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치추적 장치로 잃어버린 물건을 찾아주는 앱, 자동차 회사 등과 제휴로 성장 가능성 무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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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차드 베딩필드는 콜로라도 스키 여행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보니 병원에서 처방한 선글라스가 없어졌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전에도 선글라스를 잃어버렸던 적이 있었기 때문에, 선글라스 케이스 안에 타이틀(Title)이라는 작은 블루투스 추적 장치를 넣어뒀었다.
위스콘신의 미들턴 집에서, 그는 선글라스의 최종 위치를 알려주는 앱을 사용해 추적했더니, 덴버 국제공항이 나왔다(타이틀 앱을 사용하고 있는 다른 누군가가 당신이 잃어버린 물건 옆을 지나치면, 그 위치가 자동으로 당신에게 통보된다).
그런데, 다음 날 베딩필드는 그의 선글라스가 샌디에고나 시애틀 같은 다른 도시에 있다는 경보메시지를 받았다.
38세의 마취과 의사인 베딩필드는 CNN과의 통화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확실히 알 수 없었습니다. 처음에는 누군가 내 선글라스를 훔쳐갔다고 생각했지요”라고 말했다.
그의 선글라스는 그렇게 8개의 도시를 옮겨 다니다가, 달라스/포드워스 국제공항의 한 비행기 승무원이 연락이 닿아 선글라스가 베딩필드가 앉았던 항공기 좌석에 처박혀 있는 것을 찾아냈다.
개인 소지품을 잃어버리고 다니는 사람은 베딩필드 뿐만이 아니다.
위치추적 장치를 만드는 회사인 픽시 테크놀로지(Pixie Technology)가 의뢰해 최근 시행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잃어버린 물건을 찾느라 연간 2.5일을 소비하며, 잃어버린 물건을 다시 사기 위해 가구가 지출한 돈은 총 27억 달러(3조 6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많이 잃어버리는 품목으로는 TV 리모컨, 전화기, 자동차 키, 신발 등이 포함되었다.
2013년 킥스타터(Kickstarter)를 통해 처음 제품을 출시한 ‘타일’은 블루투스 추적 장치로 이 시장에 뛰어 들었다.
회사의 매출은 매년 두 배 이상 성장해 2016년에는 1억 달러를 넘어섰다. 현재 230개국과 지역에서 ‘타일’ 앱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 앱을 사용해 매일 200만개 이상의 잃어버린 물건을 찾아주고 있다.
사용자가 잃어버린 물건의 블루투스 범위내에 있는 경우, 사용자가 ‘Find’를 치면, 타일 앱이 벨을 울린다. 블루투스 범위 밖에 있는 경우, 잃어버린 물건으로 등록시키면, 마지막 인식 장소를 지도에 표시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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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사는 지난 달, 타일 스포츠(Tile Sport)와 타일 스타일(Tile Style)이라는 두 종류의 블루투스 추적 장치를 출시했다. 가격은 개당 35달러로, 오디오 음량이 더 커졌고, 블루투스 범위도 이전 모델보다 두 배인 200피트까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우리의 건망증을 이용해 돈을 버는 회사는 타일만이 아니다.
트랙알(TrackR)이라는 회사도 지갑이나 잃어버릴 만한 물건에 붙일 수 있는 작은 장치를 만든다. 치폴로(Chipolo), 픽시(Pixie), 페블비(Pebblebee) 같은 다른 스타트업들도 비슷한 제품을 가지고 있다.
애플도 자체 제작 앱인 ‘내 전화기 찾기’(Find My iPhone)를 iOS에 탑재해, 사용자들이 잃어버린 아이폰, 아이팟, 맥을 찾을 수 있게 해준다.
포레스터 리서치(Forrester Research)의 프랭크 길레트 수석 애널리스트는 CNN과의 통화에서 이런 유형의 기기에 대해 큰 시장이 존재하지만, 아직 초기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새로운 앱을 다운로드 받거나 새로운 것을 수용할 때, 기꺼이 추가 비용을 지불하는 경향이 있지만,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세대간 차이가 있고 꽤 시간이 걸리기도 합니다.”
길레드 애널리스트는 또 전화기 배터리 수명 때문에 거의 매년 전화기를 교체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타일앱 서비스 사용에 효과적으로 접근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타일(다른 회사도 마찬가지지만)은 단순히 자동차 키 같은 물건에 블루투스 추적 장치를 부착하는 것 이상의 비전을 품고 있다. 타일의 공동 창업자이자 CEO인 마이크 팔리는 시계, 자동차, 옷, 의료 기기 등 움직이는 모든 것은 위치 추적이 가능할 것이라는 미래를 내다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미 통합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재규어 랜드로버(Jaguar Land Rover) 같은 회사들이 이미 타일과 손잡고 회사의 새 모델인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스포츠의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에 이 앱을 적용시켰다.
자동차 제조사의 앱을 이용해, 운전자들은 소위 ‘타일 에센셜’이라는, 운동 가방처럼 잃어버리기 쉬운 물건들의 목록을 생성시킬 수 있게 했다. 그런 물건들이 차에 없으면, 바로 자동차의 터치 스크린에 그 사실을 알리는 메시지가 뜨게 한 것이다.
타일은 또 블루투스로 추적이 가능한 우산을 만드는 블런트(Blunt)나 추적 가능한 화물표를 만드는 어웨이(Away) 같은 회사들과도 제휴하고 있다.
그러나 블루투스 스페셜 인테레스트 그룹(Bluetooth Special Interest Group)의 척 사빈 사업 전략 및 기획 담당 이사는, 앞으로 더 많은 제품들이 이 추적 기술을 탑재하는 제휴가 이루어지겠지만, 이 제품이 단독으로 사용되는 시장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애완 동물처럼, 몸 안에 칩을 내장시키고 싶지 않으면서 추적하고 싶은 것들이 있습니다. 그런 곳에서는 이 추적 장치가 단독으로 사용될 수 있을 것입니다.”
홍석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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