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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바른정당 이기원, 소녀상에 대해 "강간 사실 대자보로 붙여 놓는 꼴" 막말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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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이기원 전 바른정당 충남도당 창당준비위원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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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원 바른정당 충남도당 창당준비위원이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소녀상에 대해 “할머니가 강간당한 사실을 대자보로 붙여 놓은 꼴”이라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기원 위원은 지난 16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충남 보령에 ‘평화의 소녀상’ 건립이 추진된다는 기사와 함께 ‘소녀상과 부국강병’이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이 위원은 “외국 사람들에게 마이크를 대주면서 소녀상을 어떻게 생각하냐고 하면 겉으로는 비극이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돌아서자마자 자기들끼리 낄낄거리며 조선여자들을 비웃는 모습이 상상되지 않는가. 세계의 ♥집이라고 말이다”라고 썼다.

본문에서 그는 “위안부가 자발적인 거냐 강제적인 거냐 논란이 있는데 논점은 이것이 아니다”라며 “이와 비슷한 역사가 우리나라에는 아주 많았다. 고려에 공녀, 조선에 환향녀, 일정에 위안부 그리고 군정에 기지촌녀 등 공통점은 한국 여성의 세계화에 지대한 공헌을 한 역사라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유별나게 위안부는 동상까지 만들면서 역사를 반복하지 말자고 한다. 이것은 민족 자존심에 스스로 상처만 내는 일이다. 어느 가정 사회 국가든 비극과 감추고 싶은 게 있는 법이다”라고 했다.

또 “인생의 최대 기쁨은 적을 정복하고 그 적의 부인이나 딸의 입술을 빠는 데 있다는 칭기즈칸의 명언이 있다. 의례히 전쟁에선 부녀들의 대량 성폭행이 이뤄져왔다”며 “베를린에 소련군이 진주했을 당시 헬무트 콜 수상 부인을 비롯한 대부분의 베를린 여자들이 비극을 당했다. 이 사람들의 상처가 한국 위안부의 상처보다 못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반문했다.

해당 글이 일파만파로 퍼지면서 논란이 일자 바른정당은 17일 이 위원을 제명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 위원은 논란이 된 글을 삭제한 뒤 또 다른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 위원은 “나의 소녀상에 대한 글에 대해 논란이 있는 것 같다. 이왕 쓴 김에 소녀상 문제에 대해 더 적고자 한다. 소녀상을 전국에 세우면 앞으로 우리는 그것을 매일 봐야 한다. 매일 보면서 역사를 되새김질 하는 효과는 있으나, 반면 우리 국민은 트라우마를 항상 안고 살아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고 썼다.

이어 “인간은 본능적으로 괴롭고 슬픈 일을 잊고 싶어한다. 망각의 능력이 있어서 인간이 트라우마에도 불구하고 살수 있는 것이다. 항상 안좋고 스스로 창피한 일을 되새김질 하는것이 과연 정신건강에 좋을까 하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또 한가지 문제는 소녀상을 보는 것이 성인만이 아니고 유소년들까지 모두 보게 된다는 점이다”라며 “유소년들은 인격이 형성 중이므로 어느 부모나 모두 아름답고 즐거운 일을 자식들이 경험하도록 노력한다. 무섭고 슬픈 일들을 자식들이 인격형성기에 겪는 것을 피하도록 한다. 그렇게 해도 어느정도 철이 들면 세상일을 알고 맞게 적응한다. 굳이 어린 유소년들에게까지 이런 부끄러운 일을 미리 알게 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한·일 간에 위안부 문제가 쟁점이 된다고 해서 소녀상을 전국에 설치하는 것은 소탐대실이다. 역사를 기억하게 하려면 독립기념관과 몇군데 설치하면 족하다. 그리고 교육 대상도 어느정도 철이 든 연령부터 하는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이런 내용이 알려지자 22일 전국 평화의 소녀상 건립 추진위원회와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등으로 구성된 시민단체 ‘평화비전국연대’는 “이 전 대변인은 비하적 인식으로 위안부 피해자들을 모욕한 것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해야 한다”며 거세게 비난하고 나섰다.

[이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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