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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트럼프 2기' 국방장관 후보도 낙마? '성폭행 의혹 보고서'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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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 여성 "헤그세스 알몸 상태, 음료에 무언가 들어간 듯" 주장…헤그세스 "불륜이었다"

머니투데이

폭스뉴스 진행자 출신으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2기 국방장관으로 지명된 피트 헤그세스./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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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법무장관으로 지명한 맷 게이츠가 자진 사퇴한 가운데, 국방장관으로 지명한 폭스뉴스 출신 피트 헤그세스 역시 트럼프 당선인의 신용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그동안 두루뭉술하게 전해진 성폭행 의혹이 경찰의 사건 보고서를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나면서다. 인수팀도 보고서 공개에 충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보도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 주 몬테레이 경찰은 전날 늦은 밤 헤그세스의 성폭행 의혹을 조사한 보고서를 공개했다.

그동안 헤그세스는 합의된 성관계였다며 성폭행 의혹을 부인했다. 내용을 발설하지 않는 조건으로 상대 여성에게 대가를 지급한 것에 대해서는 성추문 때문에 폭스뉴스에서 해고될까봐 줬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번에 공개된 경찰 보고서 내용은 딴판이었다. 사건은 캘리포니아 여성 공화당원 대회가 열린 2017년 10월7일 벌어졌다. 보고서에서 가명 '제인 도'를 사용한 이 여성(이하 제인)은 다른 여성당원들과 함께 호텔 바를 갔다고 진술했다. 헤그세스도 함께였다.

이곳에서 제인은 헤그세스가 여성들의 다리를 접촉하는 등 부적절하게 행동한 것을 목격했고, 곧 말싸움이 벌어졌다. 호텔 직원은 제인은 멀쩡해보였지만 헤그세스는 만취한 상태였다고 진술했다.

이후 제인과 헤그세스는 호텔 방으로 이동했다. 여기서부터 제인과 헤그세스의 진술이 엇갈린다.

제인은 그와 함께 방까지 들어온 경위가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당시 제인은 남편, 어린 자녀들과 함께 호텔에 투숙 중이었는데, 방에서 남편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다 헤그세스에게 휴대전화를 뺏겼다고 진술했다. 그리고 헤그세스가 문을 막고 못 나가게 했다고 한다. 그 다음 기억은 확실치 않으나 헤그세스가 알몸 상태였던 것은 기억난다고 했다. 제인은 헤그세스에게 성폭행을 당한 것 같다고 남편에게 말한 뒤 병원 진료를 받았다. 병원에서 제인은 방에 들어가기 전 마신 음료에 뭔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헤그세스는 당시 두 번째 아내와 이혼 절차를 밟고 있었다면서, 서로 불륜을 저지르고 있단 것을 알고 있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제인으로부터 남편에게 다른 호텔방에서 잠들었다고 둘러대겠다는 말도 들었다고 주장했다.

몬테레이 경찰은 2021년 3월 이 보고서를 헤그세스에게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트럼프 인수팀이 이 보고서 내용까지는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WSJ는 전했다. WSJ 취재에 응한 익명의 인수팀 소식통은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며 "구설이 계속되고 여론이 악화된다면 헤그세스가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신용을 잃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인수팀의 공식 입장은 헤그세스를 지지한다는 것. 캐롤라인 리빗 인수팀 대변인은 "보고서 내용은 헤그세스의 변호인이 말한 것과 일치한다"며 "이미 조사가 끝나 무혐의로 불기소 처분된 사안"이라고 밝혔다.

헤그세스가 국방장관으로 인준을 받으려면 상원에서 최소 50석의 찬성 표를 얻어야 한다. 이번 상원 선거에서 공화당이 53석을 차지했기 때문에 이탈 표를 3석 이하로 유지하면 된다. 그러나 헤그세스를 향한 공화당 시선은 곱지 않다. 트럼프 당선인이 예비역 소령 경력인 그를 국방장관으로 지명했을 때부터 공화당 의원들은 "누구냐"며 당혹감을 드러냈다.

게다가 지금은 트럼프 당선인이 법무장관으로 뽑았던 맷 게이츠 전 하원의원이 미성년 성매매 의혹으로 낙마한 상황. 헤그세스 상원 인준에서 이탈 표가 더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게이츠 전 의원에 대한 하원 윤리보고서를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공화당 케빈 크레이머 하원의원은 "우리 군에 성폭행 문제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꽤 큰 문제"라며 헤그세스 인선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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