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09 (수)

은퇴가 사망리스크를 높일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직장에서 은퇴하면 활력을 잃는다. 은퇴 직후에는 약 30년 동안의 노동에서 해방돼 이제 삶을 즐겨보겠다는 생각도 하지만, 이내 은퇴로 인한 많은 변화와 할 일 없음에 힘들어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은퇴가 사망리스크를 높이는 것일까. 여성은 그렇지 않지만 남성은 은퇴로 인해 사망리스크가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야기하기 좋아하는 경제학자(conversable economist)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티모시 테일러(Timothy Taylor) ‘이코노믹 퍼스펙티브’ 운영 에디터는 지난 11일 마리아 피츠패트릭과 티모시 무어의 연구 ‘은퇴의 사망 효과'(The Mortality Effects of Retirement)를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이 논문은 공공경제학 저널(the Journal of Public Economics) 2018년 1월호에 실렸다.

다음은 논문 요약.

각종 사회보장제도를 받을 수 있는 자격은 62세부터다. 대략 미국인 중 3분의 1이 62세에 신청을 통해 사회보장 혜택을 받는다. 논문에서는 62세라는 나이가 전체 사망률에 어떤 변화를 주는지를 분석했다. 전체 미국 인구와 정확한 생일, 사망일 등 사망 데이터를 보면, 62세 직후 남성 사망이 2% 증가했다. 여성 사망에서의 변화는 미미했고 애매모호했다. 추가 분석에서 남성 사망의 증가는 직장에서의 은퇴, 그와 관련된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들에 기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테일러는 이 논문에 대해 특정 시기, 즉 은퇴 직후로 한정하긴 했지만 몇 가지 수치들로부터 좋은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첫째는 사회보장제도 신청 패턴이다. 여러 종류의 사회보장 혜택이 어떤 나이에 신청되는지는 다양한 규칙이 있었다. 예를 들어, 사회보장 장애급여는 더 이른 시기에 신청할 수 있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일반 사회보장 혜택이 시작되는 62세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 수치는 62세에 은퇴하는 사람들에게서 계단식 변화, 불연속성을 보여준다. 65세 시기에 신청건수가 더 완만해지는 것과 차이가 있다.

조선비즈


또 남성에게서는 역시 62세에 사망률 그래프에서 계단식 변화, 불연속성이 나타나며 사망률이 점프하듯이 높아진다. 반면 여성은 62세 전후에서도 별다른 변화 없이 나이에 따라 완만하다.

조선비즈


저자들은 이같은 차이를 유발하는 이유를 발견할 수 있는지를 알기 위해 행동적, 경제적 패턴에 대한 데이터도 분석했다. 원인결과 분석은 매우 어렵지만 저자들의 설명에 따르면 데이터를 통해 몇 가지 패턴이 나타났다.

예를 들면, 수입이나 건강보험 범위가 62세의 나이에 어떻게 변했는지에서 남녀 성별 차이는 없었다. 그러나 한 가지 차이는 남성은 사회보장 혜택 신청을 했을 때 여성보다 더 일을 그만두는 경향이 강했다. 남성들은 전에 흡연하지 않았더라도 흡연을 시작하거나 늘리는 경향도 있었다. 또 주로 앉아서 활동하는 경향이 있었다. 62세에 남성은 만성폐쇄성 폐질환, 폐암, 교통사고 등의 이유로 사망률이 높아지기도 했다.

테일러는 “결론을 말하자면, 당신이 은퇴한다면 흡연보다는 다른 습관을 가지고 주변에 누군가 은퇴할 사람이 있다면 그들을 초청해 산책하고 안아주라는 것이다”라고 글을 끝맺었다.

정재형 국제부장(ddotti@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