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사면초가의 처지로 내몰리고 있다. 사드 여파로 중국시장 판매가 급감하고 있는 가운데 부품공급 중단사태에 이어 합자 파트너인 베이징자동차가 합자 파기를 협박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선 양측의 손실이 모두 심각한 만큼 실제 합자 파기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다만 중국 사업의 불확실성이 계속 가중되면서 현대차의 주가엔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베이징자동차가 요구한 거래선 교체나 부품 납품단가 인하가 현실화할 경우 현대모비스와 현대위아 등 현대차 계열은 물론 현대차를 따라 중국시장에 동반 진출한 부품업체들의 큰 피해가 예상된다.
◇ 중국법인 합자 파기 가능성 작아
언론 보도에 따르면 현대차의 중국 현지법인인 베이징현대의 합자 파트너인 베이징자동차는 최근 베이징현대의 수익성 개선을 위해 거래선 교체와 함께 최대 30%의 부품 납품단가 인하를 요구했다. 현대차가 반대할 경우 합자관계 파기까지 감수할 수 있다고 협박했다.
증권가에선 실제로 합자 파기 가능성은 작다고 봤다. 합자를 파기하면 현대차는 전 세계의 4분의 1에 달하는 중국시장에서 입지가 줄어들 수밖에 없고, 베이징자동차도 연산 114만대에 달하는 생산 기반과 연간 1조원 이상의 이익 그리고 성장 기회를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로서는 양측 모두 협상을 통해 해결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둔다"고 밝혔다. 중국시장 내 판매 감소의 책임을 현대차 측으로 떠넘기는 동시에 수익성 개선 과정에서 협상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베이징자동차의 벼랑 끝 전술이라는 설명이다.
전재천 대신증권 연구원도 "베이징자동차의 합자관계 종료 언급은 협박용으로 현실화되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 주가엔 악영향…부품업체 더 큰 충격
반면 현대차는 물론 부품업체 주가엔 악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중국시장에서 판매가 급감하고 있는 가운데 잇단 리스크가 제기되면서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어서다.
송선재 연구원은 "베이징자동차가 강력한 원가 절감과 거래선 교체 등을 요구하면서 합자 종료 가능성까지 내비쳤다는 다수의 언론 보도로 중국발 리스크에 따른 주가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재천 연구원도 "부품회사에 대한 대금결제 지연에다 납품 중단으로 공장가동 중단까지 발생하고 있다"면서 "이 와중에 사드 추가 배치에 따른 추가 보복 우려가 커지고 있어 현대차의 판매 회복 시점을 예상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특히 납품단가 인하가 현실화하면 현대차 계열을 포함한 현대차 부품회사에 미치는 악영향이 더 클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물론 현대모비스와 현대위아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하향조정했다.
송선재 연구원도 "신차 투입과 함께 현대차의 판매가 회복되더라도 부품업체의 수익성은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상당수 부품업체는 중국법인 비중이 20~70%에 달해 이익 감소가 불가피하고, 노하우가 적은 단순 하청업체는 한계기업이 나올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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