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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 (금)

올림픽 공식 파트너 아닌데... 롯데카드 특수 누린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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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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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인사이드-101] 평창동계올림픽이 정말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기업들의 마케팅 전쟁이 치열합니다. 특히 앰부시 마케팅(후원사가 아닌 기업이 교묘히 규제를 피해가는 기법)을 벌써부터 경계하거나 지적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지요. 그만큼 민감한 문제인데요. 그도 그럴 것이 올림픽 공식 파트너가 되면 거액의 후원금을 내야 합니다. 대신 해당 업종 독점 마케팅 권리를 행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앰부시 마케팅은 이를 교묘히 이용해 무임승차하려는 시도다 보니 당연히 눈엣가시가 될 수밖에 없겠지요.

금융권에서도 이런 논란은 적지 않았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신용카드 업계 올림픽 공식 파트너사인 비자카드는 다음달 열릴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특단의 대책을 내놓습니다. 비자카드와 제휴된 체크·신용카드만 사용 가능하도록 방침을 정한 겁니다. 참고로 비자카드는 전 세계 2만여 개의 금융사가 모여서 만든 글로벌 회사입니다. 전 세계 150여 개국 이상, 3000만개 이상 가맹점에서 비자(Visa)란 로고가 있는 카드는 결제가 가능합니다. 국내에서도 신용카드를 만들 때 일정 수수료를 내고 '비자' 기능이 있는 카드를 발급받을지 선택할 수 있지요. 아무래도 가맹점이 많으니 국내는 물론 외국 나갈 일 많은 이라면 대부분 발급받지요. 물론 비자 로고가 없는 신용카드 소지자도 많습니다. 이들은 평창올림픽 관련 매장에서는 본인 신용카드 대신 현금을 사용해야 합니다. 공식파트너의 힘은 이렇게 무섭습니다.

그런데 현금 쓰기 귀찮다면요?

그러면 방법은 또 하나 있습니다. 이미 일정 금액이 들어 있는 선불 신용카드를 구입하면 되는데요. 이때 주목할 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롯데카드입니다. 롯데카드는 올림픽 공식파트너가 아닙니다. 하지만 'Visa 롯데카드 웨어러블(Wearable)' 선불카드로 넘어오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롯데카드가 판매하는 착용형 선불카드인데요. 평창올림픽 마스코트 '수호랑'과 태극기 등이 새겨져 있습니다. 스티커형(신용카드 4종·선불 8종), 배지형(4종), 글러브형(1종) 등 3가지 형태로 시중에 나와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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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가 롯데카드에 경기응원 등 활동성이 많은 올림픽 행사를 감안해 손목 등에 부착할 수 있는 카드를 의뢰해 공동으로 제작했다고 하네요. 이 카드 특장점은 신체에 붙이거나 배지 형태로 착용할 수 있어 휴대하기가 간편하다는 점입니다. 또 비접촉식 결제가 가능한 근거리무선통신(NFC) 기술을 탑재해 특정 카드결제기에 대기만 해도 결제가 되니 너무 편리하다고 하네요. 선불카드 권종은 3만원권에서 20만원권까지 다양합니다. 올림픽이 종료된 후에도 국내외 가맹점에서 해당 카드 단말기가 있으면 이용할 수 있다고 하네요.

롯데카드는 비자카드 덕에 앰부시 마케팅 논란에서 비켜서며 때 아닌 올림픽 특수를 누릴 수 있게 됐습니다. 그런데 하고 많은 국내 카드사 중에 왜 롯데만 이렇게 비자카드의 간택을 받았을까요.

지난해 4월에 업계 최초로 내놓은 스티커 카드가 좋은 반응을 얻었기 때문이랍니다. 롯데 스티커 카드는 일반 신용카드 3분의 1 크기로 뒷면 보호시트를 벗겨낸 후 휴대폰 뒷면에 부착만 하면 바로 사용할 수 있어 큰 관심을 모았습니다. 출시 3개월 만에 7만명이 발급을 받아갈 정도로 호응이 좋았지요. 요즘 같은 스마트폰 시대에 보통 현금을 잘 안들고 다니잖아요. 그러니까 지갑도 안 들고 다니게 되고 그러니 자연스럽게 네모난 카드형 신용카드를 어디 넣고 다니기 불편한 게 현실이었지요. 이런 불편함에 착안해 롯데카드 스티커 카드는 붙이기만 하면 된다고 홍보했더니 과연 시장에서 열띤 호응이 일었지요. 그렇다고 기능이 제한적이지도 않아요. 이 카드는 교통비 결제부터 던킨도너츠·파리바게뜨 등 SPC가맹점, 세븐일레븐 등 3만5000개 오프라인 매장은 물론, 온라인에서 신용카드 결제 시 이용 가능해 편의성을 극대화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렇게 혁신성, 범용성을 인정받은 바 비자카드가 먼저 손을 내밀었다고 합니다. 웨어러블 선불카드의 주요 고객은 누가 될까요. 롯데카드 관계자는 "평창올림픽 외국인 관람객을 위해 만들었는데 아무래도 '인롄카드'나 알리페이 기반에 익숙한 중국인 관광객이라면 중국식 방식대로 결제를 할 수 없게 됐으니 이 선불 카드가 가장 많이 팔려나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선불카드, 올림픽 규약 때문에 금융 당국도 어쩔 수 없이 열심히 팔리게끔 장려하는 모양새를 취하게 됐습니다. 금융감독원은 카드는 비자카드만 사용 가능하다는 점을 알리는 동시에 소비자들이 선불카드 구매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업계 지도에 나섰다는 후문입니다. 금감원은 최근 롯데카드에 평창올림픽 현지에 선불카드 판매부스와 자판기를 충분히 확충해달라고 요청했다네요. 이에 따라 롯데카드는 평창올림픽용 선불카드 판매부스를 평창에 4곳, 강릉에 2곳 총 6곳 설치하기로 했답니다. 무인 자판기도 있습니다. 평창에 2개, 강릉에 4개가 선보일 것이라는데요. 금감원은 좀더 판매소를 늘리라고 요청하고 있다니 롯데카드 입장에선 등떠밀리는 척(?) 하며 열심히 팔아야 하는 입장이 된 거죠.

롯데카드 관계자는 "아무래도 지금은 판매처가 롯데카드 홈페이지랑 카드센터에 국한되다 보니 아직 관광객보다는 내국인 고객 위주로 소소하게 팔리고 있다. 올림픽 기간에 현장에서 외국인 고객이 많이 사갈 것으로 예상된다. 자연스럽게 롯데카드도 알릴 수 있게 돼 기대가 크다"고 밝혔습니다.

[박수호 매경이코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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