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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이동철 KB카드 사장, 구원투수 나선 전략통…스웨그 신설해 창의적 조직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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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 금융권 새 사령탑 ◆

매일경제

KB의 대표적 '전략통'으로 꼽히는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이 악화일로인 카드업계에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KB금융지주는 지난달 20일 상시지배구조위원회를 열고 이 사장을 KB국민카드 대표이사에 내정하면서 "카드업은 사업 수익 감소를 상쇄하기 위해서 신규 사업 진출과 디지털화 같은 경영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프로세스 정비를 위해 이 사장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KB국민카드는 전반적으로 악화되고 있는 업계에서도 공격적인 영업으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3분기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를 합한 시장점유율이 15%를 넘었고, 신상품 출시와 빅데이터 경영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는 평가다. 그러나 3분기 기준 당기순이익이 804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약 2.1% 감소하면서 경영환경 변화의 칼바람은 피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 사장이 보여줄 경영 행보가 이목을 끌고 있다. 그는 KB금융지주·은행·생명보험 등에서 두루 근무한 경력을 갖췄고, 본부에서는 전략기획부·경영관리부에서 오래 근무했다. 특히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 합병 당시 통합추진단장을 맡는 등 굵직한 인수·합병(M&A)을 성공적으로 완수했다고 평가받는다.

이 대표는 지난 2일 취임식에서 "KB카드가 수많은 위기에서 보여준 단결력과 추진력은 가장 큰 저력이자 힘"이라며 "1등 카드사라는 성공 DNA를 다시 일깨워 새롭게 변화된 KB카드를 보여주겠다"는 취임 일성을 밝혔다. 그는 이를 위해 △창의적이고 역동적이며 끈질기게 실행하는 조직 구축 △미래 성장동력 발굴과 본업 경쟁력 강화 △디지털 시대에 적합한 KB금융그룹 성장의 선도적 역할 수행을 3대 핵심 과제로 꼽았다. 이를 위한 조직 개편도 최근 단행했다.

먼저 창의적 조직을 구축하기 위해 상설 애자일(Agile, 민첩·기민한) 조직 '스웨그(SWAG, Smart Working Agile Group)'를 신설했다. '스웨그'란 본래 패션·힙합 등 사회 문화 영역에서 자유분방함, 가벼움, 약간의 허세 등의 의미로 쓰이는 단어인데, 이를 조직 문화에 입힌 것이다. 스웨그 조직은 새로운 기업 문화 구축, 로보틱스 프로세스 자동화(RPA) 등의 기존 혁신 과제, 고객 마케팅 체계 전환 등 과제에서 독립적인 의사결정권·전결권을 갖고 혁신과 변화를 이끌어갈 예정이다. 새롭게 선보인 '본부주도 자율 조직제'도 대내외 환경 변화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도입됐다. 담당 본부장이 필요하다고 판단할 때 본부를 자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어 주요 현안에 따라 조직을 재설계하고 인적 자원의 '선택과 집중'도 가능할 전망이다.

두 번째 핵심 과제인 '미래 성장동력 발굴'을 위해서 해외시장 진출을 본격 확대할 예정이다. 우선 글로벌사업부를 확대 개편했다. 앞서 진출한 라오스·미얀마 등에서의 사업 활성화를 더욱 촉진시키고, 인도차이나반도 국가를 중심으로 해외 진출 지역을 확대해갈 예정이다. 각종 대행 사업 발굴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대행 업무를 담당할 'PA(Processing Agency)추진부'도 신설했다. 우선 PA부는 카카오뱅크 체크카드 관련 업무를 대행해온 업무를 안정적으로 운영해나가고 있다. 디지털 시대에 맞춰 빅데이터 역량도 대폭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KB금융그룹 차원에서 신설한 카드·지주·은행 3사 통할 '데이터전략본부'에서 카드사 데이터 부문의 자산화·수익화 등 업무를 진두지휘한다.

이 사장은 위기와 변화를 맞닥뜨린 현 상황에 대해 '충분히 생각한 뒤 과감히 실행한다'는 뜻의 '숙려단행(熟慮斷行)' 정신을 가져야 한다고 취임사에서 당부했다. 그는 "불확실한 시장 변화에 대응하고 임직원 모두가 주인 의식을 갖는 새로운 KB국민카드를 만들겠다"며 "KB국민카드의 존재 이유는 바로 '고객'이라는 대명제를 기억하고 새로운 도전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동철 KB카드 사장은...

△1961년 제주 출생 △제주 제일고, 고려대 법학과, 미국 툴레인대 로스쿨(LLM) △1990년 KB국민은행 입행 △2002년 미국로펌 심슨대처&바틀릿 근무 △2004년 뉴욕지점장 △2006년 전략기획부장 △2007년 지주회사설립 사무국장 △2008년 KB금융지주 전략기획부장 △2009년 KB국민은행 태평동지점장 △2010년 KB금융지주 경영관리부장·전략기획부장 △2012년 KB금융지주 전략기획부장(상무) △2015년 KB생명보험 경영기획본부 부사장 △2016년 KB금융지주 전략기획부·시너지추진부·재무기획부·보험유닛·IR부 총괄전무 △2017년 부사장 겸 전략총괄 CSO △2018년 KB국민카드 대표이사 사장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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