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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금)

흔들리던 샤오미…‘온라인 온리’ 버리고 오프라인으로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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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8일 오후 1시 중국 상하이의 지하철 취푸루(曲阜路)역 근처 대형 쇼핑몰 ‘다위에청(大悦城).’ 이 건물 3층 ‘샤오미의 집(小米之家)’은 스마트폰과 전동휠, 드론, 로봇청소기 등을 구경하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방문객들은 장바구니에 한국에서도 열풍을 일으킨 보조배터리와 블루투스 스피커를 여러 개씩 담기도 했다.

‘샤오미의 집’은 샤오미의 모든 제품을 판매하는 오프라인 직영 매장이다. 주력 제품인 스마트폰 외에 TV, 로봇청소기, 밥솥 등 가전제품, 공기청정기와 정수기, 체중계 등 생활용품, 가정용 IP 카메라와 액션카메라 등 카메라 제품, 미밴드와 스마트워치 등 웨어러블 기기, 캐리어 등 여행용품을 한곳에 모아 파는 만물상이다. 매장 한쪽에는 제품 수리를 해주는 서비스 센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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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8일 중국 상하이의 쇼핑몰 ‘다청위에’에 있는 샤오미 매장. /김남희 기자



빨간색 유니폼을 입은 매장 직원은 “스마트폰을 직접 써보거나 전동휠을 타본 후에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많다”며 “특히 주말에는 샤오미 매장이 없는 다른 도시에서 온 사람들이 많이 찾아와 매장이 붐빈다”고 말했다.

다위에청에 있는 ‘샤오미의 집’은 지난해 5월 문을 열었다. 현재 상하이에만 5곳, 중국 전역에는 200곳이 넘는 ‘샤오미의 집’이 있다. 2016년 최악의 해를 보낸 샤오미가 온라인으로만 제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온리(online only)’ 전략을 버리고 오프라인 매장에서 부활의 신호탄을 쏜 것이다.

◆ 지난해 세계 ‘톱 5’ 탈락…오프라인 전환으로 부활 신호

샤오미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높은 제품을 잇따라 출시하며 한때 한국에서 ‘대륙의 실수(저가·저품질 제품이 많은 중국에서 어쩌다가 실수로 괜찮은 제품이 나왔다는 뜻)’로 불릴 정도로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샤오미는 지난해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출하량 기준 점유율에서 5위 밖으로 밀려났다(시장조사 기관 IDC 집계). 2015년 같은 조사에서 샤오미는 1위를 차지했으나, 지난해엔 삼성전자(005930), 애플, 화웨이, 오포, 비보에 1~5위를 내주며 굴욕을 맛봤다. ‘샤오미의 반짝 성공이 막을 내리고 있다’는 비관론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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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8일 중국 상하이의 쇼핑몰 ‘다청위에’에 있는 샤오미 매장에서 방문객들이 매장을 둘러보고 있다. /김남희 기자



올 하반기 들어 샤오미는 보란 듯이 ‘톱 5’로 복귀했다. 이달 2일 발표된 IDC의 보고서를 보면, 샤오미의 올해 3분기(7~9월) 스마트폰 출하량은 2760만대로,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5위를 기록했다. 샤오미의 3분기 출하량은 지난해 3분기(1360만대) 대비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이다. 이 기간 점유율은 3.7%에서 7.4%로 높아졌다.

샤오미가 오프라인 매장을 공격적으로 늘린 것이 주효했다. 샤오미는 지난해 초 중국에 ‘샤오미의 집’ 첫 매장을 연 이후 이달 11일까지 20개 이상 성(省)에 230개가 넘는 매장을 열었다. 지난달 말까지 매장을 다녀간 방문자 수는 3200만명이 넘는다. 이달 5일 중국 광둥성 선전에 문을 연 2층짜리 플래그십 스토어(대형 단독 매장)는 샤오미의 228번째 매장이다. 이달 10~11일에는 주요 도시에 9개의 매장을 동시에 열기도 했다.

창업자인 레이쥔 샤오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5일 선전 플래그십 스토어의 개장식에 참석해 “올해 스마트폰 출하량 목표였던 7000만대를 지난달(10월)에 이미 달성했다”고 밝혔다. 그는 “9월에 이어 10월에도 1000만대가 넘는 스마트폰을 출하해 두 달 연속 1000만대 이상의 출하량을 기록했다”며 “내년에는 1억대의 스마트폰을 출하하고 세계 500대 기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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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상하이의 지하철 취푸루역 근처 쇼핑몰 ‘다청위에’에 있는 샤오미 매장.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1) 샤오미 믹스2 스마트폰 2) IP 카메라 등 각종 제품 3) 헬스케어 제품 4) 전동휠. /김남희 기자



◆ 레이쥔 CEO 공급망 직접 관리…온·오프 결합한 ‘뉴 리테일’ 전략 구사

샤오미는 스마트폰을 만들어 파는 하드웨어 회사지만, 온라인 DNA를 가지고 출발했다. 판매와 마케팅을 온라인으로만 진행했다. 수시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하고 온라인 공간에서 고객 소통에 공을 들이면서 충성 사용자를 만들어냈다.

샤오미의 온라인 전략은 샤오미가 중국과 세계 시장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높인 핵심 요인이었지만, 곧 한계에 부딪혔다. 레이쥔 CEO도 중국 언론 인터뷰에서 “인터넷에 주력했던 브랜드로서 (시장 흐름에 맞게) 비즈니스 모델을 온라인 판매에서 오프라인 채널로 적절히 전환하는 데 실패했고 2015~2016년에 고비를 맞았다”고 위기를 인정한 바 있다.

현재 중국에서 온라인으로 스마트폰을 구매하는 비중은 20%에 불과하다. 스마트폰 수요가 급증하는 시골 지역에선 온라인 쇼핑보다는 직접 매장을 찾아가 제품을 직접 보고 사는 것을 선호한다. 샤오미의 온라인 판매 비중도 10% 수준으로 떨어졌다.

샤오미는 이런 흐름에 발맞춰 오프라인 매장 확대로 돌파구를 찾았다. 변화의 핵심은 온라인에 오프라인 판매를 결합하는 ‘뉴 리테일(new retail·新零售)’ 전략이다.

레이쥔 CEO는 지난해 초부터 공급망 관리를 직접 맡아 생산, 공급, 판매 과정을 총괄했다. 그는 “오프라인 매장은 소비자가 회사의 모든 제품과 서비스를 경험하고 물건을 사서 바로 가져갈 수 있는 이점을 갖고 있다”며 “뉴 리테일 전략의 중요한 부분인 오프라인 매장을 계속 열 것”이라고 말했다.

샤오미는 ‘샤오미의 집’ 매장을 연말까지 250개로 늘리고 3년 안에 1000개 이상의 매장을 갖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베이징과 상하이, 우한, 청두 등 대도시에는 선전과 같은 대형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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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 창업자인 레이쥔 최고경영자. /블룸버그



◆ 오프라인 매장으로 인도 공략…스페인에도 진출

샤오미의 오프라인 공략 전략은 해외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현재 샤오미는 러시아와 말레이시아, 두바이, 이집트 등을 포함해 해외에 130여개의 공식 매장을 열었다. 여기서 샤오미의 중저가 스마트폰을 주력 제품으로 판매한다.

샤오미는 3년 전 진출한 인도에서는 삼성전자의 뒤를 바짝 좇으며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해가고 있다. 올해 3분기 샤오미의 인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22.3%로, 삼성전자(22.8%)와의 격차는 0.5%포인트에 불과하다(시장조사 기관 카운터포인트 리서치 집계).

샤오미는 인도 시장 특성에 맞춰 주요 도시에 매장을 열었다. 직영 매장 외에 ‘빅 바자’ 등 수퍼마켓 체인과 손잡고 샤오미 제품을 주력으로 판매하는 매장을 늘려가고 있다. 현재 인도에서 샤오미의 오프라인 판매 비중은 20%인데, 샤오미는 내년 초까지 이 비중을 30% 이상으로 높일 계획이다.

샤오미는 최근 스페인에 진출하며 선진국 시장 공략에도 시동을 걸었다. 수도 마드리드에 두 곳의 직영 매장을 열었다.

상하이=김남희 기자(knh@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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