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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제22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놓친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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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준결승 제1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커제 九단 / 黑 신진서 八단

〈제6보〉(68~78)=많은 팬이 스무 살 커제를 베테랑급 연령대로 알고 있는 것은 그의 실적이 워낙 눈부시기 때문일 것이다. 커제는 지난 10월 20세 이하 세계 대회인 이민배 우승을 끝으로 '신예' 딱지를 뗐다. 메이저 네 차례 우승을 모두 '미성년자' 신분으로 이뤄냈으니 놀라울 뿐이다. 4회만으로도 이미 구리(8회)에 이어 중국 기사 중 세계 메이저 최다 우승 2위에 해당한다. 마샤오춘·창하오·쿵제 등 하늘 같은 선배들을 모두 제쳤다.

백 68이 침착했다. 참고 1도는 백에게 A의 약점이 남고, 참고 2도 역시 흑이 만족스러운 결과다. 흑 입장에서 보면 좌상귀에 손을 안 대고도 살아 있는 상황이어서 68 시점의 형세는 다시 팽팽해졌다는 진단. 하지만 그 직후 신진서는 17분의 장고 끝에 치명적 완착을 범한다. '가'나 '나'의 약점을 예방하기 위해 둔 69가 그것.

우하 백 대마를 선제적으로 추궁할 최적의 타이밍을 놓쳤다는 게 69의 죄과다. '다'로 안형(眼形)을 찔러 공격했으면 백은 혹독한 대가를 치렀을 것이다. 참고 3도는 한 예로, 이처럼 외곽을 봉쇄하고 귀마저 살면 백도 여유가 없는 국세였다. 백이 먼저 72~78로 정비해선 모든 낙이 사라져가는 분위기.

조선일보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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