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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포항 시험장 14곳 중 6곳 균열… 수능 볼 수 없는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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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5.4 지진]

김부겸 "여진 생기면 감당 못해"… 文대통령, 연기 최종 결정

교육부는 15일 밤 수능을 일주일 연기하면서 "포항 지역 수능 시험장 14개교를 전수 점검한 결과, 14개교 중 포항고, 포항여고, 유성여고 등 6개 고교 건물에서 균열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포항이 물리적으로 수능을 치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포항여고의 경우 교실 벽과 칠판 사이 심각한 균열이 일어났고 창문과 출입문이 떨어졌다. 교실 형광등과 텔레비전이 떨어진 학교도 있었다. 여진이 계속되면서 건물 출입이 불가능해 내부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는 학교도 있었다.

포항 지진 직후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는 '수능 연기'를 요청하는 글이 잇따랐다. 한 청원인은 "건물이 무너지고 금이 가 있는 학교가 많아 정상적인 시험을 볼 수 없는 상태"라며 "적어도 최소한의 안전 점검 후 시험을 치르는 데 관련 부처가 나서주길 희망한다"고 했다.

수능 연기가 결정된 직후엔 지지와 반대가 엇갈렸다. 서울의 수험생 학부모 김모씨는 "포항을 생각하면 시험을 미루는 게 맞는 것 같지만, 사상 첫 수능 연기에 아이가 심리적인 위축을 겪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연기 결정이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내일(16일)도 여진이 계속될 경우 수험생 안전은 물론 듣기평가 등에 큰 차질이 생긴다는 게 포항 현장에 내려간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의 판단이었다"고 말했다. 포항 한 곳에서만 수능에 문제가 생겨도 감당할 수 없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김 장관이 이런 내용을 교육부총리에게 보고했고, 교육부총리가 대통령에게 수능 연기를 건의해 최종 재가를 얻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정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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