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10 (목)

금리 상승세, 중소 증권사 채권평가손실 위험 더 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소 증권사 채권평가손실액, 당기순이익 80% 비중"

세계파이낸스

자료=한국신용평가


올해 금리 상승이 본격화되면서 증권사의 채권 평가 손실 규모가 적지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소 증권사의 경우 채권외 수익기반이 약해 손익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클 것이란 지적이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작년 6월말 기준 53개 증권사의 채권 보유액은 183조7000억원으로 전분기(181조8000억원) 대비 1.0%(1조9000억원) 증가했다.

증권사는 고객에게 환매조건부채권(RP), 주가연계증권(ELS)을 팔아 조달한 자금을 채권에 투자하고 운용을 통해 얻은 수익 일부를 고객에게 지급하고 있다. 증시 호황에 RP형 CMA 수요가 늘면서 채권 보유액도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형성되는데 금리가 상승할수록 보유 채권의 가치는 떨어져 손실을 입을 수 밖에 없다.

미국이 제로금리 시대를 끝내기로 하면서 작년 9월 이후 선진국의 국채금리는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작년 9월말 2.05%에서 작년말 2.41%까지 상승했고 현재 2.55%까지 올랐다.

회사별로 작년 3분기말 현재 미래에셋대우(24조3000억원)가 가장 많은 채권을 보유중이다. 이어 삼성증권(20조5000억원), 한국투자증권(19조2000억원), NH투자증권(17조4000억원), KB증권(15조2000억원), 신한금융투자(14조1000억원), 하나금융투자(10조2000억원), 메리츠종금증권(7조3000억원), 대신증권(5조9000억원), 신영증권(5조1000억원) 순으로 채권보유액이 많다.

1조원에 근접했던 작년 3분기 증권사들의 영업이익에서 채권운용수익은 감소세를 기록했다.

작년 3분기 증권사들의 합산 영업이익은 99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가까이 늘었다. 그러나 채권 등을 운용해 수익을 발생시키는 자기매매 및 운용부문 수익은 2분기(9040억원)보다 줄어든 7938억원을 나타냈다.

2016년 4분기 상당수 증권사가 적자로 전환했던 것도 채권 운용 손실 영향이 컸다. 2016년 4분기 자기매매 및 운용부문 수익은 1806억원으로, 2016년 3분기(5304억원) 대비 대폭 감소한 바 있다.

당시 채권보유액이 컸던 대형사들의 채권평가손실액은 증권사당 256억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손익에 미치는 영향은 채권외 수익기반이 취약한 중소형사들에 더 큰 타격을 입혔다. 2016년 4분기 대형 증권사의 채권평가손실 예상액은 분기 평균순이익(418억원)의 61%를 차지했지만, 중소형 증권사들은 분기 평균 순이익(27억원)의 80%에 달했기 때문이다. 중소 증권사들은 줄어든 증시 거래대금 탓에 수수료 수익 감소를 채권 운용으로 만회했는데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증권사들은 채권 만기 축소, 금리선물 등의 헤지운용을 통해 미리 대비하고 있어 큰 손실은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금리상승의 부정적 영향은 경상적 이익창출능력 범위 내에서 흡수가능할 것"이라면서 "금리, 주가 움직임에 따른 업계 구조적 취약성은 이미 증권사들의 신용도에 반영돼 있다"고 말했다.

장영일 기자 jyi78@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 Segye.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