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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3 (목)

"임금 100% 올려달라"…삼성전자 인도 공장 12일째 조업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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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인도 타밀나두 주 첸나이 인근에 위치한 삼성전자 가전제품 공장 전경.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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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국내외서 잇따라 노조 이슈와 맞닥뜨리고 있다. 지난 7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삼성전자 사내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파업에 나선 데 이어 해외 인도 법인에서도 노동자들이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집단행동을 벌이고 있어서다. 삼성전자는 일부 노동자의 조업거부에 따른 공백을 메우기 위해 대체인력을 투입했으며, 원만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20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인도 타밀나두주 첸나이 인근 삼성전자 공장에서 직원들이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지난 9일 이후 12일째 조업을 거부하고 있다. 2000명 정도 직원 가운데 파업 가담 인원은 600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평균 월급 3만6000루피(약 58만원)을 받고 있는데, 3년간 100% 단계적 인상과 근로 시간 개선 등을 주장하며, 협상을 위해 새로 꾸린 노조를 인정해 달라고 사측에 요구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인도에서 이런 집단행동은 지난 2021년 애플의 위탁업체인 폭스콘과 위스트론 공장에서 발생한 이후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시위하고 있는 직원들의 공장 접근을 막아 달라며 주 지방법원에 접근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상태다. 로이터통신은 삼성 측이 법원에 낸 문서를 인용, 이런 집단 행동이 “공장 운영을 방해하고 직원들이 의무를 다하지 못하게 할 수 있다”라는 삼성의 입장을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삼성은 “이런 활동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공장의 원활한 운영과 직원 안전을 위협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일부 근로자들에게 불법 파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시위를 계속할 경우 임금을 못 받고 나흘 안에 업무에 복귀하지 않으면 해고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내용의 e메일을 사측이 보내면서 갈등이 확대되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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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타밀나두 주 첸나이에서 열린 파업에 참가한 삼성전자 공장 노동자들을 상대로 인도 공산당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인도노동조합센터(CITU)’ 관계자가 연설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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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인도에 두 곳의 생산 기지를 두고 있는데, 문제가 되는 공장은 2007년 설립돼 냉장고와 세탁기, TV 등 가전 제품을 생산하는 곳이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의 인도 내 연간 매출은 약 120억 달러(약 16조원) 정도로 이곳서 20% 정도를 기여하고 있다.

외신들은 파업이 장기화하면, 인도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10월 디왈리 축제 기간 판매 특수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망한다. 그러나 집단행동 초기 갑작스러운 조업 거부로 일부 운영에 차질이 있었지만 빠르게 대체 인력을 투입했고 현재 생산엔 문제가 없으며, 고객 인도 물량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삼성전자 측 설명이다. 삼성은 현지 직원의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적극 협력하고 있으며, 빠른 시일 내 원만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도 밝혔다. 앞서 국내에서는 전삼노가 임금 교섭 결렬에 따라 7월과 8월 사상 첫 총파업에 나서며 사측과 갈등을 빚었지만 우려했던 생산 차질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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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타밀나두 주 첸나이에서 열린 파업에 참가한 삼성전자 공장 노동자들에게 인도 공산당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인도노동조합센터(CITU)’ 관계자가 연설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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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는 삼성이 공들이는 시장이다. 생산기지뿐 아니라 연구개발(R&D) 센터와 디자인 조직을 두고 있으며 소비 시장에도 힘을 쏟고 있다. 최근 인도에선 중산층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스마트폰· 가전 수요가 증가하며 관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올해 인도 가전제품 시장 규모는 382억 달러(약 51조원)로 추산된다.

삼성전자는 인도 소비자를 겨냥, 수제 요거트를 만드는 냉장고 , 힌디어 AI(인공지능) 세탁기, 난(인도 전통 빵) 만드는 전자레인지 등 특화 제품으로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최근 최고 경영진도 잇따라 인도를 방문해 현장을 독려했다. 앞서 이재용 회장은 지난 7월 인도 최대 재벌가 결혼식 참석을 위해 인도를 찾았다가 현지 임직원들을 만나 “치열한 승부 근성과 절박함으로 역사를 만들자”고 당부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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