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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 (화)

[기자24시] 로스쿨 개혁 지금이 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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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로스쿨 편을 드는 게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여과 없이 보도해줘서 감사하다."

매일경제가 지난 5~10일 3회에 걸쳐 기획보도한 '기로에 선 로스쿨' 기사를 보고 한 로스쿨 출신 변호사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글이다.

매일경제가 '입시학원으로 변모한 로스쿨' '로스쿨 출신의 취업난' '변호사 시험(변시) 낭인 양성하는 로스쿨' 등 로스쿨의 병폐를 집중적으로 다뤘는데도 로스쿨 출신 변호사가 이 같은 반응을 내놓은 것은 그만큼 로스쿨을 둘러싼 문제가 해묵었고, 이를 해결하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취재 과정에서 만난 법조인들은 사시 출신의 변호사단체 회장이든, 로스쿨 평가위원회에 속한 인사든, 로스쿨 교수든 모두 '로스쿨 개혁'이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그중 "흔들면 드라이버가 들어가지 않는다"는 이찬희 서울지방변호사회장의 조언은 특히 귀담아들을 만하다. 그는 "로스쿨 제도에 잘못된 점이 있으면 개혁해 고치고, 30여 년이 지난 후에도 문제가 있다면 그때 '안락사'시키면 된다"며 더 이상 로스쿨을 흔들지 말 것을 주문했다. 로스쿨이라는 제도에 '개혁'이라는 나사를 조이려 하는데 계속 흔들면 실제 개혁이 진행될 수 없다는 취지다.

특히 로스쿨이 우리 사회에 가져온 긍정적인 요소를 무시할 수 없는 만큼 로스쿨 개혁은 더욱 필요하다. 실제 로스쿨 도입 후 송무시장에서 변호사 수임료는 조금씩 낮아지고 있다. 공익인권 활동 변호사는 풍성해지고 있으며, 사내 변호사도 예전의 부장·과장급에서 대리급으로 높지 않은 급여를 받는 변호사가 늘고 있다. 법무사·변리사·세무사 등 그간 변호사들이 하지 않았던 업무에 변호사들이 뛰어들어 무한 경쟁을 펼치기도 한다. 서울변호사회장의 말처럼 "소비자는 같은 택시를 모는 운전자 중 1종 보통 면허를 가진 운전자의 차를 탈지, 2종 자동 면허를 가진 운전자의 차를 탈지를 선택만 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로스쿨 개혁의 첫 단추로 '변시학원화된 로스쿨' 문제의 해결을 꼽는다. 이를 위해선 '합격 정원제'가 가져온 낮은 합격률 문제를 풀어야 한다.

이제 정부가 응답해야 한다. 특히 참여정부 당시 로스쿨 제도를 만드는 데 기여한 문재인 대통령이 행정부 수반을 맡고 있는 지금이 적기다.

[사회부 = 조성호 기자 summersky@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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