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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 (목)

“트럼프의 세탁기 공세, 현지공장 투자 노린 압박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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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통상당국자 “삼성·LG전자의 미국 현지공장 투자로

미국은 세탁기 세이프가드 목적 이미 달성”

트럼프, 한국산 철강 수입규제 최종결정 임박



한겨레

2017년 11월 22일 서울 역삼동 기술센터에서 미국 세탁기 세이프가드 관련 민관합동 대책회의가 열리고 있다. 산업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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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 세탁기에 대한 미국의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공세는 한국기업의 미국 현지 공장투자와 이를 통한 일자리 창출을 노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 전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엘지(LG)전자 등 한국산 세탁기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세이프가드조처 최종 결정시한이 오는 2월 2일로 임박한 가운데 강성천 통상교섭본부 통상차관보는 1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전자와 엘지전자의 미국 현지공장 투자로 세탁기 세이프가드의 목적을 이미 달성했는데, 이를 넘어선 과도한 수입규제는 현지공장 운영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강 차관보는 지난 9~11일 미국 워싱턴을 방문했을 때 미국의 세탁기 수입규제 조처를 둘러싸고 미국 통상당국자들에게 이렇게 설명했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세탁기 세이프가드 공세는 단순히 한국산 수입물량을 줄여 월풀 등 미국 가전회사를 보호하기 위한 측면뿐 아니라, 삼성·엘지전자가 미국에 현지공장 투자를 늘리도록 유도하는 압박 카드라는 얘기다.

삼성·엘지전자가 미국에 수출하는 대형세탁기는 대부분 태국·베트남에서 생산되고 있는데, 삼성은 최근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세탁기 가전공장을 건설해 지난 14일부터 가동에 들어갔다. 엘지전자도 올해 가동을 목표로 미국 테네시주에 세탁기공장을 건설중이다. 한국 가전기업이 이미 미국에 현지공장을 세웠으므로, 이제 트럼프 행정부가 세이프가드 실행에 나선다면 두 곳의 한국 현지공장도 생산 타격을 받아 미국 일자리에 피해가 초래될 수 있다는 논리를 앞세워 우리 당국이 세이프가드 반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통상당국 관계자는 “한국 가전회사가 미국에 지어 가동하는 공장은 사실상 미국 법인이 되는 셈”이라며 “미국의 세탁기 세이프가드 공세 뒤편에는 한국 기업의 미국 현지투자를 압박하기 위한 목적이 함께 깔려 있다”고 설명했다. 강 차관보는 “세이프가드 최종 발동이 불가피할 경우에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한국 내에서 생산·수출되는 세탁기는 세이프가드 적용을 제외하고, 무관세를 적용받는 저율관세할당(TRQ) 쿼터를 늘려달라고 미국에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달 중순께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 결정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특정 수입제품이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해 추가 관세부과나 긴급수입제한조처 발동)에 따른 철강제품 수입규제 동향에 대해 강 차관보는 “한국 철강 제품이 수입규제 대상에 포함돼 있는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며 “한국이 미국의 동맹국이므로 우리가 수출하는 철강 제품이 미국 안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한국이 저가 중국산 제품을 미국에 우회 수출한다는 미국 쪽의 우려는 오해라고 설득했다”고 말했다. 강 차관보는 “미국에 수출되는 한국산 철강제품 중에 중국산 소재를 사용하는 비중은 2.4%(2016년)로 매우 낮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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