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가 115년, 미국 71년, 독일 40년, 가장 빠르다고 하는 일본이 24년 걸린 것을 한국은 초고속 행진, 이 분야에서 세계 신기록을 세울 참이다. 2050년엔 일본에 이어 세계 두 번째 고령 국가가 된다는 것이 한국개발연구원의 분석이다. 한마디로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빨리 늙어가는 나라이다. 이는 평균 수명의 연장과 더불어 출산율 저하로 인한 인구절벽이 큰 원인으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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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1960년까지만 해도 합계출산율(가임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이 6.3을 넘었다. 그러자 정부는 1960년대 ‘행복한 가정은 가족계획으로’, ‘알맞게 낳아서 훌륭하게 기르자’를 외쳤고 70년대 ‘딸 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적게 낳아 엄마건강 잘 키워서 아기건강’ 등을 거쳐 80년대 ‘하나만 낳아 정성껏 키웁시다’, ’무서운 핵폭발 더 무서운 인구폭발’ 같은 구호를 내걸고 강력한 인구감소정책을 폈다. 그 결과 합계출산율이 1984년 2.1이 되었고 그 후 이 수치는 계속 떨어져 1993년 1.67, 1999년 1.42에서 2003년 1.18, 2005년엔 1.08에 이르게 되었다. 2000년 고령화 사회로 들어간 이후에도 출산율이 계속 떨어지자 정부는 부랴부랴 출산장려책으로 돌아서서 2006년부터 10년간 무려 102조원에 달하는 엄청난 재정을 투입, 갖가지 출산장려정책을 폈다. 하지만 결과는 아직도 합계출산율 세계 최저 수준(2016년 1.17)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우리나라는 ‘베이비 붐’으로 신생아 출산이 급격히 늘어날 때, 이로 인해 오는 당면한 사회 경제적인 문제에 집중해서 인구감소정책을 강력히 펼쳤고, 이에 성공하자 그 후 인구문제가 어떻게 전개될지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손을 떼어버렸다. 그 결과가 오늘을 자초했다고 보면 된다.
우리의 인구학은 1960년대 70년대 출산율이 국가 경제발전의 걸림돌이라는 사회적 인식이 확산되면서 전공자가 크게 늘어나 활발한 활동을 했다. 하지만 1990년대 이후 출산율이 안정되면서 인구문제가 사회로부터 관심이 멀어지자 인구학이 쇠퇴했고, 이 분야 전문가의 발언이 힘을 잃었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인구문제는 국가 백년대계와 직결되는 사항이고 인구학은 바로 이 문제를 종합적으로 다루는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분야이다. 단순히 출산율 회복에 그칠 것이 아니라 이제부터라도 우리의 고령화 저출산 문제에 대한 해법을 인구학적 접근을 통해 모색해야 한다. 한국의 국토면적과 기후, 산업형태에서 지정학적인 문제 등을 포함한 장기적인 안목에서 종합적이면서 현실적인 인구정책을 마련하는 일이다. 고령사회 진입과 노인인구 증가, 강대국에 둘러싸여 있는 한반도 정세, 4차 산업혁명에 따른 로봇의 일자리 대체, 통일 후 인구정책 등 다양한 시나리오에 따른 인구학적 인구정책이 강구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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