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고 충분하게 수면을 취하거나, 쉴 수 있는 여유가 많다고 볼 수 없습니다. 그래서인지 최근 피곤함을 내쫓고 편안한 잠을 청하기 위해 수면카페·마사지샵을 이용하거나, 안마기구를 구입하는 등 무언가에 의지하려는 노력이 커지고 있습니다.
최근 ‘에너지드링크(energy drink)’와 ‘릴렉스드링크(relax drink)’ 시장이 확대하는 것도 이런 경향을 잘 보여줍니다. 요즘 현대인들이 얼마나 많은 피로감을 느끼면서 살고 있는지, 에너지드링크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살펴봤습니다.
전체 86.6%는 요즘 현대인들은 누구나 피곤한 것 같다고 밝혔다.
10명 중 6명은 최근 이유 없이 만성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고 답했다.
평소 수면시간이 충분하다는 의견은 12.6%에 불과했다.
상당수가 에너지드링크를 마셔본 경험이 있었으며, 가장 큰 음용(飮用) 이유는 졸음을 쫓기 위해서였다.
다만, 계속 마시면 내성이 생길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많았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3~59세 남녀 1250명을 대상으로 현대인의 피로도 및 에너지드링크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86.6%가 요즘 현대인은 누구나 피곤하기 마련이라는데 동의할 만큼 오늘날 한국사회는 이른바 ‘피로사회’의 모습을 강하게 띠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이나 직업과 상관없이 현대인들은 누구나 피곤하다는데 별다른 이견이 없었다. 특히 대부분(75.8%) 피로감이 지속되는 것은 건강에 문제가 생겼다는 신호라고 생각한다는 점에서, 한국사회의 건강관리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해석을 가능케 했다.
요즘 들어 건강상의 문제로 나이가 들었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소비자가 전체 64.9%에 달하는 것도 만성피로와 어느 정도 상관 관계가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아무래도 연령이 높을수록 건강 악화에 대한 우려를 훨씬 많이 하고 있었다.
◆10명 중 6명 "최근 이유 없이 만성 피로감 느낀다"
직접적으로 피로감을 느끼고 있는 소비자들도 상당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10명 중 6명(58.3%)이 최근 이유 없이 만성적인 피로감을 느낀다고 밝힌 것으로, 그중에서도 3040대가 만성피로에 많이 시달리는 모습이었다. 또한 낮 시간 동안 피로감을 자주 느끼거나(63.9%), 잠을 자도 잔 것 같지가 않고, 피곤하다(55.5%)는 사람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우리사회 전반에 퍼져 있는 육체적·정신적 피로감이 결코 남의 일만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이와 함께 불면증에 시달리거나, 수면 부족을 겪는 이들도 결코 적지 않았다. 10명 중 4명 정도가 잠드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편(38.5%)이며, 자다가 자주 깨는 편이라고(37.9%) 응답한 것이다. 잠을 자다가 깨면 다시 잠들기 어렵다는 소비자도 32.4%로, 불면의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수면부족 현상 뚜렷, 평소 수면시간 충분하다는 의견 전체 12.6%에 불과
사회전반적으로 피로감이 큰 만큼 평소 수면 및 휴식시간이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으리라는 것은 쉽게 예상해볼 수 있는 부분이었다. 먼저 평소 수면시간이 충분한지를 묻는 질문에 충분하다고 응답한 소비자는 전체 12.6%에 불과했다. 그에 비해 수면시간이 항상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응답자(36.9%)가 훨씬 많았는데, 다른 연령에 비해 10대(43.2%)와 30대(41.6%)가 수면시간 부족에 가장 많이 시달리고 있었다.
2명 중 1명(48.9%)은 부족한 편은 아니라는 정도의 의견을 내비쳤다. 휴식시간이 충분한지에 대한 태도도 비슷했다. 평소 휴식시간이 충분하다고 느끼는 소비자가 14.6%에 그친 반면, 늘 부족하다고 느끼는 소비자가 32.9%로 훨씬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이다. 휴식시간이 항상 부족하다는 생각을 가장 많이 하는 연령대는 30대(45.2%)로, 30대는 수면 및 휴식시간 모두 가장 충분하지 않은 일상을 살고 있는 모습이었다.
◆여가활동 시간에 집에서 휴식 취하거나 부족한 잠 보충하는 사람 많아
이렇게 충분한 수면과 휴식이 보장되지 않다 보니 특별한 여가활동을 즐기기 보다는 그 시간을 활용해 수면과 휴식을 취하려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았다. 평소 여가활동 시간에 주로 하는 활동으로 집에서의 휴식(65%·중복응답)을 가장 많이 꼽은 것이다. 또한 대표적인 취미생활인 '영화감상'(41.9%)과 '친구 및 지인과의 만남'(37.9%)에 이어 '부족한 잠을 보충한다'(37.1%)는 사람들도 상당히 많았다.
결국 자신만을 위해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을 부족한 수면과 휴식을 보충하는데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 평소 지속하는 피로감을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는 모습도 엿볼 수 있었다. 전체 4명 중 1명(25.3%)이 피로를 풀기 위해 마사지샵을 이용해본 경험이 있었으며, 안마의자와 전동안마기 등 안마관련 기구를 구매 및 렌트한 경험(17%)도 더러 있었다. 또한 지속되는 피로감 때문에 병원이나 한의원을 찾아 검진을 받아본 적이 있거나(16.8%), 비타민 및 영양 수액주사를 맞아본(13.4%) 소비자들도 존재했다.
◆피로 느낄 때 커피 많이 찾아
평소 업무나 학업 중 피로를 느끼게 되는 경우 사람들은 주로 스타벅스, 폴바셋 등 커피전문점을 많이 찾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피로해소 방법으로 커피를 마신다(47.9%·중복응답)고 응답한 사람들이 가장 많은 것으로, 특히 30대 이상에서 커피 의존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었다. 그 다음으로는 스트레칭을 하거나(27%), 친구·동료들과 이야기하고(26.2%), 가볍게 게임을 하면서(22.5%) 업무와 공부로 인해 쌓인 피로감을 해소하는 사람들이 많은 편이었으며, 가벼운 산책을 하거나(21.4%), 잠깐 잠시 눈을 붙이는(19.7%) 방법도 이용되었다.
피로회복을 위해 에너지드링크(7.6%)를 마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었는데, 상대적으로 20대(13.2%)가 많이 이용했다. 그에 비해 잠이 잘 오지 않을 때는 대체로 그냥 잠이 올 때까지 버티는 것(54.5%, 중복응답)이 가장 일반적이었다. 그밖에 △수면에 도움되는 음악을 듣거나(22.2%) △가볍게 술을 한잔 마시거나(16.3%) △따뜻한 우유를 마시면서(13.8%) 잠을 청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었다.
최근 피로회복을 위한 목적으로 에너지드링크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진 가운데, 실제 전체 응답자의 84.2%가 에너지드링크를 마셔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남성과 20~40대가 에너지드링크의 음용 경험이 많았다. 다만 음용자의 절반 가량(48.8%)이 특별한 일이 아니면 잘 마시지는 않는다고 응답한 데서 알 수 있듯, 에너지드링크를 습관적으로 마시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아 보였다. 하루 1회 이상(1.7%) 또는 일주일에 2~3회(9.5%) 내지 4~6회(1.5%) 정도 자주 마시는 소비자는 적은 수준이었다.
에너지 드링크를 마시는 이유는 졸음을 쫓기 위한 목적(43.9%·중복응답)이 가장 컸다. 특히 젊은 층이 잠을 깨기 위해서 에너지드링크를 많이 찾고 있었다. 그 다음으로 컨디션이 좋지 않거나(30.8%), 공부 및 업무 중 집중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27.9%) 많이 찾는 편이었으며, 밤을 새야 하는 경우(23.7%)에 에너지드링크를 마시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반면 에너지드링크를 마시지 않는 소비자들은 왠지 몸에 안 좋을 것 같다(49%·중복응답)는 우려를 가장 많이 표시했다. 카페인의 함량이 너무 높고(42.2%), 부작용이 있을 것 같다(39.6%)는 이유에서였다.
향후 에너지드링크의 음용 의향은 비교적 높은 편이었다. 전체 10명 중 6명(61.4%)이 에너지드링크를 마셔볼 의향을 밝힌 것으로, 평소 수면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경우 에너지드링크 음용 의향이 높은 게 특징이었다. 수면부족으로 피로도가 높은 사람들이 에너지드링크를 많이 찾을 것이라는 예상을 가능케 한다.
또한 필요하면 언제든지 마시겠다는 ‘적극적인 의향’의 경우 남성과 10~30대에게서 보다 많았다. 반면 10명 중 3명(28.6%)은 웬만하면 잘 마시지 않을 것 같다고 응답했으며, 전혀 마실 의향이 없다는 소비자는 8.3%였다.
◆73.2% "에너지드링크 계속 마시면 내성 생길 듯"
에너지드링크와 릴렉스드링크 모두 아직까지는 부작용을 우려하는 시선이 훨씬 강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먼저 에너지드링크와 관련한 평가를 살펴보면 몸이 피곤할 때 에너지드링크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바라보는 소비자가 전체 44.6%로, 절반에 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과 연령에 관계 없이 어느 정도는 에너지드링크의 효과에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시간이 부족한 현대인들에게 에너지드링크는 없어서는 안될 음료라는 인식(23%)도 적은 편이었다. 다만 10~20대는 에너지드링크를 필수적인 음료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상대적으로 두드러졌다.
이에 반해 에너지드링크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소비자들의 목소리는 강했다. 전체 응답자의 73.2%가 에너지드링크도 계속해서 마시면 내성이 생겨 효과가 없어질 것이라고 바라봤으며, 규칙적으로 생활하는 것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를 내비친 소비자도 59.2%에 달한 것이다.
절반 이상(53.4%)은 에너지드링크는 청소년이 마시면 안 된다는 인식도 내비쳤다. 특히 30대 이상에서 청소년에게 해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 그에 비해 에너지드링크의 부작용을 염려하는 것은 지나치다거나(16.9%), TV광고를 통해 에너지드링크를 더 홍보할 필요가 있다(16.1%)고 생각하는 소비자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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