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 멋과 풍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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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춘곡’이란 노래에서 정극인은 ‘꽃나무 가지 꺾어 수놓고 먹으리라’고 기염을 토한다. 꽃 하나 꺾어놓고 한 잔, 또 하나 꺾어놓고 또 한 잔, 셈을 하며 마시자는 것이 풍류도인의 흥취다. 꽃으로 하는 셈은 어설프긴 하지만 바로 그 어설픔 때문에 오히려 멋스럽다. 나물 몇 가지에 강된장, 호박잎과 된장국, 이런 상차림도 뭔가 부족하지만 부족한 대로 그만이다. “짚방석 내지 마라. 낙엽엔들 못 앉으랴. 솔불 켜지 마라. 어제 진 달 돋아온다.”고 노래한 한석봉의 풍류도 부족함에서 온다. 갖출 것 다 갖추고 있을 거 다 있으면 오히려 재미가 덜하다. 부족함에서 오히려 넘침을 보았던 것이 옛사람들의 풍류가 아닐까. 그러고 보니 내 친구와 가족들도 그렇다. 빠진 것이 없이 완벽한 사람들이 아니라 어딘가 부족하지만 부족함 그 자체로 충분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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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일 배문고등학교 국어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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