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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난민과 국제사회

"메르켈 난민 정책 지나쳐" vs "테러는 개인 악행일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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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테러 1년 현장에선]애도 물결 여전…난민 수용에 대한 불만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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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테러가 1년여 지난 지금도 브라이트샤이트 광장에는 추모객들이 이어지고 있다. /베를린=최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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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크리스마스마켓이 들어선 베를린 브라이트샤이트 광장 북쪽 입구. '다문화 도시'라는 별칭에 걸맞게 휴일을 즐기기 위한 사람들이 피부색을 가리지 않고 몰려들었다. 친구, 연인, 가족들이 얼굴을 마주 보며 크리스마스의 기쁨을 나눴다.

다만, '이곳'에서는 발걸음을 멈추고 조의를 표했다. 지난해 12월 19일 크리스마스마켓 방문객을 대상으로 자행된, 일명 '베를린 테러' 장소다. 망명 신청을 거부당한 튀니지 출신의 난민 아니스 암리가 대형 트럭을 몰고 인파가 밀집한 크리스마스마켓으로 돌진해 12명이 사망하고 56명이 다친 곳이다.

사고 지점은 추모객들로 가득찼다. 트럭이 멈춰선 곳과 맞닿은 카이저빌헬름 기념교회 계단에는 사망한 12명의 이름이 적혀있었다. 각 이름 옆에는 희생자들의 사진도 놓여있었다. 계단 앞은 추모객들이 두고 간 천연색의 꽃과 양초로 가득찼다. 추모객들은 조화(弔花)가 만들어 낸 반원 옆으로 자연스레 쭉 늘어서서 희생자들을 기렸다. 사람들이 발을 딛고 있던 광장 지면에는 사고 지점부터 도로까지 실선 하나가 도금돼있었다. 사고 당시 가해자가 트럭을 몰았던 경로를 표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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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범이 몰았던 트럭 경로. /베를린=최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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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객들은 희생자들을 기리면서도 해당 사건이 이민자 혐오로 확대되는 것에 대해선 경계했다.

이날 마켓을 방문한 롤랜드 슈스터씨(49)와 유르겐 심멜씨(58)씨는 "무고한 사람을 희생케 한 가해자가 원망스럽다"면서도 "독일 같은 다문화 지역에서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을 뿐, 이것이 이민자들의 특성이나 메르켈 총리의 난민 정책 때문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메르켈 총리는 난민 포용정책으로 2015년 100만 명에 가까운 난민을 받아들인 바 있다. 쿠바에서 건너온 발레리아 아라고네스씨(24) 역시 "테러 이후에도 독일인들이 특별히 이민자를 차별하는 것을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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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한국 교민은 "지난해까지 보이지 않았던 바리케이트가 눈에 띈다"며 "테러를 의식한 안전조치가 아닐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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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이 지금도 애도의 물결이 가득한 가운데, 보다 삼엄해진 경비는 지난해 테러가 얼마나 독일인들에게 충격적으로 다가왔는지를 방증하고 있었다. 경찰들은 2~3명씩 짝을 지어 마켓을 돌아다니며 테러의 위험에 대비하고 있었다. 시장 주변부는 높이 1m 정도의 콘크리트 바리 케이트가 놓여있었다.

7년째 베를린에 거주 중인 한국 교민 전승희씨(39)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도로와 마켓 사이를 가로막는 장애물이 없었다"며 "트럭 돌진 위험을 의식한 구조물"이라고 말했다.

상인들 역시 추모의 발길이 달갑지는 않은 듯 보였다. 대부분 상인들은 테러에 대한 인터뷰를 거절했다. 이 지역 크리스마스마켓 상인들이 다같이 의견을 모아 내린 결정이다.

지난해와 올해 연이어 이곳에서 인형 뽑기 상점을 운영하는 사브리나씨(53)는 "사건이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테러가 잊혀 져야 사람들이 안심하고 마켓을 찾을 것"이라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사브리나씨는 "우리나라에도 복지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빈곤층이 많은데 난민에게까지 주택 등을 제공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며 메르켈의 기조에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최민지 기자 mj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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