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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학생들 도우려 딴 자격증, 어느새 23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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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공주생명과학고 식품가공 담당 김채경 교사

경향신문

식품기사 등 23개의 자격증을 보유한 교사가 있다. 충남 공주생명과학고에서 학생들에게 식품가공을 가르치는 김채경 교사(39)다. 그는 학생에게 전문적인 지식을 전달하고, 학생의 특기·진로 개발을 돕기 위해 자격증을 취득했다.

김 교사는 대학 시절 취득한 유통관리사 등 5개의 자격증을 제외하면 교단에서 15년간 18개의 자격증을 획득했다. 2003년 서산 중앙고(구 서산농공업고)에서 처음 교편을 잡은 김 교사는 이듬해부터 자격증을 따기 시작했다. 그가 학교에서 처음으로 딴 자격증은 제빵기능사였다. 당시 학교에 제빵 실기를 가르칠 교사가 없어 학생을 지도하기 위해 본인이 직접 자격증을 취득한 게 계기였다.

김 교사는 “제빵기능사 외에 환경기능사도 한국식품마이스터고(구 충남발효식품고) 재직 당시 방과후 학교 강사가 구해지지 않아 실기 부분을 직접 가르치기 위해 취득했다”며 “교사가 가르치는 분야의 전문가가 돼야 학생이 제대로 된 기술을 배울 수 있고 역량도 키울 수 있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 교사는 본인의 전공인 식품가공분야 외에도 위생사, 비서, 화학분석기능사 등 다양한 자격증을 획득했다. 해당 분야를 준비하는 학생에게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에 학생과 함께 공부하는 과정에서 취득하게 된 것들이다. 이 때문에 학생들 사이에서 김 교사는 ‘족집게 강사 선생님’으로 불리기도 했다. 학생들이 공부하는 자격증을 먼저 취득한 뒤 기출문제를 분석해 출제경향을 알려주고 시험 노하우를 전수하는 과정에서 붙여진 별명이다.

그는 올해 계획 중 하나로 지게차운전기능사 취득을 꼽았다. 필기시험은 통과했지만 실기시험에서 7차례나 낙방했다. 김 교사는 현재 일과가 끝난 뒤 동료교사에게 지게차 운전을 배우고 있다. 김 교사는 “자격증을 계속 취득하는 데는 자존감이 낮은 학생에게 ‘노력하면 할 수 있다’는 것을 직접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있다”며 “‘내가 여기서 포기하면 학생도 포기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지게차운전기능사를 취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교사의 목표는 학생의 진로·진학에 관한 상담과 지도를 조금 더 전문적으로 할 수 있는 진로전담교사가 되는 것이다. 진로전담교사는 교육청이 현직 교사를 대상으로 일정 심사를 거쳐 선발한다. 진로전담교사 자격을 취득하면 학교의 진로·진학 상담 활동을 종합적으로 이끌게 된다.

<권순재 기자 sjkw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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