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맥 유발 부위를 간단한 시술로 제거하는 것도 효과적인 치료 방법 중 하나다. 평균 수술시간은 1시간 정도다. 사진은 김영훈 고대안암병원 순환기내과 교수가 심방세동 전극도자절제술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고대안암병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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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맥은 심장이 비정상적으로 뛰는 병이다. 부정맥 환자 심장은 정상인에 비해 너무 빠르거나 천천히, 또는 불규칙하게 박동한다. 뇌졸중 등 합병증 가능성을 크게 키울 뿐 아니라 방치할 경우 심장마비 등 급사 위험도 높여 시기적절한 조치와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요즘처럼 일교차가 큰 겨울철엔 발병 가능성이 오르기 때문에 더 주의가 필요하다.
부정맥은 박동 속도와 발병 부위에 따라 종류가 나뉜다. 박동 속도에 따라 맥이 정상보다 빨리 뛰는 ‘빈맥’, 천천히 뛰는 ‘서맥’으로 분류한다. ‘세동’은 빈맥의 일종이다. 빈맥을 방치할 경우 심장이 리듬을 완전히 잃어 불규칙적으로 미세하게 진동만 하는 게 세동이다. 부정맥이 나타나는 부위에 따라서 심실빈맥·심방빈맥, 심실세동·심방세동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각기 치료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검사를 통해 자신의 증상을 확실히 파악해둬야 한다.
대한부정맥학회장을 맡고 있는 김영훈 고대안암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심장에 이상 증상을 느껴도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경우가 많다. 증상이 아예 나타나지 않는 환자도 종종 있다. 정상인 맥박이 분당 60~80회 정도인데 자가진단을 해본 후 이보다 맥박 횟수가 크게 많거나 적으면 병원을 찾는 편이 좋다”고 권했다.
부정맥은 합병증 위험도 높다. 특히 ‘심방세동’은 뇌졸중 위험을 크게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방세동 환자는 심방이 제대로 수축하지 못하고 떨기만 하기 때문에 심방에 혈액이 고여 혈전(피떡)이 생긴다. 혈전이 혈관을 타고 이동하다 뇌혈관을 막아 뇌졸중, 치매 등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심장의 엔진 역할을 하는 심실에 문제가 생기면 상황이 더 심각해진다. 심실빈맥·심실세동 등 이른바 ‘악성 부정맥’ 환자는 심장마비로 사망에 이를 수 있다.
김 교수는 “부정맥, 특히 만성 심방세동 환자는 정상인에 비해 뇌졸중 발병 가능성이 5배, 치매는 2배 이상 높다. 인지장애와 심부전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혈액 공급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에 어지럼, 피로감, 호흡곤란 등으로 실신하는 환자도 많다”고 경고했다.
부정맥 원인은 다양하다. 평소 심근경색이나 고혈압 등의 심장질환을 앓고 있었다면 부정맥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주로 60세 이상 고령에 자주 나타난다. 무리한 음주와 흡연, 수면 부족, 극심한 스트레스 등 안 좋은 생활습관도 부정맥의 주요인이다.
치료와 예방은 부정맥 발생 요인을 제거하는 데에서부터 시작한다. 생활습관 개선만으로도 부정맥 증상을 다소 완화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 중론이다. 초기에는 항부정맥제, 항응고제 등 약물 치료를 진행하는 게 보통이다. 심실빈맥이나 심실세동 등 악성 부정맥은 간단한 수술로 제세동기를 삽입해 심정지 시 전기 충격으로 생명을 유지하게 한다. 고주파를 이용한 전극도자절제술이나 내시경 수술을 통해 부정맥 유발 부위를 제거하는 방법도 있다. 최근엔 의학 기술 발달로 후유증과 재발 가능성이 크게 낮아진 상황이다.
김 교수는 “진단과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65세 이상 고령층이나 파일럿 등 여러 사람의 생명을 책임지고 있는 이는 국가적으로 심전도 검사를 의무화하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부정맥은 원인이 다양한 만큼 내과, 외과는 물론 수면센터, 신경과, 심장영상학 등 협진이 필요하다. 병원 선택 시 다방면으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지를 파악해야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나건웅 기자 wasabi@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45호·설합본호 (2018.02.07~2018.02.20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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