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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 (금)

대한상의, 정치권에 정책 완급조절 부탁…민주당 “재계가 솔선수범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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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과 재계가 15일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굵직한 현안을 테이블에 놓고 마주 앉았다. 이 자리에서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정책의 완급 조절을 언급했지만 여당에선 재계의 솔선수범을 강조했다.

조선일보

15일 민주당이 대한상의를 방문해 ‘사회적대타협을 위한 현안 경청간담회’를 가졌다. /이현승 기자


이날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의 회의장에서 민주당 주최로 ‘사회적 대타협을 위한 현안 경청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노동시간 단축 등을 위한 사회적 대타협을 강조하면서 마련됐다. 민주당은 15일부터 19일까지 재계와 노동계를 차례로 만나 건의사항을 듣고 현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모두 발언에서 회원사와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시급하게 논의해야 할 과제로 ▲규제 개선 ▲빅데이터 활용 ▲서비스업 활성화 ▲빅데이터 활성화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인상 6가지를 제시했다.

이 과제와 관련해 박 회장은 “미래 성장을 위해 반드시 입법되어야 하거나 정책 적용을 위해 완급 조절이 필요한 과제가 상당부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2월 임시국회에서 규제 개선, 근로시간 단축 등 입법 논의가 한창 진행될 것 같다. 저희가 드리는 건의도 추가로 논의를 거치고 입법화되도록 노력해달라”면서 “여러 현안에 대해 치우치지 않는 현실적 대안을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재계에선 “입법을 통한 점진적인 근로시간 단축이 필요하다”고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가 근로기준법 개정안 합의에 실패해 청와대와 정부가 행정해석을 폐기할 경우 기업의 부담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오는 19일 소위원회 회의를 열고 근로기준법 개정안 논의에 나설 예정이다.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서 재계는 산입범위를 실제 받은 임금 총액으로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앞서 지난달 26일 최저임금위원회는 전문가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에서 산입범위에 매달 지급되는 정기상여금만 포함하는 내용을 다수 의견으로 냈다.

민주당에선 재계의 ‘역할론’을 강조했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기업과 노동자가 서로 협력하며 우리 경제의 질적 성장을 견인하는 우리 실정에 맞는 사회적 대타협인 한국형 사회연대모델을 만드는 데 대한상의가 적극적으로 솔선수범하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태년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저성장과 양극화 극복, 성장 잠재력과 신성장 동력 확충을 위해 대한상의도 함께 노력해 달라”면서 “대립적 노사 관계가 아닌 상생 협력의 노사관계를 위해 대한상의가 앞장서주기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약 1시간 가량 진행된 회의에서 재계는 규제시스템을 네거티브(법으로 금지한 것을 제외하고 모두 허용) 방식으로 전환해달라고 건의했다. 이에 홍익표 민주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규제 샌드박스를 포함해 2월 국회에서 추진할 것을 검토하겠다"면서도 "필요한 규제는 유지할 것"이라고 답했다.

빅데이터 산업 활성화를 위해 비(非)식별 정보를 활용할 수 있게 해달라는 주문에 대해서 민주당은 "비식별 정보는 괜찮지만 식별 가능한 정보가 될 수 있는 경우 사후 규제 토록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재계에선 서비스산업발전법 제정도 촉구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보건의료의 경우 의료 공공성 저해에 대한 우려가 있는데 이를 제거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면서 "서발법을 다시 논의하고 있다"고 답했다.

민주당은 근로시간 단축은 환노위 여야3당 간사 간 합의안을 바탕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저임금 산입범위는 최저임금위원회의 논의 결과를 반영해 (업종·지역별)차등 적용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회의 말미에 우원식 원내대표는 재계에 정례적인 만남을 제안했다. 우 원내대표는 "오늘 이 자리가 시작이고 경제적 이해관계 충돌을 서로 좁혀나가는 방향으로 신뢰를 만들어나갈 필요가 있다"면서 "여당으로서 노동조합과도 정기적 협력을 논의 하는 만큼 재계와도 정례적 만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좋은 제안이며 적극 동감한다"고 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민주당 김경수·윤후덕·윤관석·박홍근·홍익표·한정애·강훈식 의원이 참석했다. 대한상의에선 이경상 대한상의 경제조사본부장, 박영춘 SK 부사장, 김희용 동양물산기업 회장, 신박제 엔엑스피반도체 회장, 정진행 현대차 회장,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정기옥 엘에스씨푸드 회장, 김준동 대한상의 상근부회장, 박제근 대한상의 본부장이 자리했다.

[이현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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