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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 (금)

우딸영어(12) - 영어교육사업가이자 학부모로서의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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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출처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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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의 엄마이자, 영어교육사업가인 한정림 대표(존칭 생략)에게 우리 딸 영어교육 방법에 관한 조언을 구했다. 참고로 한 대표는 이화여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명문 피츠버그대학에서 영어교육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 후 고려대에서 영어영문학 박사과정을 수료했고, 현재 잉글리시 헌트 대표이사이다. EBS 초등목표달성(초목달) 기획을 맡기도 했다.

한 대표는 아이들이 어릴 때, 엄마로서 “문제해결 능력을 어떻게 키워줄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계속 고민했었다고 한다. “단순히 단어 몇 개를 무조건 외우게 시키기보다는, 아이가 스스로 생각하며 논리성과 창의성을 키우는 방법을 고민했다.”

한 대표 경험에 의하면, 게임을 통한 학습이 효과가 있었다. “아이들이 어릴 때 훌라후프 2개를 거실에 두고 훌라후프를 하면서 서로 영어 단어를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영어 단어 놀이를 했다.” 또한, “콩주머니 4개를 손 닿기 쉬운 곳에 놓고, 저글링을 하면서 1분 동안 누가 더 많은 영어 단어를 말하기나 10개 단어를 더 빨리 말하기 게임을 했다”고 한다. 몸을 움직이며 동시에 생각하도록 하는 이 방법은 아이들에게 재미와 영어 단어 학습에 대한 즐거움을 줄 수 있다.

아이가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 구체적인 학습 목표를 정해 작은 성취감을 맛보게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예컨대, “앞으로 1주일 동안은 하루에 20분씩 영어로 얘기하자”라는 식이다. 한 대표는 그 목표가 달성되면 아이를 크게 칭찬을 해주고 자신감을 느끼도록 격려해 주라고 당부했다.

“아이는 영어를 습득하는 과정에서 영어가 외국어이므로 문법이 틀리고 자신이 부족한 점을 경험한다. 이때 아이에게 실수하는 건 잘못된 게 아니라는 점을 알려줘야 한다. ‘실수는 실패가 아니다’고 말한 토마스 에디슨의 정신을 일깨워주는 게 필요하다.” 이 점은 ‘영어는 실수할수록 는다’는 내 생각과 일치한다.

솔직히 나는 내가 봐도 비문법적인 엉터리 영어(Broken English)를 한다. 특히 말할 때는 더 심하다. 1997년 영국에 영어 연수 가서 틀린 영어로 참 뻔뻔스럽게 얘기를 자주, 많이 했다. 어떻게 보면 그게 일부 굳어진 것이 없지 않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내 영어 말하기가 좋아지지 않았을 것은 확실하다.

한 대표는 “영어 때문에 자식에게 잔소리하고 야단치면, 부모·자식 간의 관계도 소원해질 수 있고, 실제로 자식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우리 딸과의 관계에 관한 조언도 했다. 우리 딸에게 영어를 가르치겠다는 의욕은 높은 데, 의욕만 너무 앞서면 아이와의 관계가 틀어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그리고 아이가 아빠 바람대로 따라주지 않는다고 실망해서도 안 된다.

한 대표는 “에미가 손 놓은 자식, 남이 거둘 거라 기대 마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전수해 줬다. 그만큼 부모의 관심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맞는 말이다. 내가 손 놓은 우리 딸을 남이 거둬줄 거로 생각하는 순간, 우리 딸이 아니라 남의 딸이 된다. 우리 딸이 남의 딸이 된다고?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정채관 박사(교육학) 매일경제 우버人사이트 칼럼니스트 /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부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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