건물이 솟아 있다. GGGI 본부가 입주해 있는 정동빌딩이다.
서울 정동에 본부를 둔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의 로고. |
GGGI의 분위기를 느끼기 위해 19층 사무실에 들어서려니 흰색 로고 외에는 초록색 넝쿨로 뒤덮인 대형 나무 세움 간판이 눈길을 확 끈다. 이곳이 자연 친화적 기구임을 대번에 일깨워주는 개성 넘치는 설치물이다.
지난 7일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의 한국인 직원들이 외국인 동료들과 함께 업무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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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불과 5개에 불과했던 국내 국제기구는 2017년에는 60개로 12배나 증가했다. 출처: 외교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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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개의 국제기구가 들어서 있는 서울 종로구 서울글로벌센터. [서울시설관리공단 제공] |
물론 이들 기구 중에 국내에 본부를 둔 경우는 GGGI, IVI, 그리고 2013년 설립된 녹색기후기금(GCF) 등 3개가 전부다. 대다수는 유엔 산하 기구이거나 정부 간 기구의 사무국, 또는 한국사무소다. 하지만 규모가 작든 크든, 외국인 동료와 손잡고 세계를 무대 삼아 일한다는 점에서는 마찬가지다.
국내 국제기구의 특징이라면 절반 가까이가 서울 종로와 인천 송도에 물려있다는 점이다. 세계화의 전략의 일환으로두 지방자치단체가 국제기구 유치에 큰 힘을 쏟았기 때문이다.
서울시가 서울글로벌센터 내 국제기구 소속 외국인 직원들을 위해 유치한 출입국관리사무소 출장소. 남정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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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서울글로벌센터에 입주한 기관들. 남정호 기자 |
송도 경제자유구역도 이 못지않은 국제기구의 요람이다. 도심 한가운데에 우뚝 솟은 G타워와 이 일대에는 UN거버넌스센터(UNPOG) 및 세계은행(World Bank) 한국사무소 등 15개 국제기구가 진출해 있다. 서울글로벌센터와 G타워는 모두 국제기구에 무척 좋은 조건으로 사무실 등을 빌려주고 있다고 한다. 나머지 다른 국제기구들은 부산·대전·거제·제주 등 각지에 흩어져 있다.
비록 있는 곳은 달라도 국내에 세워진 국제기구들은 해외보다 상대적으로 한국인 직원의 비율이 높다. 유치국인 한국 정부 및 관계기관과의 업무 협조를 위해 당연할 수밖에 없다. 다른 해외 국제기구보다 한국인이 들어가기 수월하다는 뜻이다. 국제기구 진출을 바란다면 노려볼만한 선택이 아닐 수 없다.
국내 국제기구도 한국인 직원을 뽑는 데 적극적이다. 로버트 도슨 GGGI 사무차장은 "뉴욕·제네바 등에서는 비슷한 곳에서 일했던 이들이 주로 국제기구에 오려 하지만 한국에서는 개인기업 출신 등 다양한 인재들도 지망해 선택이 폭이 넓다"고 설명했다.
인천 송도 경제자유구역 한복판에 위치한 G타워. 이 건물과 인근에 15개의 국제기구가 자리잡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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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에서 일하는 한국인 직원 정인희 선임연구위원. 김상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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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터라 정부도 한국인들의 국내외 국제기구 진출을 돕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한국이 국제기구에 내는 기여금에 비해 국내 출신 직원의 숫자가 크게 적은 까닭이다. 이 때문에 외교부는 한국인들의 진출을 돕기 위한 웹사이트를 만든 것은 물론 청사 내에 '국제기구 인사센터'를 두고 문의에 응하고 있다.
인사센터 측에서는 해외뿐 아니라 국내 국제기구에 자리가 나면 즉각 웹사이트에 올리고 있다. 이와 함께 『국제기구 진출 가이드북』도 만들어 희망자들에게 나눠준다. 이 안에는 지원방법 및 전략, 국내 국제기구 현황, 그리고 진출에 성공한 한국인 직원들의 수기가 담겨있다.
센터 운영을 맡은 최성은 연구원은 "매년 주요 국제기구의 인사 담당자 10여명을 초청해 이들 기관의 소개와 함께 취업 전략을 듣는다"며 "국제기구에 뜻을 둔 이들이 많아 매번 2000여명이 참가할 정도로 성황을 이룬다"고 덧붙였다. 불행히도 국내에서는 괜찮은 일자리 찾기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형편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두둑한 연봉을 받으며 세계 무대에서 보람있게 뛸 수 있는 국제기구는 여간 매력적인 직장이 아니다. 게다가 두둑한 연금에 최근에는 정년이 62세이거나 아예 없는 국제기구도 늘고 있다. 노후를 생각하면 이만한 곳도 없다.
이런 곳에서 일하기 위해 살인적인 물가와 싸우며 쪼들리며 살 거나 해외의 험지를 돌아다니는 이들도 많다. 이런 판에 '꿈의 직장'으로 통하는 국제기구가 코앞으로 몰려왔으니 치밀한 계획 하에 도전해 볼 일이다.
자료: 외교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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