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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2 (토)

美달러, 세계경제 호조속 이유있는 `찬밥 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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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 자극에도 회복 안돼...투자자들 엔·유로·신흥 통화로 몰려

이코노믹리뷰

미 연준이 금년 내내 점진적 금리 인상을 예고하면서 달러가 상승하리라는 투자자들의 예상을 뒤엎고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출처= Public Domain Pictu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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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준이 올해내내 점진적 금리 인상을 예고,달러가 상승하리라는 투자자들의 예상과는 달리달러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출처= Public Domain Pictures 글로벌 경제의 가속 성장전망으로 투자자의 자금이 엔화, 유로화 및 신흥 시장 통화로 몰리면서올해내내 미 달러에 대한협공이 강화하게 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제선물거래소의 달러 지수(ICE Dollar Index)는 지난 12일 3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인 90.73을 기록했다. 이미 지난해 미국 달러는 2003년이후 가장 가파른 하락을 기록하며, 지난해고점인 3월2일 102.20에서10% 이상 떨어졌다. 이 지수는 미국의 주요 무역 상대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추적하는 지수다.

투자자들은 최근 몇 달간의 세계 경제 성장과 함께수년간 양적 완화를 지속해온 유럽, 일본의 중앙은행들의정상화 조치들이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유럽 은행과 일본 은행은 아직 시장에 대해 완화된 지원을 계속하고 있지만, 조만간 최대 경제국들이거의 10 년 동안 유지해온 금융 위기 후의 경기 부양책을 풀고 미 연준의 금리 인상에 동참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달러의 안정적 상승을 기대하고 크게높진 않지만 시장 수익률을 웃도는 미국 투자자산을 쌓아 온 투자자들에게 달러의 매력을 떨어뜨리게 만드는 요인이다. 글로벌 주식 시장과 더불어 다우 산업 지수가 연일 고점 기록을 세우긴 했지만, 주요 미국 지수 상승세는 최근 몇 개월 동안 외국 지수보다 떨어져 있으며, 이는지난 10년 동안 재미를 보아온 미국 시장이 이제는 투자 후순위로 밀리고 있다는 신호라는 것.

TD시큐리티스(TD Securities)의 북미 외환전략팀장인 마크 맥코믹은 “달러의 하락은 글로벌 주도권의 이양을 나타내는 징후이다. 투자자들에게 유럽과 일본의 경제가 투자하기 좋은 곳으로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달러 하락은 연준이 올해내내 점진적 금리 인상을 예고하면서 달러가 상승하리라는 투자자들의 예상을 완전히 뒤엎는 것이다. 최근 달러 하락 속도가둔화되긴 했지만, 연준이 금리 인상의 속도를 더하고 조만간 인플레이션이 올 것이라는 소식에도 달러가 상승세를 회복하지 못하는데 대해 일부 투자자들은충격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최근의 두 가지 예가 두드러진다. 지난 12일 발표된 미국의 소비자 물가 데이터가 견고했음에도 불구하고 달러 상승을 자극하지 못했다는 것과 최근 몇 주간의 국채 금리 상승으로 금리가 결국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것인가에 대한 해묵은논쟁에 불을 붙였는데도, 통화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다.

하이다 캐피탈 매니지먼트(Haidar Capital Management)의 사이드 하이다 대표는 "투자자들은 지금 달러화 강세를 야기할 수 있는모든 긍정적인 조치들이 실제 아무런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음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다 대표는 말레이시아, 칠레, 콜롬비아등 원자재 상품을 생산하는 신흥 시장의 통화에 한 달러 가치는 계속 하락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수의애널리스트들은 미국 재정 적자를 확대시킬 것으로 예상되는 세제개혁안의 통과로 2018년 달러의 하락세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재정 적자가 확대되면 달러는 하락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것은 국가가 자금의 부족을 메우기 위해 채권을 팔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골드만 삭스와 JP 모건은 미국 재정 적자가2017년 회계연도가 끝나는 9월말 6640억 달러(GDP의 3.4%)에서 2019년에는 1조 달러까지 올라가 GDP의 5%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으로는 최근 달러 약세는 단순히 시장내 힘의 변동을 나타내는 것 뿐이다. 달러는 2011년 최저치에 비교하면 비교 통화에 비해 거의 25%나 상승했다. 많은 애널리스트들은 이러한 상승은 미국 통화를 미국 경제의 기본 펀드멘탈이 보여주는 것 이상 상승한 것이라고 지적한다.

상품 수출로 해외에서 돈을 더 많이 버는 미국 대기업들은 달러의 추가 하락을 환영할 수 밖에 없다.달러 하락은 미국 제품의 해외 경쟁력을 강화시켜 수출을 부추길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정책 목표이기도 하다. 통화 약세는 또 연준의 금리 인상 여지를 더 넓혀 줄 가능성이 있다.

그렇지만일부 투자자들은 달러가 추가 하락하면 미국 경제에 대한 믿음이 흔들려 모처럼 높이 평가된 주식 시장이 다시 하락할 수 있고 금리 인상에 대한 연준의 판단이 복잡해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달러의 급격한 하락은 또 인플레이션이 정책 입안자와 투자가가 바라는 적정 속도 이상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우려를 자극할 수도 있다.

선물 시장에서 달러에 대한 순투자는 지난 12월 한 달 동안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는 공화당이 이번 세제개혁안에 포함시킨, 기업들의 해외 자금 본국 송금에 대한 일회성 세금 인하를 활용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그러나 유로화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면서 최근 몇 주간 달러에 대한 투자는 계속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소시에테 제네랄(Société Générale)은행의 키트 저키스 전략가는 “수익률을 좆는 투자자들에게는 통화 정책이 아직 정상으로 회복되지 않은 유럽과 일본 같은 국가들이 가장 높은 이익이 얻을 수 있는 곳”이라며 “이미 한 물 간 시장에서 물건을 사고 싶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석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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