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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 (금)

온 가족이 즐기는 프랑스 식당 `고메 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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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고메 트리`의 통오리 꽁피 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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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부부의 맛집기행-26] "한국인이 즐길 수 있는 프랑스 요리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남녀노소와 연령을 가리지 않고 모두가 맛있게 드실 수 있는 음식이면 더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메뉴 가짓수를 늘리기보다 적지만 제대로 된 요리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성동구 금호동 아파트 밀집지역에 자리 잡은 프랑스 식당 '고메트리(Gourmet Tree)'의 김성모 셰프(32)가 갖고 있는 요리에 대한 생각입니다.

'혼밥'이 유행하고 개성을 추구하는 시대에 김 셰프는 어떻게 역발상적인 생각을 하게 됐을까? "저희 집이 대가족이었습니다. 어려서부터 가족이 모여 식사하는 것이 익숙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요즘은 한 가족이 모두 모여 식사하는 일도 '행사'처럼 돼 버렸습니다. '식구'라는 것이 '밥을 같이 먹는 것'에서부터 시작되는데 가족 구성원들이 모두 바쁘게 살다 보니 서로 시간을 맞추기도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게 됐기 때문이지요. 더욱이 중장년층으로 올라갈수록 새로운 음식보다는 오랫동안 익숙했던 음식을 찾는 반면에 젊은 세대는 개성 있는 음식을 선호해 식구 모두가 만족하는 음식점을 찾는 일도 쉽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이런 고민을 해보신 분에게 추천드리고 싶은 음식점이 '고메트리'입니다. 이 집에서는 음식 맛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인 식재료를 당일 구입한 것을 당일 소진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을 만큼 신선재료로 음식을 만듭니다. 프랑스 요리이지만 맛도 담백합니다. 분위기, 편안하고요. 가족, 친구뿐만이 아니라 비즈니스를 위한 식사를 하는 데도 부족함이 없는 곳입니다. 절제돼 있으면서도 상냥한 직원들의 서비스도 인상적이고요.

'고메트리'에서는 음식을 어떻게 만들기에 각 연령대의 입맛을 고루 사로잡을 수 있을까 궁금했습니다. 모두를 만족하려 하면 자칫 특색을 잃기 마련이니까요. 프렌치 펍으로 유명한 신사동 '루이쌍끄(Louis Cing)'를 거쳐 프랑스 리옹에서 요리를 배운 김 셰프는 그 접점을 '소스'와 '간'에서 찾았답니다. "프랑스 요리는 재료를 응축해 만드는 소스가 중요한데 소스에서 한국인의 입맛을 고려했습니다. 요리의 간(염도)도 유념했습니다. 한식은 음식 속에 간이 배어들게 하는 데 비해 프랑스 요리는 표면에 처리하는 식이어서 고객들이 자칫 프랑스 요리는 한식보다 짜다고 느낄 수 있다는 점도 요리를 만드는 과정에서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고메트리'에서 눈길을 끄는 것 중 하나는 직원들의 팀워크입니다. 몇 명 안 되지만 각자 소임을 다하면서 긴밀히 상호 협력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식당에 손님이 붐빌 때 흔히 볼 수 있는 어수선함이 없습니다. 그런 결과가 편안함으로 이어지는지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이런 문화를 만들어 냈을까 궁금했습니다. '고메트리' 구성원들은 하나같이 "대표님이 잘 해주시는 덕분입니다"라고 입을 모읍니다. 구성원들이 오너를 높이(?) 평가하는 드문 케이스여서 음식점에 잘 나오지 않는 연규일 대표(32)를 따로 만나봤습니다.

직원들 평가를 전했더니 다소 멋쩍어하면서도 겸손함이 몸에 배어 있어 보이는 연 대표를 통해 '세상이 아무리 각박하다고 해도 이런 사람이 있어 그래도 따뜻하고 살 만하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사회학을 전공하고 사회적 기업에서 카페테리아를 운영해 본 경험이 있다는 그는 누구보다 음식을 좋아했고 주변에 요리하는 친구들이 많았던 덕분에 '고메트리'를 오픈하게 됐다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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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메 트리` 연규일대표(우)와 김성모 셰프(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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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는 주방 셰프 책임 아래 만들지만, 연 대표의 음식관과 경영철학이 '고메트리' 음식에 담겨 있습니다. "저희 집이 프랑스 식당이지만 격식을 따지기보다는 편안한 분위기의 음식점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식재료는 원가가 좀 들더라도 좋은 재료를 사용하려고 노력하고 있고요. 그럼에도 가격은 최대한 합리적으로 책정해 고객들께서 '괜찮은 음식을 적절한 가격을 내고 맛있게 먹었다'고 만족해하실수 있다면 그 이상 바랄 게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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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메 트리`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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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대표가 이런 경영철학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음식점에서 번 돈은 음식점에 재투자하고 식당 수입에 의존해 생활하지 않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운이 좋아 다른 일로 돈을 좀 벌 수 있었다는 그에게 음식이란 무엇일까 궁금했습니다. 사회학도 출신답게 한 문장으로 명료하게 정리를 해주더군요. "음식은 소통의 수단입니다." 그렇지요. 음식을 매개로 우리가 서로 더 많은 대화를 나누고 공감 폭을 넓혀간다면 세상의 갈등은 줄고 그만큼 더 따뜻해지지 않을까요. 저희들이 음식을 놓고 여러 독자님들과 이렇게 이야기를 나누는 목적도 다르지 않습니다.

♣ 음식점 정보
△메뉴
<점심 메뉴>
▷샐러드 & 수프- 토마토샐러드 1만8000원, 따뜻한 연어샐러드 2만원, 시저 샐러드와 닭가슴살 구이 2만원, 프랑스 리옹식 샐러드 2만2000원 등, 단호박 스프 9000원, 브로콜리 스프 9000원, 양송이 스프 9000원
▷파스타 & 샌드위치 등- 비스크소스 파스타 2만2000원, 라구소스 파스타 2만2000원, 오일 파스타 2만2000원, 크림 파스타 2만2000원, 크로크 마담 샌드위치 2만원 등
▷육고기- 스페인 이베리코 등심 스테이크 2만8000원, 오리 가슴살 스테이크 2만9000원, 통오리 꽁피 3만9000원
<저녁 메뉴>
▷샐러드, 스프는 점심 메뉴보다 2000~3000원 비싸나 보다 나은 식재료 사용
▷파스타- 랍스터, 비스크 소스 파스타 3만원, 도화새우 파스타 3만원 등
▷해산물 & 육고기- 가리비 관자·계절 야채·컬리플라워퓨리로 만든 화이트트리 3만원, 스페인 이베리코 스테이크 3만6000원, 저온 조리한 돼지 정강이 요리 3만9000원, 안심 스테이크 5만원 등
△위치: 서울 성동구 금호로 17(성동구 금호동4가 235), (02)2299-0572
△영업시간: 11:00~22:00(브레이크타임 15:00~18:00, 매월 첫째 주 월요일 휴무)
△규모 및 주차: 50석, 입주 건물 주차장 이용
△함께하면 좋을 사람: ① 가족 ★, ② 친구 ★, ③ 동료 ★, ④ 비즈니스★

♣ 평점
① 맛 ★ ★ ★ ★ ★
② 가격 ★ ★ ★ ★ ★
③ 청결 ★ ★ ★ ★ ★
④ 서비스 ★ ★ ★ ★ ★
⑤ 분위기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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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웅 을지대 교수·박정녀 하나금융투자 롯데월드타워WM센터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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