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FT “중국, 미국산 대두에 수입 제한 가능성”
WP “부시 전 대통령, 수입 철강에 관세 부과 뒤 자국 일자리 20만 개 줄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한국산 세탁기 등에 ‘관세폭탄’을 매기는 통상법 201조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서명식을 마치고 이를 공개하고 있다. [UPI=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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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정부가 한국·중국산 세탁기와 태양광에 세이프가드(긴급수입 제한조치)를 발동한데 이어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무역 보복 조치까지 예고한 가운데, 미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보복’이 오히려 자국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트럼프 정부의 보복 관세가 역풍을 일으켜 자국 산업이 타격을 받고, 상대국의 보복 관세를 불러 일으켜 ‘무역 전쟁’을 촉발시킨다는 것이다.
특히 미 언론들은 “미 최대 수출국인 중국이 보복 관세 조치를 취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미국산 대두(콩)가 수입 제한 대상이 될 것이라는 우려다. 중국은 미국산 대두의 3분의 1을 사들이는 수입국이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왕허쥔 중국 상무부 무역구제조사국장의 최근 발표를 인용, “중국 정부는 미국이 다자주의 원칙에 입각할 것을 요구한다. 또 ‘근린 궁핍화(beggar-thy-neighbor)’ 정책을 쓰지 말 것을 촉구했다”고 언급했다. WSJ은 중국 정부가 ‘타국의 경제를 희생시켜 자국의 경제적 이익을 챙기는 행위’를 일컫는데 이 용어를 쓴다고 설명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정부는 미국의 보복 관세가 자국(중국)의 수출 중심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것을 우려한다”며 “특정 부문에 대한 무역 보복 관세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매체는 미국의 최대 대중(對中) 수출 품목인 대두를 비롯한 농산물이 관세 보복 품목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브라질에 이어 두번째로 중국에 많은 대두를 수출한다. [블룸버그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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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역시 미국산 대두가 수입 제한 대상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매체는 “중국의 대두 수입 제한 조치는 미 중서부 지역의 농가에 큰 피해를 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020년 미 대선에서 이 지역에서 승리를 거둬야 한다”고 언급했다.
다만 “중국 역시 대두 수입 제한 조치에 따른 역풍을 맞을 수 있다”며 “중국이 수입하는 대두 상당량이 4억 마리에 이르는 자국 내 돼지에 먹이는데 쓰인다. 결국 사룟값과 돼지고깃값이 덩달아 오를 것”이라고 했다.
이어 CNN 경제매체인 CNN머니는 “중국 현지서 자사 제품 판매량이 높은 (미국 IT기업인) 애플과 인텔 등도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워싱턴포스트(WP)는 전임 행정부의 사례를 들었다. WP는 “지난 2002년 당시 대통령이던 조지 W. 부시가 수입 철강에 보복 관세를 부과했는데 그 결과 자국 자동차 회사와 가전 회사가 재료비 상승 탓에 일자리 20만 개가 줄어들었다”고 보도했다.
조진형 기자 enis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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