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6 (수)

"난 아시아프 세대… 예술가로 클 수 있게 됐죠"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10주년 '아시아프 프라이즈' 수상자]

대학생·청년 작가 600명 참여… 창의력 돋보이는 6명 선정해 수상

우수상엔 김주연·김영우씨

"생각보다 한국화 출품작 많아… 한국 현대미술의 잠재력 봤다" 評

조선일보

"미술교육을 전공했지만 창작이 좋아 아톰을 소재로 한 커다란 그림으로 졸업 작품을 냈어요. 이걸로 이번 상까지 받았죠. 예술가의 길은 두렵고 불안합니다. 하지만 좋아하는 일을 하며 꿈을 펼쳐야겠단 확신을 얻었어요. 훌륭한 작가도 많은데 제게 이 상을 주신 만큼 더욱 겸손하게 열심히 작업하겠습니다."('조선일보 어워드' 수상자 김영우)

"일이 끝나면 지친 몸을 이끌고 집 대신 작업실로 갔어요. 전공과 무관한 일을 하고 있지만 포기하지 않고 그림을 그리고 싶었거든요. 작가로 나가야 할지, 돈 버는 직업을 찾아야 할지 고민하면서 처음 참가했는데 작품도 팔렸어요. 저의 간절함을 알았나봐요. 내일은 다시 근무 끝나고 남는 시간에 그림 그리는 사람이 되겠지만, 확신을 가지고 걸어갈 거예요!"(아시아프 본상 수상자 장승업)

올해 열 돌을 맞은 청년들의 미술축제 아시아프의 시상식인 '2017 아시아프 프라이즈'가 17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렸다. 조선일보사와 서울디자인재단이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올해 행사는 총 600여명의 아시아 대학생·청년 작가가 참여해 1400여점의 작품을 선보였다. 최고상인 우수상은 두 명에게 돌아갔다. 'DDP 어워드'는 김주연(27·홍익대 대학원 회화과)씨가, '조선일보 어워드'는 김영우(25·목원대 졸업)씨가 각각 상금 200만원과 함께 수상했다. '아시아프 프라이즈' 본상(상금 100만원)은 박종희(33·동국대 대학원 졸업), 양도경(25·상명대 졸업), 장승업(32·홍익대 졸업), 류지항(28·가천대 졸업)씨가 받았다.

'DDP 어워드'를 받은 김주연씨는 "서양화, 한국화 등 다양한 장르를 시도하다가 나름 가장 만족스러운 작품을 제출했다"며 "처음 참여해 받은 상인 만큼, 확신을 가지고 의심 없이 앞만 보며 전진하겠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2017‘ 아시아프 프라이즈’수상자들. 왼쪽부터 박종희, 장승업, 김주연, 김영우, 양도경, 류지항씨. /오종찬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일곱 번의 시도 끝에 아시아프 입성에 성공하고 상까지 받았다는 박종희씨는 "늘 떨어지던 아시아프였는데, 10주년 되는 해에 상까지 받으니 감회가 남다르다"면서 "전시 마지막 날 작품까지 하나 팔려 마음에 큰 위안을 얻었다"며 환하게 웃었다. 세 번의 참가 끝에 입체 부문에서 상을 받은 류지항씨는 "젊은 작가들이 작업하기 어려운 시기에 상까지 주셔서 감사하다"면서 "더욱 확고한 작가 정신을 가지고 작업에 임하겠다"고 했다.

자신을 '아시아프 세대'라고 부른 본상 수상자 양도경씨는 "학생 시절부터 함께해온 아시아프에서 내 그림을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어 행복했다"면서 "부족한 점을 고쳐서 출품 자격 제한 연령인 35세가 될 때까지 매년 문을 두드리겠다"고 했다.

윤진섭 미술평론가는 "올해 아시아프는 전반적으로 고른 수준을 유지했다"며 "한국화가 특히나 도드라졌는데, 이는 화단과 교육 현장에서의 한국화 침체와는 대조적인 현상으로 주목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류지연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관은 "작업의 아이디어가 샘솟는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보니 10년 후 한국 현대미술의 잠재력이 보인다"며 "주제 탐구에 대한 진지한 물음, 세상을 바라보는 통찰력과 주제를 구현해내는 응집력은 아직 부족하지만 나름의 주제의식을 설정하고 출품작 간의 맥락을 보여주려는 시도가 돋보였다"고 했다.

지난달 25일 시작한 아시아프는 오는 20일 막을 내린다. 현재까지 총 1만8000여명의 관람객이 전시장을 찾았고, 예년보다 많은 600여점의 작품이 판매됐다.

[정유진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