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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종영한 JTBC 주말극 '정숙한 세일즈'는 '성(性)'이 금기시되던 그때 그 시절인 1992년 한 시골마을, 성인용품 방문 판매에 뛰어든 방판 시스터즈 4인방의 자립, 성장, 우정에 관한 이야기를 그린 본격 풍기문란 방판극이다. 1990년대 초반이란 시대 배경을 가지고 그 시대에 살고 있는 여성들이 당시 편견을 이겨내고 우정과 사랑을 키워나가는 따뜻하고 유쾌한 작품이었다.
김성령은 "작품을 너무 행복하게 촬영했다. 반응 또한 좋아서 지금까지 한 작품 중에 손가락 세 개 안에 꼽을 정도로 내겐 선물 같은 작품이었다. 김은숙 작가님의 '상속자들'도 선물 같은 작품이었는데 그다음이 이번 작품이다. 과정 자체가 너무 즐거웠고 좋은 작품이었다"라고 전했다.
-19금 성인용품 방문판매란 소재가 파격적이었다.
"춘천 사는 동생과 만났는데 '언니 우리 동네 사우나에서 난리다'라고 하더라. 사우나에서 아줌마들이 '정숙한 세일즈' 얘길 하고 있다고, 아줌마들 사이에서 '우리도 성인용품점 가볼까?' 했다고 해서 '정말 대박이다' 그랬다. 내가 너무 바라던 반응이었다. JTBC 측에서 들은 얘긴데 50대 남자 시청자 수가 이렇게 상승한 건 역대 드라마 중 처음이라고 하더라. 50대 남자 시청자 수가 계속 늘고 있다고 해서 감독님한테 '남자들도 관심 있다니까, 이런 거 좋아한다니까'라고 했다. 이야깃거리를 만들어준 거니까 긍정적 반응이라고 생각한다."
-방판 시스터즈의 케미스트리가 주요했다.
"방판 시스터즈에 위기가 찾아왔는데 생각보다 빨리 풀렸다. 그게 어색하지 않았던 이유는 정말 우리 네 사람이 헤어지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실제로도 끈끈한 정이 있었고 그러다 보니 그게 설득력이 있었다. 시청자들도 그들이 깨지지 않길 바라지 않았나. 나도 막상 연기하는데 '우리 다시 보진 말자'라는 말이 목이 메어서 잘 나오지 않더라. (넷의 케미스트리는) 최고였다. 조웅 감독님이 복이 많은 건지 주연 캐스팅부터 해서 아역, 단역 등 다들 제 몫을 잘해줘서 작품이 잘 산 것 같다. 그거의 중심은 김소연 배우한테 있다고 생각한다. 선한 영향력의 실체를 봤다. 한 사람의 선한 영향력이 100명에 가까운 스태프들에게 어떤 영향력을 끼치는지 봤다. 소연이가 배려하고 열심히 하고 그렇게 하니까 그런 게 배우들에게 물들고 스태프 전체에게 다 물들었다. 주인공은 이래야 한다. 한 사람의 기분에 따라 현장이 힘들어질 수 있는데 소연이가 그렇게 하면서 전체를 이끌었다."
-남편 김원해(최원봉)와의 호흡은 어땠나.
"원해가 너무 잘해줘 가지고. 나와 첫 촬영 날 꽃다발을 줬다. 딱 들고 나타나서 무릎 꿇고 줬다. 그게 마음 문을 여는 시작이었다. 그리고 원해한테 한 수 배웠다. 배우가 보여줄 수 있는 거 다 보여주면 감독님이 반드시 필요한 거라고 생각하면 쓴다는 것이다. 그 마인드를 이번에 배웠다. 배우가 너무 갇혀있지 말고 연기해야 시너지가 더 나오는구나 싶었다. NG를 몇 번이나 냈는지 모르겠다.(웃음) 워낙 설정 같은 것도 본인이 잘 만들어오고 그래서 '왜 저렇게 시간 길게 준비를 많이 해가지고 온 거야?' 그랬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오늘은 뭘 준비해 올까?' 그런 기대가 가지고 연기하게 되더라. 내가 연기한 것에 대한 반응과 표정을 기대하며 보게 됐다. 너무 재밌었다."
-전체적으로 밝고 유쾌한 작품이었다.
"나도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복잡하고 머리 쓰고 잔인하고 폭력적이고 그런 것보다는 이런 작품이 좋다. 영화에선 망가지는 연기도 좀 했었는데 드라마에선 화려하고 예쁜 연기를 주로 했다. 그런 가운데 이런 작품이 들어오니 반가웠다. 망설일만한 요소가 없었다. 금희 역할에 만족했다. 코미디 연기랑 잘 맞는 것 같다. 코믹이 막상 연기를 하려고 하면 어려운데 몇 번의 코믹 비슷한 작품들을 하니 이젠 잘하는 것 같다. 코믹만 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다른 장르로는 귀신 나오는 거 하고 싶다. 막 무서운 거 있지 않나. 대사 많이 없고 몸으로 하는 연기를 해보고 싶다."
-평소 도전을 즐기는 편인가.
"배우는 내가 작품을 고를 수 있는 게 아니라 들어오는 작품에서 택해야 한다. 그럼에도 비교적 다양한 역할을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평소 도전적이다. 친구들이 뭐가 좋다고 하면 '그래?' 그러고 나서 바로 찾아보고 전화한다. 겉으로는 우아한데 속은 하인 기질이 있다. 화장실에서 대걸레 빤 물을 붓는 신 봤나. 대걸레에서 물이 질질 떨어지는데 내가 손으로 짰다. 대걸레가 더러우니 잘 안 잡는데 보는 순간 그렇게 했다. 모니터 보다가 다른 배우들이 너무 웃기다고 하더라. 안 그럴 것 같은 이미지인데 그러니 웃기다고. 원래 더러운 것도 잘 만지고 도전하는 것도 좋아하고 도전하고 싶은 것도 많다."
-금희와의 싱크로율은.
"80% 정도 되는 것 같다. 큰 결단을 내리기도 하고 우아하기도 하고 거침이 없기도 하다. 용기 있는 여자인 것 같다. 금희를 통해 내 나이에도 무언가를 도전해서 재미를 찾고 희망을 얻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 나이 들었다고 해서 집안에만 있는 게 아니라 도전할 수 있다는 것 말이다."
-연우진이 아들이라는 설정 알고 시작했나.
"촬영하는 동안 우진이랑 붙을 일이 없었다. 그러다 대본이 딱 나왔는데 '맞다, 아들이었지' 싶더라. 어느 정도 수위를 가지고 연기해야 할지 그 부분이 좀 어려웠다. 애를 안 낳겠다고 하면 원봉이 포기할 줄 알았는데 신여성으로 살게 해 주겠다고 하니 솔깃했던 것 같다. 마지막에 모든 고백을 했을 때 원봉이 있는 그대로 받아주지 않나. 멋있는 남자다."
-꾸준하게 작품을 하는 이유가 있다면.
"성격 자체가 거절을 잘 못한다. 출연료도 싸고 이러니까 캐스팅 제의가 오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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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용품들과 실제 마주했을 때 어떤 기분이었나.
"진짜 현장에서 구경하며 보기보다 예쁘다고 했다. 수다가 끝이 없었다. 첫 방판신은 거의 12시간을 찍었다. 지칠 만도 했는데 재밌게 찍었던 기억이 난다."
-가족들의 반응은.
"아들 둘 가진 엄마들은 뇌구조가 변한다고 하더라. 왜 변하는지 아느냐. 계속 거친 말만 하게 되니까 그런 것이다. 가끔 아들에게 '엄마 드라마 봤어?' 물어보면 '아니'라고 한다. 그러면 화가 나서 말도 안 한다. 뇌가 정상일 수가 없다.(웃음) 세상에서 제일 부러운 게 딸 가진 부모다. 아들만 있으니 우울하다. 남편도 '내일 첫방이야!' 그러면 '알고 있다' 그게 다다."
-방문판매를 경험해 본 적 있나.
"내가 1991년도에 영화 '누가 용의 발톱을 보았는가'로 데뷔했으니 그 시절이 너무나 자연스러웠다. 소품들도 반가웠다. 방문판매도 경험이 있다. 엄마가 냄비를 팔았다. 고등학교, 중학교 때였던 것 같은데 우리 집에 온 사람들에게 빵 만들어주고 요리해 주면서 냄비를 팔았다."
-슬립을 입고 노출하는 신이 있었다.
"그 신을 위해 돈을 많이 들였다.(웃음) 노출 위해 레이저 시술을 받고 단기로 굶기도 했다. 평상시에도 정말 시간과 돈을 많이 쓰고 노력을 많이 한다. 할 수 있는 거 다 한다. 한 가지만 해선 안 된다. 다 해야 시너지가 확 올라온다."
-요즘 즐기고 있는 운동은.
"운동은 테니스를 한다. 마이크로 스튜디오 운동은 같이 하고 있는 선생님과 올해로 10년째다. 그 선생님을 일주일에 한 번 이상 봤다. 자이로토닉은 최근에 했었는데 다른 운동을 하려고 하고 있다. 안 해본 거 거의 없다. 필라테스, 요가, 헬스 등 운동을 한 가지만 하지 않는다. 테니스는 유산소, 마이크로 스튜디오는 근력, 자이로토닉은 밸런스를 위함이었다. 10여 년 동안 한 번도 쉬지 않고 운동했음에도 가기 싫은 날이 있다. 어찌 됐든 약속이니 지킬 수 있는 것 같다. 무조건 간다. 하고 나면 기분이 좋다. 그거 때문에 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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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하고 싶은 게 있나.
"프리다이빙, 스쿠버 다이빙, 서핑 등도 했었는데 이번에 tvN '무쇠소녀단'을 보니 갑자기 사이클을 해보고 싶더라. 유이가 수영하는 거 보고 재밌겠다 싶기도 하고 막 하고 싶더라. 나이가 많아서 그런지 날 안 껴준 것 같은데 보면서도 '내가 했다면 할 수 있을까?' 싶긴 하더라. 또 커트 기술을 배우고 싶다. 미용 기술 같은 거 말이다. 배우고 싶은 게 많은데 나이가 들어가니 마음이 점점 조급해진다."
-연말 계획은.
"현재 찍고 있는 작품이 있다. 내년 3월까지 그 작품 촬영에 참여할 것 같고, 연말에 영화 '대가족'이 개봉하기 때문에 홍보 일정에 참여할 것 같다. 작년에 '꼰대희'에 나가서 '나 작품이 너무 많이 들어왔어. 일을 쉬고 싶다'라고 했더니 그 작품이 다 엎어졌다. 진짜 엎어지는구나 했다. 그러다 '정숙한 세일즈'를 한 것인데, 작년에 준비만 하다 끝나서 잘 쉬었다. 열심히 일하고 싶다."
-끝으로 '정숙한 세일즈' 시청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정숙한 세일즈'를 통해 사람들이 부끄러워하는 그런 것들이 수면 위로 올라오지 않았나. 밝은 곳에서 얘기할 수 있고 중년분들도 드라마를 통해서라도 그런 부분을 얘기하고 관심을 가지는 게 건전한 성문화라고 생각한다. 그런 거에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FN엔터테인먼트 제공
황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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