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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MT리포트]한국GM 실사·금호타이어 매각·조선업 컨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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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봄 한국경제진단]금융논리 치우치지 않겠다는 '산업구조조정'…부실기업 연명시킬 우려도]

박근혜 정부에서 국책은행의 금융논리로 진행되던 산업구조조정이 '일자리정부'를 내세운 문재인 정부에서는 산업정책으로 중심을 옮겼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주재하는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산경장)가 컨트롤타워를 맡아 지역경제와 일자리문제까지 종합해 판단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 같은 방안 때문에 주요기업 구조조정이 금융논리를 거슬러 부실기업을 연명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가 혈세를 투입한 개별기업 살리기에 나서는 데 대한 비판적 여론도 변수다.

우선 정부는 군산공장 폐쇄방침을 밝힌 한국GM의 정부지원 요청에 대해서는 '투명한 실사'와 GM측의 '자구계획안 및 장기투자계획' 제출이 전제조건임을 밝혔다. 비상장기업이라는 이유로 불투명하게 운영됐던 GM의 높은 원가율 등 경영상황을 파악하고 GM이 한국에서 영속성있게 사업을 이끌어갈 의지를 보여야 외국인 투자지역 지정 등 요구조건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가 비교적 냉정하게 한국GM에 대한 협상에 임하고 있지만 이미 구조조정 타이밍을 놓쳐서 정책방향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10월까지 2대 주주인 KDB산업은행이 이사회 거부권을 보유하고 있을 때 메스를 들이대야했다는 비판이다.

지난 2일까지 진행한 한국GM 희망퇴직은 1만6000여명의 직원 중 2400여명이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폐쇄가 결정된 군산공장 1000여명 외에도 부평·창원공장에서도 신청자가 나왔지만 연간 인건비 등 감축 규모는 4000억원에 못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더 이상의 희망퇴직을 방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신 회계법인을 통한 경영실사 이후 GM본사측으로부터의 높은 부품 매입단가 조정 등을 통해 한국GM의 경영정상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또한 GM본사의 지분율을 줄이는 차등감자를 요구해 그간의 경영실패에 대한 책임을 물을 것으로 보인다.

금호타이어는 지난달 채권단이 차입금 만기를 1개월 더 연장해준 뒤 중국 더블스타에 매각할 방침을 정하고 자본유치협상을 개시했다. 금호타이어의 위기가 단순한 유동성 부족이 아닌 중국법인의 부실이기 때문에 더블스타를 통한 중국사업 정상화를 노리는 것이다.

산업부와 산업은행 등은 대안으로 검토했던 △채권단 공동관리 △자율협약·워크아웃 △사전회생계획제도 등은 신규자금 수요와 중국사업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선택지에서 뺐다. 외부자본유치와 비용절감, 수익성 확보와 시장점유율 제고 등을 모두 충족시키기 위해 더블스타에 경영권을 넘기기로 한 것이다.

아울러 더블스타는 국내 R&D(연구개발) 투자 확대와 글로벌 생산 거점 확장 등의 청사진을 정부에 전달했다. 정부는 더블스타의 운영계획이 실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성동조선해양·STX조선해양 등 중견조선사는 이달 중 산업경쟁력을 진단한 컨설팅 결과보고서가 나오면 구체적 구조조정 방향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당초 청산가치가 높다는 금융권의 지적이 있어왔지만 지역경제와 일자리 효과 등을 고려해 사업부문 구조조정 등으로 가닥이 잡힐 전망이다.

청산쪽으로 기울었던 두 회사의 운명은 정부가 지난해 12월 외부컨설팅을 의뢰하면서 바뀌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컨설팅 결과가 나온 이후 구조조정 방안을 확정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이미 고용을 유지하기 위해 기업을 존속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해운산업 역시 회생에 초점을 맞춘 정책지원이 나온다. 해운산업 구조조정을 지휘하는 해양수산부는 오는 7월 설립하는 한국해양진흥공사를 통해 선박 발주, 유동성 지원 등의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세종=최우영 기자 young@, 민동훈 기자 mdh524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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