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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1 (토)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 내년부터 재무제표 두개 작성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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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산하 보험사들은 내년부터 2020년까지 재무제표를 두 번 작성해야 한다. 금융상품 국제회계기준 IFRS9을 적용한 모(母)회사 보고용 연결재무제표와 감독당국 보고를 위한 개별 IFRS9 미적용 재무제표 두가지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주사 자회사로서 지주사의 연결재무제표에 실적이 계상되는 보험사들은 내년부터 당장 IFRS9을 적용한 재무제표를 추가로 작성해야 한다. 한화생명(088350)·농협생명·신한생명·하나생명·KB생명·KB손해보험·농협손보·메리츠화재(000060)가 대상이다.

IFRS9은 ‘자산의 공정가치 평가’에 중점을 둔 회계기준서다. 손상 인식 기준이 ‘발생 손실’에서 미래 손실을 미리 인식하는 ‘기대 손실’로 바뀐다. 이 때문에 예상되는 기대 손실에도 충당금을 쌓고, 자산을 시가평가하므로 손익 변동성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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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적으로 보험사는 부채를 시가 평가하는 새 회계기준(IFRS17) 도입 시기인 2021년까지 IFRS9 적용을 유예받는다. 부채는 현행 기준대로 원가 평가를 하는데, 자산만 시가 평가를 하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다는 지적에서다.

하지만 당장 내년부터 IFRS9을 적용해야 하는 보험사들도 있다. 연결 모회사의 재무제표에 실적을 계상을 하기 위해서다. IFRS9을 적용하면 2018년~2020년까지는 자산만 시가로 평가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보험 부채가 80%를 넘어가는 회사, 즉 보험사는 IFRS9 적용을 2021년으로 유예할 수 있다”면서 “금융지주 산하 보험사의 IFRS9 적용 여부는 회사 개별적으로 판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2018회계연도부터 지주사 산하 보험사들은 우선 지주사 보고를 위한 IFRS9 적용 영향 평가를 담은 재무제표를 작성한다. 이후 감독당국 보고와 개별회사 공시용으로 이를 적용치 않은 재무제표를 하나 더 내놓아야 한다. 이때 IFRS9 도입 효과에 따라 발생하는 손익은 바로 해당 연도 당기손익에 바로 반영하지는 않고, 기타포괄손익으로 잡아 미래로 이연시킨다.

신한금융지주 소속인 신한생명 관계자는 “전업계 보험사와의 비교가능성을 위해 현행 기준의 감독기준과 공시용 재무정보를 각각 산출할 이중 결산시스템을 올해 12월까지 개발 완료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한화와 한화건설 등을 대주주로 두고 있는 한화생명, 메리츠금융지주 소속 메리츠화재, KB금융지주의 KB손보·생명, 농협생명·손보 관계자들도 신한생명과 같은 회계 기준을 적용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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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교보생명 사옥 앞 현판과 옛 태평로 삼성생명 사옥 앞 깃발/ 사진=이민아 기자



반면 삼성생명·교보생명·삼성화재 등은 IFRS9 적용을 2021년까지 유예할 수 있다.

삼성생명(032830)은 삼성그룹 내 모든 금융계열사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금융계열 최상위 지배기업이기 때문에 삼성카드(029780)(71.9%), 삼성화재(000810)(15%), 삼성증권(29.4%), 삼성자산운용(100%) 등의 연결대상이다. 여기에 다른 삼성그룹 계열사인 삼성전자(005930)(8.5%) 호텔신라(008770)(7.5%), 에스원(5.5%) 등의 지분까지 보유하고 있다.

김진귀 삼정회계법인 상무는 “이러한 보험사들은 추후에 지주로부터 경영 성과평가를 자체재무제표 혹은 연결 모회사에 보고할 IFRS9 적용한 재무제표로 받을 것인지 빠른 시일내에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지적했다.

정도진 중앙대 교수(경영학)는 "지주회사의 연결재무제표 공시는 투자자에게 정보를 주기 위한 것"이라면서 "보험사들이 개별용과 연결용 재무제표를 따로 만든다면, 오히려 지주회사 연결재무제표를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혼동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민아 기자(wow@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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